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의 날개가 있다
내 앞에선 그냥 흰 새것처럼 보인다
펄럭일 때마다 눈부신 향기가 나를 어지럽히다.
불현듯 나의 심장의 시곗바늘이 멈추고
숨통을 조여 오는 고통
그 속에서 환영이 보인다.
이미 날개는 적빛으로, 아니 검은 먹빛으로 혼동하여 오고
그 안의 사악한 천사가 깨어나 나를 움직인다.
스님의 민둥머리는 땀으로 젖어오고
투명한 목탁소리는 반향이 되어 냉랭하게 울린다.
자줏빛 시체.
나의 뉴런을 자극하는 따끔한 쾌감.
순간 온통 혼돈이 찾아들다.
내 머리맡에서. 나는 속없이 잠을 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