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책 이야기 02: '절창'

'절창' By 구병모

by Sophie

주간 책 이야기 02 : '절창' BY 구병모


[도파민 소설을 찾는다면]


개인적으로 구병모 작가 이전 파과는 진짜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어서.. 절창도 실은 읽을 생각이 없었다. 도서관에서 신간으로 들어온 것 중 제일 인기가 많길래 일단 빌려는 놨는데, 또 마침 약속장소에 갈 가방에 들어간 책이 이거였고.. 약속까지 시간이 2시간정도 남아 펼치게 되었다. 첫장부터 반신반의의 그닥 긍정적이지 않은 마음이 들었음에도 마지막장엔 그 마음을 돌리게 만들었던 꽤 재밌는 소설이었다. 확실한 건.. 여자들에게 정말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 뭔가.. 예전 인터넷 소설이 생각나는 듯한 소재의 이야기에 문학적임을 첨가한 느낌..? 장르를 따지자면.. 느와르 로맨스.. ? 무튼 유독 연말이 되면 생각없이 딱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을 더 찾게 되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는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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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상처를 짚으면, 그 사람을 읽을 수 있는 여자와 그 여자의 능력을 알게 된 남자의 이야기이다. 좀 더 깊게 들어가면 그 남자인 오언은 뒷세계(?)에서 힘을 펼치는.. 돈많고 힘 센.. 전형적인 느와르 남자 주인공 느낌이고 여자는 보육원에서 지내던 가난한 .. 그런 느와르 주인공에게 눈에 띄게 된 전형적인 여자 주인공 느낌..? ㅎ 여자의 상처를 읽는 능력을 우연히 알게 된 둘의 첫만남은 그렇게 우연한 만남으로 종료했지만 이후 다시 만나게 되어 묘한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여자의 능력을 이용하는 남자와 남자의 재력을 얻었지만 갇힌 삶을 살아가는 여자, 근데 이 둘의 대화나 분위기 묘사가 어둡기만 하지않고 묘하게 사랑으로 어이가는 듯해서 보는내내 도파민이었던... ㅎㅎ 소재는 이전 인터넷 소설이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문체나 묘사는 문학 작가임에 틀림없었기에 스스로 이런 주제를 소설로 읽을 때 피하던 모순을 생각해보게 되었던 것 같다. 책을 읽을수록 .. 더욱 깊고 애매한 이야기들이 문학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고, 흔한 현대적인 남녀 사랑이야기는 문학으로 느끼지 않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문학의 본질 중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그 사랑인데 나는 대체 어떤 고귀함을 찾고 있었나 스스로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절창에서 작가는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특히 많이 인용하여 사건의 암시를 이어가는데, 이런 부분들이 어쩌면 오글거릴 수 있는 소재를 좋은 소설로 만들어주기도 한 것 같다.

책에서 둘의 관계는 계속해서 아슬아슬하게 이어진다. 그래서 오언이 여자를 사랑했다고 느낀 확신의 지점에서 입을 틀어 막게 된.. 처음 이 이야기의 서술을 시작하는, 둘을 바라보는 독서 가정교사로 취업한 이에게 오언은 그 여자를 자신에게 질문이라고 표현했던 것이 리마인드 되던 후반부 지점이 바로 그 확신의 지점이었다. 신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오언이 질문이라고 한 장면.. 이게 진짜 도파민.. 그럼 그 여자가 자기에게 신이라는 거야 뭐야~ 오언에게 일종의 배신을 느끼기도 하며 더 어린 게 느껴지던 여자의 태도와 오언의 냉철하면서도 그 여자에게만큼은 은근 소중하게 다루는 태도가.. 독자로서 이 둘의 관계성의 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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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는 따뜻한 라떼와 소설이 최고의 조합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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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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