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
나는 먹을 복이 많은 사람이다. 요리를 잘하시는 엄마 덕분에, 상차림이나 설거지 정도만 해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한 후에는 요리를 배우려고 노력해 보았다. 하지만 친절한 룸메이트는 당근을 썰고 있던 나의 서투른 칼질을 보고 부엌 출입 금지령을 내렸다. 덕분에 그녀와 살았던 반년동안, 장을 보고 부엌을 정리하는 수고만으로도 여전히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 나에게, 혼자 끼니를 챙겨야 할 때가 오고야 말았다. 요리하는 모습이 엄마를 닮았던 그녀는 “너는 꼭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랑 결혼해!”라고 웃지 못할 조언을 남기고 이사를 갔다. 하지만 나는 요리를 잘하는 사람을 찾는 대신, 맛있기로 유명한 태국 음식점에 일하기로 했다. 일은 힘들었지만 직원에게 다양한 종류의 테이크어웨이 음식을 제공해 주는 것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일이 익숙해질 무렵부터는 맛있게 먹던 그 음식을 더 이상 먹지 않았다. 차가워진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혼자 꾸역꾸역 먹는 일이 노동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대신 잠을 더 잤다. 그 편이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따듯한 밥을 나눠먹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만 갔다. 배고픔을 외면하고 잠을 청할 때면, 내가 한 밥을 맛있게 먹어줄 가족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배고픔보다 감정적 허기짐이 컸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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