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 제이알 개인전
아침 느즈막히 눈을 떠서 블랙 커피 한 잔을 내렸다.
어제 저녁 사온 작은 치즈 볼 빵 두어개도 꺼내 먹다가 문득 오늘을 잘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휴무일만 되면 득달같이 미술관으로 갤러리로 달려가곤 하는데 봄이 다가오는 이 시즌에는 볼 만한 전시가 서울 전역에서 넘쳐나니 더 그렇다. 벼르던 JR 개인전을 보러가기로 했다.
고개 돌리면 청와대 춘추문이 보이고 경비도 삼엄한 페로탕 Perrotin 갤러리는 크리스티 경매사무소와 한 건물을 쓰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서 첫 개인전을 여는 JR은 프랑스의 아티스트다. 그는 15년간 세계 각지를 돌았다. 도시든 시골이든 자연 한복판이든 가리지 않고 풍경의 한 일면에 기념비적 사진 콜라주를 프린팅 설치하는 작업을 한다.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11점이 공개됐다. 파리의 랜드마크인 루브르 박물관과 그 앞에 설치 되어 있는 이오밍 페이의 유리 피라미드를 강조한 작업이라든지,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 설치한 대형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 데스벨리 주변의 산악경관을 거대한 흑백 사진을 통해 재현한 작품도 있다.
JR의 작업은 늘 예상치 못한 깜짝 쇼처럼 등장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깊은 울림과 성찰까지 이끌고 간다. 도시 곳곳에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거대한 스케일만으로도 그렇고, 무엇보다, 각박한 세상속에서 사람들의 관심 속에 잠시 잊혀졌던 진흙 아래 진주알같은 주제들을 사람들 중심으로 끌어내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놀랍다. 그의 대형 작업들이 작은 프레임 속 사진으로 남아있기보다 앞으로도 세계 각지에서, 특히나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속속 계속해서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서울 한복판에서도 언젠가 그의 작품을 볼 수 있을까. 기념비적 성격의 작업을 주로 하는 그의 작업 특성상, 강렬하고 끈질긴 역사를 만들어온 이 도시에서도 또한 재미있는 작업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JR
Born in 1983 in France, JR works between Paris and New York. After finding a camera in the Paris metro in 2001, he traveled Europe to meet those who express themselves on walls and facades, and pasted their portraits in the streets, undergrounds and rooftops of Paris. The artist creates “Pervasive Art” that spreads uninvited on the buildings of the slums around Paris, on the walls in the Middle-East, on the broken bridges in Africa or the favelas in Brazil. People who often live with the bare minimum discover something absolutely unnecessary. In that Art scene, there is no stage to separate the actors from the spectators. JR exhibits freely in the streets of the world, catching the attention of people who are not typical museum visitors.
/PERROT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