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소년의 머리맡으로 가 그의 머리칼을 핥았다. 곱슬곱슬하고 보달보달한 녀석의 머리칼이 양털 같다고 생각했다. 잠에서 깬 소년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슬쩍 미소 지었고 고양이는 그런 소년의 입솔에 촉촉하고 작은 코를 갖다 대었다. 소년은 그녀를 기분 좋게 쓰다듬어주었다. 머리와 목덜미 그리고 배... 한참을 가릉 거리다 그녀는 지긋이 소년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그의 우윳빛 피부가 빛이 났다. 서투르게 잡힌 가슴과 등의 근육들도 몽글몽글 아름다웠다. 고양이는 가만히 그의 가슴팍에 작은 머리를 갖다 대었다. 시원하게 심장 뛰는 소리가 들렸다. 초여름의 고양이는 그렇게 그의 차가운 살갗의 촉감과 함께 시원한 낮잠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