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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동분 소피아 Apr 20. 2017

독일 클라인가르텐에서 배우다.

귀농아낙의독일이야기

여행은 사람을 꿈꾸게 한다.

독일 클라인가르텐에서의 생각이 그렇다.


사람은 각자의 꿈 색깔이 다르다.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자연과 무엇을 접목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은 다 다르다.

꿈 색깔 얘기는 바로 그 얘기다.  

   

내가 귀농했다고 해서 농사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남들이 놀랄 정도로 넓은 평수의 농사를 그것도 유기농으로 짓고 있지만 그 외의 꿈들이 있다.     

내가 6살 이후 귀농 때까지 서울에서 살았기 때문에 도시인들의 정신적, 육체적 상태가 어떤지 잘 알고 있다.    

 

내가 어떤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작은 꿈들이 그런 면에서 내 가슴 구석진 곳에서 파스텔톤을 내고 있었다.

그러던중 만나본 독일의 클라인가르텐...    

 

몇 번간 독일에서의 감동이 어디 한둘일까마는 그 중에서도 클라인가르텐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이것은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기에 더했겠지만 귀농생활에서의 좋은 아이디어로 탈바꿈하기를 기대하고 둘러보았다.   

  

독일의 남서부에 위치한 칼스루에 시하면 클라인가르텐을 떠올린다.

클라인가르텐은 ‘작은 정원’이란 뜻인데 그 말을 실감할 정도로 작고 아기자기가 오두막과 정원이 인상적이었다.     

그러한 오두막들이 단지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여 모르고 보면 무슨 빈민촌인가 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클라인가르텐은 도시와 농촌의 연결고리라고 보면 된다.

도시인들이 농촌에서의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작은 정원, 작은 오두막을 임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야말로 이런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깊이 공감했다.

청년에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정신없이 달리고 있고, 달려온 사람들...

그들에게 이런 경험을 해주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오랜 시간 클라인가르텐을 둘러보면서 지울 수 없었다.     


칼스루에에만 이런 농장이 7천8백 개가 있다고 하니 독일이 얼마나 앞서가는 나라인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칼스루에의 클라인가르텐을 설명하는 이곳의 회장 루틴씨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도시인들의 자연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해주고 있고,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도시인들의 긴장된 일상에서 육체적.정신적 안식을 도모하고, 아이들이 자연과 친해지도록 하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아파트 등 중간에 위치해 있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신선한 공기를 도시에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


식물이나 과수를 심는 것에 독일 도시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상시 주거는 금지되고 있다.      

독일에는 이러한 클라인가르텐이 도시 곳곳에 있어 필터역할을 해주고 있다.

식물 등의 재배방법 등은 전문가가 교육 상담을 해줄 정도로 철저히 관리되고 있었다. 

임대료, 전기, 상수도비 등이 한 달에 약 30유로라고 한다.     

꼭 농사가 아니어도 되지만 이곳에서 농산물 판매는 금지라고 한다.

이곳에 가입하려는 신청자가 많아 대기중이라고 한다.     

내가 방문한 곳은 2005년에 만들어진 곳으로 458개의 클라인가르텐이 있었다. 

규정을 어기지 않는 한 평생 임대할 수 있지만 잡초를 관리하지 않는 등 규칙을 어기면 벌금과 계약해지가 따른다.   

내가 갔을 때가 5년전 11월이었기 때문에  풍성하고, 생동감있는 풍경을 담아올 수 없어 아쉬웠다.


연세든 사람들은 위해서 채소밭을 높여 놓은 것을 보았다.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채소나 꽃을 돌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선진국의 사람을 향한 배려심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글라인가르텐 운동의 형성은 간단히 보면 다니엘 고트롬 모리쯔 슈레버라는 의학박사였다고 한다.

평소에 슈레버 박사는 환자들에게 햇볕과 맑은 공기를 마시며 흙에서 각종 채소와 꽃을 가꾸는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제 자연으로의 회귀라는 말이 철칙처럼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우리는 자연과 너무 멀리 떨어져나와 있기 때문에 마음도 육체도 피폐해지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내가 귀농해서 깨달은 것 중 하나가 자연 이상 스승이 없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자연 이상 좋은 스승은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사람은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자연현상을 보며 느끼는 좋은 감정들만이 아니라 흙을 가까이함으로써 얻는 몸의 변화 또한 어마어마함을 귀농생활 17년 동안 체득했다.     

꿈은 간직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꿈을 잘 닦고, 조이고, 기름쳐야 한다.

그래야 빛날 수 있으니까...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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