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사람을 대하는 방법
비행을 위해 공항 사무실로 출근한 오후였다.
브리핑에 필요한 물건들을 꺼내 정리하는데,
누군가 사무실 문을 똑똑 두드렸다.
직원 인증을 하고 들어와야 하는 사무실에
가끔 공항 직원이 노크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나는 문을 열고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그런데 문 앞에 선 상대 여자분이 머뭇거렸다.
옷을 보니 직원 유니폼이 아니다.
손에는 뭔가를 들고 있었다.
영어와 또박또박 쓰인 한글이 가득 쓰인 쪽지와
정관장 홍삼, 과자가 들어있는 봉투였다.
그녀가 문득 일본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일본 분이신지, 무슨 일로 오신 것인지 물었다.
알고보니 아래와 같은 상황이었다.
여권을 잃어버렸는데,
이곳의 직원이 여권 찾는 것을 도와줬다.
너무나 고맙고 뭐라도 주고 싶어서 찾아왔다.
쪽지와 물건을 전해주면 좋겠다.
건대입구에서 잃어버렸던 여권,
키 큰 남자 승무원,
'나나'라는 이름을 말하면 바로 알 거라고
너무 고마웠다고 벅차서 말하는 그녀.
나도 왠지 일본 드라마 속 등장인물이 된것처럼
비장한 표정으로 이 마음을 꼭 전해주겠다고 외쳤다.
"카나라즈! 카나라즈 츠타에마스!"
(꼭, 꼭 전할게요!)
잠시 봉투 안을 다시 살펴보고
고개를 든 사이 그녀는 이미 사라져 버렸다.
-
받은 물건을 들고 일단 사무실 안 책상에 앉았다.
순간 막막해졌다. 어떻게 찾아주지?
-퇴근길에 찾아준 걸까, 출근길에 찾아준 걸까.
-우리 회사에 남자 승무원만 몇 명 있는 거지?
-건대입구 쪽에 사는 사람이 있나?
선배님들께 말씀드리니
아무래도 못 찾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도 혹시 몰라.
착한 일을 했으면 주변에 말했을 수도 있다. 동기들과
짧은 사이 인연이 된 선배님들이 연결고리가 될지도
라는 생각으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올렸다.
'일본인 NANA 씨 여권 찾아준 크루 찾습니다!'
그리고 나는 베트남 다낭으로 향할 항공기로 올라갔다.
-
약 5시간 뒤 다낭에 도착해 스마트폰 전원을 켰다.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니 디엠이 와있었다.
"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