초보 농사꾼의 또 다른 도전!

귀농 아낙의 슈퍼 약도라지 이야기

by 배동분 소피아

청춘일 때, 여름이면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 중 하나가 ‘해변으로 가요.’가 아니었을까.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해변으로 가요~~~~”

대학 때, 과 친구들과 어느 섬으로 놀러 갔을 때의 그 쏟아지던 별들을 잊지 못한다.


요즘 뜨고 있는 책 중에 <시를 잊은 그대에게>(부제: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에 나오는 대목을 읽으며 난 또 그 섬에서 본 별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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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정재찬 교수는 말했다.

“별은, 밤하늘에 쓴 신의 시”라고...

밤하늘에 쓴 신의 시라는 표현...

이 대목을 읽었을 때 바로 마당으로 나가 비 오는 밤하늘을 한참 바라보았다

.

지금은 신이 시를 쓰다 잘못 써서 지우개로 지우고 있는 걸까 라고 생각하며....

이 글을 쓰는 오늘, 한여름의 산골 하늘엔 신이 쓴 시가 가득 찼다.

그대도 보이는지?


처음 귀농하여 야콘을 접했을 때가 2000년 귀농한 해 가을이다.

그해 야콘을 처음 먹어보고 그 약성에 놀란 초보 농사꾼은 ‘못 먹어도 고’를 외쳤다.

그 당시 야콘은 막말로 누구도 야콘을 아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못 먹어도 고’라니...

남들이 다 아는 농산물을 생산해도 팔릴까 말까 하는데 거의 누구도 모르는 야콘을 농사짓는다고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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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초보 농사꾼의 의지는 확고했다.

약성이 좋으면 언젠가는 알려진다는 논리였다.

그렇게 야콘 농사를 지어 처음에는 다 선물했다.

야콘을 아는 사람이 없으니 팔릴 리가 없었다.


택배비도 선불로 하여 다 선물했다.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보내면서 착불로 할 수는 없었다.

그때부터 어떻게 알려서 판매를 할 것인가에 온 에너지를 다 쏟아부었다.

우리나라 야콘이 알려지는데 초보 농사꾼의 몫도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20여 차례의 방송에 나올 때마다 끈덕지게 야콘, 야콘즙을 알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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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세기 전에 다시 돌아와야겠다.

초보 농사꾼은 늘 어떤 농사를 지어, 어떤 가공을 하고, 어떤 마케팅을 하여, 고객에게 다가가는가가 고민이었다.

이제 야콘도 포화상태고 하다 보니 그의 고민은 더 깊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러니까 ‘슈퍼 약도라지’ 이야기를 꺼냈다.

벌써 2년 전 이야기다.

난 그의 말을 적극 응원했다.

그런데 문제는 슈퍼 도라지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그때부터 초보 농사꾼은 슈퍼 약도라지에 대해 알아보느라 새벽에서야 잠을 청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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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슈퍼 약도라지를 이미 재배하고 있는 문경의 어느 농가를 찾아감으로써 슈퍼 약도라지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슈퍼 약도라지는 기존의 재래 도라지와 비교해 생장속도가 아주 빠르고 단위 면적당 수확량도 2~3배 많다고 한다.

뿌리도 클 뿐만 아니라 뿌리의 수도 많고 거기에 유효성분인 사포닌 함량도 아주 많다고 알려졌으니 금상첨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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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약도라지에 도전해보기로 결정했지만 씨 값이 그 당시 종이컵 한 컵에 약 70만 원 정도였고 재배기술 등도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초보 농사꾼의 고민은 깊었다.

이런 고민을 울진농업기술센터 손용원 팀장께 설명했다고 한다.

손 팀장님은 농업인의 말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주었고, 예천농업기술센터와 MOU 체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곳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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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약도라지로 성공을 하든 못하든 간에 농업인의 말에 적극적으로 해결해주려고 하는 상대가 있다는 사실이 등을 따사롭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울진농업기술센터에서 모종을 튼실하게 키워 주었고, 작년 봄에 금강송면의 네 농가는 슈퍼 도자 지를 공동으로 심기로 했다.


슈퍼 도라지는 1년은 노지에서 재배를 하고, 2년은 포대에서 재배한다.

1년 차의 노지재배를 위해 네 농가가 모여 함께 일을 했다.

퇴비를 뿌리고, 트랙터로 콩고물처럼 흙을 갈고, 이랑을 높여 주어야 좋은 품질의 도라지로 자라기 때문에 높다랗게 골을 지었다.

그리고 그 위에 비닐을 펴는 일이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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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둑에 줄지어 서 있는 슈퍼 도라지 모종이 파릇한 꿈처럼 보였다.

하나하나 작업이 이루어질 때마다 꿈도 조금씩 자랐다.

도라지를 심고, 네 농가가 모여 풀을 뽑아주러 가보니 처음으로 도라지꽃이 피었다.

‘나 잘 자라고 있어요’라는 신호처럼 느껴져 한참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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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보라색이 선명하고 투명하던지 물에 도라지꽃을 띄우면 보라색 잉크 물이 풀려나올 것만 같았다.

모두 함께 모여 풀을 뽑아주기를 반복했다.

9월에 모여 풀을 뽑다가 풀과 함께 잘못 뽑힌 도라지를 보니 요 정도로 자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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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센터에서 모종이 왔을 때는 ‘엄마, 엄마 하는 아기’였는데 이렇게 무럭무럭 자란 거였다.

네 농가가 심은 슈퍼 도라지가 겨울을 맞았다.

눈 속에서도 동상 걸리지 않고 잘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겨울 속으로 들어갔다.

1-DSC05207-001.JPG (귀농아낙, 슈퍼약도라지 씨를 채취중입니다.)

(다음 편에 이어져요.)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