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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p Dec 01. 2020

[산문시] 꿈

바람이 시원한 계절에 나는 떠오르는 달을 타고 유랑하다 왔다.

저 멀리 석양이 지고 달그림자가 비칠 때

몽마를 쫓던 어린아이는 마냥 서글픈 웃음을 울었다

서슬 퍼런 하늘이 시린 이를 드러내며 입을 벌리고 처마 끝에 위태롭게 매달린 달을 삼킨다.

하늘의 입술이 퍼렇다.

하늘의 혀가 시퍼렇다.

노란 달이 순식간에 바스락거리며 얼어붙었다.

달 안에 갇혀버린 몽마는

날카롭게 번뜩이는 긴 옷깃을 나풀거리며 춤춘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넋을 잃었다.

우울은 절망이 아닌 혼돈의 미학이었다.

눈동자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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