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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p Jan 22. 2021

[에세이] 감투

나는 감투 쓰는 걸 정말 싫어한다
어떻게 보면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나의 가벼움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능력 밖의 일은 맡지 않는다

그러한 감투나 쓸데없는 직함을 준다는 달콤한 제의를 많이 받는 편이지만 되도록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때가 되면 그런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닌 진짜가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런데 웃긴 건...
내가 그렇게 마다하고 나서 다른 누군가가 감투를 쓰면  다른 누군가가 나서서 그에 합당한 일들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감투는 남이 쓰고 일처리와 똥 닦기는 내가 하는 꼴이더라
그렇게 스스로 꼭두각시 노릇하고 나선 자랑스럽다고 어디엔가 그걸 경력사항으로 표기하겠지

그래서 그냥 내가 아닌 확실한 적임자가 없으면 내가 나서야겠다고 맘을 고쳐먹었다
결국 남 좋은  해주고 나는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니 말이다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감투는 싫다
부담되고 무겁고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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