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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p Oct 15. 2020

[시] 사랑


털이 하얀 토끼 새끼 한 마리가

달려와 내게 폭 안겼다.    

 

물기 젖은 분홍 코로, 입으로 

가슴을 간지럽게 헤집으며

날 가져요.     


토끼의 조그만 머리통을 쥐고

흰 목덜미를 감싸고 

손가락 사이로 짚이는

보도라운 털의 감촉을 즐겼다.      


손바닥 위에 동그랗게 앉아 

좀 더 따뜻한 곳의 가슴을 파고드는 

토끼의 작은 앞발은 애처롭다.     


향그로운 비누냄새가 나는 듯하다.     


나는 토끼의 허연 배에 입을 맞추고

달콤하게 잠꼬대하는 숨결에 

하얗게 귀를 기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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