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을 사랑해!
[셜록 덕후가 어른이 되면...]
어릴때 진지하게 탐정이 되고 싶었다.. 책을 좋아하게 된 계기였던 추리소설들, 지금까지도 돈을 주고 사서 보는 명탐정 코난 극장판, 돌려보고 또 돌려본 셜록홈스 시리즈와 그로 인해 좋아하게 된 특유의 영국의 흐린 분위기까지..
이전에 진심으로 사설탐정이 되는 방법에 대해 찾아본 적이 있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영국과 일본에는 그런 직업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민간인 조사 자격증이란 비슷한 자격증은 있어도 그닥 일거리가 정식으로 쳐주진 않는..'뒷세계'일들이 있는 정도라고 들었던 것 같다. (정확하진 않음..)
서점을 둘러보던 중 셜록 단편선이 예쁜표지로 출간되어있었는데 너무 취향저격이라 소장욕구가 올라왔다. 하지만 다 아는 내용이니 돈을 괜히 또 쓰지 말자고 참았지만.. 다시 간 서점에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예쁜 이 책을 안살 수가 없었다 ㅠ.. 어른이 된 덕후는 말릴 수 없다..
연휴에 오랜만에 베스트 단편선을 읽으며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다. 너무 행복했다.. 그러니 이런 게 소비의 가치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
아서 코난 도일은 19세기 말을 배경으로 베이커가 221B에 거주하는 셜록홈스라는 인물을 세상에 내보였다. 유명한 첫 작품인 '주홍색 연구'를 시작으로, 퇴역군인이던 왓슨 박사가 그를 관찰하는 시점으로 주로 묘사되는 어딘가 사회성이 결핍된 소시오패스적 천재이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인간적인 탐정의 이야기이다. 온갖 분야에 능통한 천재인 셜록홈스는 섬세한 관찰력과 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추리를 선보이며 여러 사건을 해결한다. 이번 베스트 단편선은 총 11개의 작품이 실려있다. 그 유명한.. 아일린이 나오는 보헤미아의 스캔들을 시작으로, 에멜라드 왕관까지. 각 작품의 간단한 소개와 인물 삽화도 첫장에 넣어준 귀여운 책이었다.
I. 보헤미아의 스캔들
- 셜록이 인정한 여자.. 아일린 애들러의 등장을 담은 셜록 팬이면 알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보헤미아 왕국의 국왕이 셜록에게 사건을 맡기며 변장술에 능한 셜록의 면모와 특유의 잘난 면모가 돋보이는 그의 완벽한 추리의 결말에 아일린의 지성이 드러나며 그가 한발 늦게 된 장면은 .. 명장면이다. 셜록이 인정한 여자..
II. 붉은 머리의 연맹(추천)
- 흔치 않은 소재를 만들어내는 것도 아서 코난 도일의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어쩜 이렇게 신박한 소재를 만들어 그 당시 사회적 배경까지 현실적으로 들어가니 셜록이 실존인물이었다고 믿고 싶게 만들 수 밖에 없지.. 붉은 머리 연맹이 나는 특히 신박한 소재라고 느꼈다. 어쩌면 줄거리는 결국 뻔한 절도범이었음에도 그 속임수으 시작으로 붉은 머리 연맹을 만들어 사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빨간 머리를 찾아 보수를 주는 기이한 곳에 연루된 전당포 주인의 이야기.
III. 신랑의 정체
- 사랑에 빠졌지만 결혼식날 사라진 신랑을 찾아온 신부의 이야기. 셜록을 읽다보면 결혼식날 도망친 신부, 신랑 이야기가 등장하며 결혼식을 어떻게 하는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었는지도 그 시대 배경을 잘 볼 수 있다. 이런 류의 사건은 쉽게 해결하면서도 사건의 피해자와 사회적 정의를 생각하는 홈스의 모습이 돋보이면서 그가 소시오패스적 천재이지만 세상에 애정을 품은 인물이란 점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IV. 보스콤 계곡(추천)
- 계곡 근처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이미 아들이 용의자로 체포되어 있으나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전제로 추리를 시작하는 홈스를 바라보는 왓슨의 시각이 꽤 공감가고 재미있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을 때 피해자가 죽으며 소리친 RAT의 비밀이 너무 재밌다. 또한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에 있어서도 생각해볼 점들이 많은 작품이다.
V. 다섯개의 오렌지 씨앗
- 진짜 어이없이 오렌지 씨앗을 받고 죽게 된 한 가문의 이야기. 또 오렌지 씨앗을 받은 이는 셜록을 찾아오지만 다음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죽게 된다. 이 또한 사건의 전말을 읽다보면 당시 시대적 상황을 많이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VI. 입이 비뚤어진 사나이
- 진짜 어이없었던 사건의 전말..! 어이없어서 알고나면 헛웃음이 나지만.. 아내가 끌려가는 남편을 보고 쫓아가지만 사라지고 옷만 남으며 전개된다. 변장술과 관련된 작품인데.. 한번 읽어보길 추천
VII. 푸른 카벙클
- 모자만 가지고 관찰력을 보여주는 시작이 꽤 재밌다. 거위의 배에서 나온 푸른 보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끔 호수공원에 가서 거위같은 생명체(?거위인지 백조인진.. 모름.ㅠ) 를 보면 난 이 이야기가 떠오른다..
VIII. 얼룩무늬 끈 (추천)
- 진짜 이것도 너무 신박한 내용이다.. 여러 의심 가는 소재들이 많이 등장해 더욱 예측이 안되던 사건의 트릭. 계부와 사는 자매의 이야기이다. 언니는 이미 죽었고 (그 죽음 조차 미스테리), 언니가 죽을 때 들었던 휘파람 소리를 다시 듣게 되어 찾아온 동생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IX. 어느 기술자의 엄지 손가락
- 혼자 있을 때 밤에 보면 다른 작품들 대비 살짝 무섭다. 기이한 부탁을 받고 수압관을 고치러 간 기술자가 위험에 빠져 도망쳐나와 왓슨의 병원에 오게 된다. 비록 결말은 허무하게 끝나지만.. 처음 사건이 전개될 땐 꽤 무서움..(주관적)
X. 독신자 귀족
- 이번엔 신부가 사라진 케이스..! 이것도 결말은 허무하고 약간 예측 가능한데, 미국과 영국의 당시 차이도 느껴지는 점에서 꽤 재밌다.
XI. 에메랄드 왕관
- 개인적으로 젤 재미없는 작품이다. 뭔가 재미도 감동도 없는, 셜록 홈스만의 재미가 유독 떨어진다고 느끼는 작품이다. 망나니같은 아들과 심성이 착한 조카와 함께 사는 은행장이 에메랄드 왕관을 맡게 되어 집에 보관하면서 일어나는 일인데.. 아들이 왕관을 가져가려는 모습을 보지만 당연히도 아들은 범인이 아니다.. 약간 뻔한데 사회적 교훈을 주려는 듯한 별로 감동은 없는 이야기이다(주관적 의견) . 이때쯤 아서 코난 도일이 심령술에 빠지면서 작품의 전성기도 점점 하반기에 이르렀던 거 같다.
셜록의 각 분야별 왓슨이 분석한 능력치(?)도 마지막에 나오는데.. 배우계에서 잃어버린 재능의 변장술의 귀재이자 과학계가 놓친 화학실험과 과학에도 능한 그의 천재성..이게 나의 심장을 뛰게 한다. . ㅠ
어릴땐 셜록이 되고 싶었나 아님 아일린 애들러가 되고 싶었나(?) 근데 지금은.. 셜록 홈스를 바라보는 왓슨이 되고 싶다. 사회를 살아보며 적당한 자리의 행복을 알아버린걸까ㅠ. 아무튼 쿠키와 커피를 먹으며 읽는 단편선.. 오랜만에 내 심장을 설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