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자기가 무엇인가를 요구했을 때 우리 부부가 조금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일단 운다. 처음에는 우리가 너무 받아줘서 습관이 됐나 했는데 자랄수록 점점 더 강하게 울면서 떼를 쓴다. 아이가 울면서 떼를 쓰면 달래도 봤다가 화도 냈다가 이런 방법 저런 방법 다 써보지만 결국 나도 지치고 아이도 지쳐야 정리가 된다.
내가 한창 우울함이 극에 달했을 때는 참지 못하고 수시로 소리 지르고 화를 냈었다. 아이는 그때 받은 상처가 남았는지 요즘 들어 "엄마는 왜 나만 혼내?"라고 묻는다.
말 잘 듣는 첫째와 달리 둘째는 자기주장도 강하고 형과 똑같이 하려는 욕심에 종종 나에게 꾸지람을 들었는데 그게 자기만 혼난다고 생각한 거 같다. 육아 강연을 보면 둘째는 태어나자마자 경쟁상태에 놓이며 크는 것이니 그 마음을 이해해주라는데 나는 첫째가 동생 생겨서 받은 스트레스를 더 신경 쓰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첫째는 굳이 혼날일은 하지 않고 무슨 일이 있어도 미리 이야기만 해주면 본인이 스스로 알아서 행동하니 딱히 혼날일이 없다. 그리고 둘째보다는 첫째에게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첫째와 관련되서는 나도 모든 게 초보라 같이 알아보고 챙겨줘야 하지만 둘째는 한번 겪어봐서인지 정말 필요한 것만 해주게 된다.
그리고 첫째가 힘들고 억울한 지점은 단번에 이해가 가는데 둘째가 힘든 부분은 솔직히 이해가 잘 안 된다. 남편 하고도 이야기했더니 본인도 첫째라 둘째를 잘 이해 못하겠다고 한다. 아들 둘의 모습을 보면 꼭 자기 형제 모습을 보는 거 같다고 말한다. 우리 부부는 막내인 둘째를 마냥 이뻐하기만 했지 마음을 이해해주지는 못하고 있었다.
둘 다 첫째로 살아온 것이 부담스러워서였을까? 첫째에게는 그런 부담 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우리가 자랐던 것처럼 아이에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