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투 쓰는 걸 정말 싫어한다
어떻게 보면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나의 가벼움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난 늘 내 능력 밖의 일은 맡지 않는다
그러한 감투나 쓸데없는 직함을 준다는 달콤한 제의를 많이 받는 편이지만 되도록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때가 되면 그런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닌 진짜가 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런데 웃긴 건...
내가 그렇게 마다하고 나서 다른 누군가가 감투를 쓰면 그 다른 누군가가 나서서 그에 합당한 일들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감투는 남이 쓰고 일처리와 똥 닦기는 내가 하는 꼴이더라
그렇게 스스로 꼭두각시 노릇하고 나선 자랑스럽다고 어디엔가 그걸 경력사항으로 표기하겠지
그래서 그냥 내가 아닌 확실한 적임자가 없으면 내가 나서야겠다고 맘을 고쳐먹었다
결국 남 좋은 일 해주고 나는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니 말이다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감투는 싫다
부담되고 무겁고 귀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