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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p Oct 16. 2020

[시] 철쭉

병원 저쪽 한 구석에

진달래인 척하는 철쭉이

나보다 키 작은 철쭉이

한 화분 가득 흩뿌려져 웃고 있다.     


피를 먹었느냐

누군지는 몰라도 

어떤 병신 같은 자식이

병원에 철쭉을 놓았단 말이냐.     


관을 뚫어버린다는

무덤가의 아카시아처럼

화분이 비좁았던지

허공까지 침투해버렸다.     


내 얼굴 보지 마라

나와 눈 맞추지 말아라

희게 질린 일본식 가면을 쓰고, 화장을 하고

현란한 네 빛깔 같은 기모노를 입고 

가부키를 춘다. 네 앞에서.     


의사는 내게

정신과 치료를 요망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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