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여 화장을 하고
가발을 쓰고 나와
유령 같은 사람들을 지나친다
그들은 그를 못 본다
그들은 그가 눈이 먼 줄 안다
눈 마주친 사람 하나 없이 또
햇빛이 차단된
하루가 갔다
신발을 벗고
화장을 지우고
가발을 벗고
외투도 벗어던지고
이 밤 또 다짐한다
내일은 꼭
세수도 하지 않고
가발도 쓰지 않고
옷도 걸치지 않고
일어나자마자 바로
산책을 나갈 거라고
알몸의 산책을 꿈꾸며 잠든
투명인간의 얼굴
일기 같은 시 같은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