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차게 행복한 어느 북유럽 여름의 하루
작년 한달살기는 계획없이 한달, 한달, 다음엔 어디로 갈까? 마음 내키는대로 다니다보니 의도치 않게 일년 내내 여름을 살게 되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긴 여름이었다... 나는 내가 항상 여름을 사랑한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는데, 그냥 여름이 아닌 '짧은' 여름을 좋아하는 거였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사실, 나는 여름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다는걸^^
일년의 대부분을 여름으로 보낸 후, 올해 한달살기를 시작할때는 한번 계획을 세워보자. 그래서 너무 더운 곳은 좀 피해가보자. 그래서 올해의 여름은!! 북유럽으로 왔다ㅎㅎ 아 - 이래서 사람은 계획을 세워야 하나보다. 북유럽의 여름은 너무나도 완벽하게 아름답고 적당히만 덥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도착한 첫날, 피부에 스치는 선선한 바람이 너무 좋았다. 봄, 가을의 어디쯤 되는 것 같은 편안한 바람. 오후가 되니 심지어 약간 쌀쌀하기까지 했다. 7월에 가디건에 긴바지라니. 너무 좋다. 완벽하게 행복하다.
지난주는 꽤 더웠는데, 그래도 한여름에 이정도면 뭐. 나쁘지 않다.ㅎㅎ 덥고 해가 쨍쨍한 날은 어김없이 공원마다, 잔디 조각 조각마다 비키니에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이 썬탠을 즐기고 있다. 수영이 가능한 곳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북유럽 한여름의 수영을 즐기고 있다. 아무래도 비교적 겨울이 길고 흐린날이 많은 북유럽이기에 햇살 쨍쨍한 더운날은 무조건 햇살과 더위를 온몸으로 즐기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하루가 정말 거의 말그대로 '하루종일' 지속된다.ㅎㅎ 처음 스톡홀름에 도착했을 때, 시차때문에 진짜 새벽같이 깨곤 했었다. 새벽 4시쯤 깨서 나와보면 이미 하루는 그 이전에 시작되었던 듯 해가 쨍쨍하게 떠있다. 그럼 우와. 내가 정말 북유럽에 와있구나!ㅋㅋ 설레서 그대로 일어나버리곤 했다. 뭐 시차적응은 천천히 하면 되니깐ㅎㅎ
완벽하게 시차에 적응한 지금은, 저녁 먹은 후 천천히 저녁산책하고 동네 언덕에 올라가 해지는 걸 보는 게 하루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아래 사진은 밤 9시 반의 사진이다. 해도 느긋이 천천히~ 져서 해가 떨어지고 난 후에도 꽤 오랫동안 아름다운 핑크빛 석양에 물든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거의 밤 11시는 되어야 비로소 하늘이 어두워지고 그렇게 하루가 끝난다.
북유럽의 여름은 잠들때까지, 그리고 눈뜨자마자부터 밝게 빛나고 있다. 공원에서 피크닉, 산책, 심지어 하이킹까지 어두워서 못할 일은 없다. 공원에, 그리고 해변가에 일 끝내고 저녁 느지막히 피크닉하고 있는 사람들로 삶이 가득 차 있다. 그야말로 완벽하게 꽉찬 하루이다. 정말 다행인건, 한달동안 머무는 스톡홀름의 우리 집 침실에는 암막커튼이 있다는 것이다ㅋㅋ
올해의 여름을 북유럽에서 보낼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