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문학습 교사의 첫 단계

벨 누르기

by 솦히




“띠 띠 띠 띠, 띠” 따르릉 따르릉 또는 딩당동동 하는 클래식 음악 소리.

바로 방문 학습지 교사가 학생을 만나러 가기 위해 1층 현관문 앞에서 호출 버튼을 누르는 소리다.

내향적이고 소문난 길치인 내가 여러 사람 집에 이렇게 자주 드나들게 될 줄이야.


나는 독서 수업을 하는 방문 교사다. 방문 학습 교사로 통칭되어지고 싶지 않은 동시에, 방문하여 학습을 도와주는 교사니까, 달리 부를 명칭도 없다. 실은 아주 적절하고 효율적인 단어다.




호출 버튼을 누르려는데 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뒤에서 기다리는 것 같으면 슬쩍 취소 버튼을 누르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선다. ‘들어가실 때 저도 좀 들어갈게요.’하는 친절함을 부탁하는 눈빛을 보내면서. 그리고 들어갈 때는 보든 안보든 살짝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한다.


가야 할 층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옷 매무새를 다듬는다. 가방에 필요한 물건들(교재, 도서, 색연필, 풀, 가위 등)이 잘 있는지도 괜히 한 번 더 확인해본다. 이제 와서 없으면 큰일이지만.




처음 수업을 시작하는 친구를 만나러 갈 때에는 동과 호수를 여러 번 확인한다. 집에서도 확인하고 나왔고, 신호등을 기다리면서도 확인했지만, 동 앞에 서서 한 번 더 확인한다. 좋게 말하면 꼼꼼하고, 안 좋게 말하면 걱정과 우려가 과한 타입이다. 예전에 한 번 첫 상담을 하러 갈 때였다. 평소처럼 동과 호수를 여러 차례 확인했는데 알고 보니 다른 아파트 단지에 와 있던 적이 있다. 걱정과 우려가 과한 나는 넉넉히 시간을 잡고 집을 나섰기 때문에 옆 단지로 빠르게 뛰어가 딱 제시간에 도착했다.


한 두어번 가다보면, 동과 호수를 저절로 외운다. 어느 아파트 단지에 가는 날인지, 이 수업이 끝나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베테랑 선생님들은 한 요일에 가까운 경로로 시간표를 잡는다던데, 아직 초짜인 나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버스도 타고 걷기도 많이 걷는다.




그렇게 도착한 학생 집 앞에서 초인종을 꾹 누르면, 곧 학생이, 학부모가, 시터 선생님이 문을 열어 주신다.

반갑게 인사하며 들어선다. 내향인의 버튼을 잠시 끄고, 외향인의 버튼을 딸-깍 누른다. 그런데 이 순간을 진심으로 즐긴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그 친구와의 만남이 반가워, 웃음을 감추지 못할 정도로.



“안녕! 잘 지냈어?”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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