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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 Sep 20. 2016

30살의 나

일상, 사랑 그리고 미래


"I feel cry!"



9월 16일 밤.


인천국제공항행 리무진을 탔다.


배웅해준 엄마는 눈물을 보였고 나는 웃었다.


정말 '아일랜드'에 가고 싶긴 가고 싶었나보다.


늦지않기 위해 서둘렀는데(추석연휴라 차가 막힐까봐....) 서둘러도 너무 서둘렀다.


새벽 3시 30분 좀 지나서 도착.


인천공항이 그렇게나 한산할 줄이야.


'이왕 이렇게 일찍 온 김에 공항이나 둘러보지 뭐~!'


나는 커다란 트렁크는 두고 중요한 물건이 든 가방만 챙겨서 환전소랑 내가 탈 루프트한* 티케팅하는 구역이 어딘지 파악했다.


그러고도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는 기둥 옆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 Youtub*를 봤다.


군것질거리로 산 하리보를 두 봉지나 먹고...

아침으로 돼지김치찌개를 먹고...

공항 4층식당. 꽤 맛있었다.

계속해서 힘겹게 시간 죽이기를 했다.


드디어 안 올 것 같던 오후가 되고 티케팅을 했다.


무거운 트렁크가방을 먼저 보내고 나니 한결 자유로워졌다.


여권검사 받고 검사대를 지나 면세점으로 입성.


궁한 처지인지라 별천지같은 명품샵에는 발도 못들이고...


집을 나설 때부터 신경쓰였던 오래된 노란가방이 속에 든 물건들의 무게에 끈이 뚝 떨어지면서 큰맘 먹고 55불짜리 여행용 가방을 샀다.

새 가방아~ 몇 년간 또 잘 부탁해.

보딩시간이 되었고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


오랫동안 불편하게 있었던 탓인지 이코노미석임에도 마치 비지니스석에 탄 것마냥 편안했다.


영화를 세 편 넘게 봤다.


줌마니아, 헌츠맨, 한 편은 기억이 안난다...뭐더라... 흠... 기억이 안난다... 마지막으로 본 싱스트리트는 내려야해서 다 못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환승하고 2시간 기다려서 더블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3시간이 훌쩍 넘는 비행을 끝마치고 더블린공항에 입성!

더블린공항 구석이다.

"으~아! 춥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내게 아일랜드의 9월은 생각보다 꽤 추웠다.


새벽 6시 25분 코크행 버스를 타기 위해 7시간정도 또 공항노숙을 해야했다.


"아... 길고도 길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한 세시간쯤 시간을 흘려보냈는데... 웬 할배가 내게 말을 걸었다.


아이리쉬인가 했는데... 미국인이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왔다며 자기 동네에 한국인이 많단다.


사탕도 주고 말동무를 해줘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젠장! 이 할배가 근처에 방을 잡았는데 자기 방에 침대가 두개라며 거기서 자도 된다는 것이었다.


'미쳤나! 이 할방구시끼가!'


나는 그 말을 못 알아들은 척 대꾸도 않고 화장실에 갔다.


그리고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 한시간쯤 지나고 다시 그 자리를 보니 할배가 없었다.


'아! 갔나보다.'


다시 원래 앉았던 자리에 앉아 언프리티랩스*를 보는데...


이 절름발이 할배가 또 오는 것이었다. 그가 내 옆에 아무렇지 않게 턱 하고 앉더니 춥지않냐며 내 등을 쓸어내렸다.


'그 더러운 손 치우지 못할까!!!'


나는 퍽큐를 날리려다 참고 짐을 챙겨 자리를 떴다.

에어코치 버스역

새벽 6시 25분이 되고 첫 코크행 버스를 타고 4시간을 달려 코크에 도착했다.


'드디어 왔다!!!'


친절한 택시기사님을 만나 내가 살게 될 Liberty street에 있는 기숙사까지 도착했다.


한국 시간으로 9월 18일 오후무렵이었다.


이제 기숙사관계자한테 열쇠만 받으면 씻고 편안히 잘 수 있는데...


약속시간인 11시가 넘어서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었다.(10시에 도착했지만 11시가 약속시간이라 한 시간은 그냥 기다렸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10시간 넘게 기다리기도 했는데 뭐 이 정도야 꿀이지.'


초긍정파워로 나는 그 사람을 기다렸다.


그런데 문득 오늘이 일요일이라 그 사람이 날 잊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맞은편 성당에 그려진 예수님을 바라보며 기도했다.

아직 이름을 모르겠다. 차차 알아가야지!

'주여.  꼭 만나게 해주세요.'


나는 근처 상점으로 가서 과자랑 커피를 산 후 주인에게 전화 좀 쓸 수 있느냐고 물었다.


주인은 냉랭하게 거절하면서 어디어디에 폰 충전하는데가 있다고 알려줬다.


하지만 그 말이 귀에 들어올리 만무!


무거운 짐을 들고 돌아다닐 체력도 남지 않았다.


일단 따뜻한 커피부터 마시며 몸을 녹이고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제기랄! 비가 내리는 것이었다.


이대론 안 되겠다싶어 주인이 알려준대로 갔다. 그 길에 큰 건물이 보였는데 왠지 거기는 와이파이가 터질 것 같았다.


할렐루야! 카카오*이 되는 것이다.


나는 더블린에 있는 지인에게 연락을 했다.


"...2시간 넘게 기다리는데 안 와요."


그 분은 곧바로 기숙사관계자와 연락을 했고 5분 정도 후에 지금 가보라는 문자를 받았다.


힘이 났다.


나는 기숙사가 있는 곳으로 빠르게 걸었다.


회사로고가 붙어있는 붉은색 옷을 입은 여자가 문 앞에 서있었다.


나는 그녀의 등에 대고 'Hello!'라고 외쳤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자마자 또 외쳤다.


"I feel cry!"


그녀는 연신 미안하단 말을 했고 나만큼 작은 체구인데도 내 무거운 트렁크가방을 자기가 들어주겠다며 끙끙댔다.


사실 화가 날법도 하지만 그저 반갑다는 생각만 들었다. 미안해하며 울상인 그녀를 내가 위로했으니...


드디어 기숙사로 들어가 짐을 풀고, 씻고, 근처에 있는 Tesc* 에서 먹을 거리를 좀 사서 늦은 점심을 챙겨먹었다.


'이제 좀 살겠다!'


침대에 고단한 몸을 누이고 천장을 보는데, 처음으로 내가 어른답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함께 해주시는 주님께 너무 감사했다.


아마 이 이틀보다 힘든 일은 없을 것 같다...

앞으로의 날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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