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나를 지금의 내가 바라보는 것처럼
엄마와 많은 일을 했던 것 같은데 영 기억이 안 나네. 그나마 남은 기억이 더 흐려지기 전에 남겨놓아야 겠다. 나중에,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여기 아닌 다른 세상에서 엄마를 만나게 된다면 같이 얘기할 꺼리는 있어야 하니까. 솔직히 그동안 너무 오래 떨어져 있어서 낯설지도 몰라서 말야.
우리 다시 만난다면 어떤 모습일까. 엄마와 내가 헤어질때의 모습일런지, 아님 내가 이 세상과 이별할 때의 모습일런지. 만약 그렇다면, 혹시 내가 엄마보다 할머니가 되어 마주한다면 더 어색할 것 아니야. 그럼 우리 옛날 얘기나 하면서 서먹한 공기를 녹여보는 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