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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덕후의 Esg101

< 0. 인간계는 잘 모릅니다만 >

by 소피

E에 대한 이야기


사실 기후변화는 십여 년 전에도 예견된 일이었다. 2020년에 드디어 남극은 20도를 찍어버렸고, 시베리아에서 산불이 팡팡 터지고, 북미 서부가 따끈하게 데워지고, 바이든 정부를 필두로 국제 정세까지 급변하는 바람에 조금 더 많이 접하게 된 요즘이다.


2021년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한 캐나다 서부. 무려 46.6도! ⓒ The Weather Network


나는 과학을 사랑하고 탄소를 덕질해 온 지구인이다. '역시 이럴 줄 알았지.' 하고 화성 갈 궁리를 하기엔 아쉬움이 많아서, 자연계 위주의 ESG 썰을 풀고 고민을 나눠보려 한다. 아직 인간계는 잘 몰라서 Esg 가 되었다.


먼저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의 지향점인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부터 살펴보자.




#1. Sustainability 지속가능성


S(지속가능성)은 말 그대로 sustain(지속) ability(~할 수 있음)이다. 뭘 지속하겠다는 건지,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알려주지 않고 오로지 "지속"하겠다는 목적만 드러난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말 만으로는 무엇을? 왜? 지속하겠다는 건지 드러나지 않는다. ⓒ EBS


구글에서 "지속가능성이란 무엇인가?" 라고 검색하면 UCLA 연구팀이 정의한 Environment(환경), Economy(경제), Equity(평등)의 3가지 "E"의 교집합이라고 나온다. 여기에서의 평등이란, 소수의 욕구를 위해 다른 사람들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사실 유치원생들에게도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뻔한 내용이다. 자연을 망가뜨리지 않고, 용돈을 잘 관리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이다.


ESG라는 단어를 볼 때는 나뭇잎, 돼지, 친구들을 떠올려보자. ⓒ UCLA Sustainablity Committee


지속가능한 발전도 거의 유사한 개념이다. 평등(Equaity)의 개념이 사회적(Social)이라고만 바뀌고 나머지 경제, 환경요소는 동일하다. 일반적으로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의미하는데, 현재 인류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다음 세대의 요구도 충족시키자는 거다.

사회, 경제, 환경 3박자를 골고루 갖춰야 지속가능한 발전! ⓒ Wikimedia Commons


그런데 솔직히 더 진보할 미래 인류가 무엇을 원할지 우리가 정확히 알 수 있을까? 어차피 원시적인 2020년대로 기록될텐데. 인류라는 큰 주제보다 작은 범위에서 생각해보면 지속가능의 의미가 좀 더 선명해진다.


먼저 개인의 사회-경제-환경을 생각해보자. 친구-돈-살 집이 있으면 그래도 살 만할 거다! 우리 회사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데,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사회), 돈 잘 벌고(경제), 쾌적한 장소(환경)에서 일하자고 얘기한다.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장미빛 미래도 꿈꾼다. 대충 다 잘 하고 싶다는 얘기.


아무튼 지속가능성에 관해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중점으로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넓디 넓은 개념인 지속가능성을 에너지의 공급과 사용으로 좁혀서 뜬구름 같은 지속가능성이 단비처럼 내릴 수 있기를!




#2. Environment 환경


사실 E(환경)는 상당히 인간 중심적인 표현이다. 쪼개보면 en(~하는) viron(둘러싼다) ment(것) = (인간을) 둘러싼 것!이라는 뜻이니 말이다.


하지만 자연계 전체로 보면 인간은 그리 중심적인 존재가 아니다. 겸손함 +1 을 위해 아득한 우주를 떠올려보자. 우리는 우주에 있는 수많은 은하(galaxy) 중 하나에 살고 있고, 은하의 수많은 별(star) 중 하나가 태양(sun)이고, 태양계의 여러 행성(planet) 중 하나가 지구(earth)다.


에그타르트처럼 생긴 우리 은하. 노른자를 조금 벗어난 곳에 태양과 지구가 있다. ⓒ Heidi Newberg


그러니 지구를 우리의 배경(=환경)으로 여기기 보다, 우리가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 잠시 머무는 손님이라고 생각하는 게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지구의 생물 중 불과 0.01%를 차지하는 이 작은 인간들이 생태와 기후 전체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물도 플라스틱도 중요하지만 ESG에서의 주인공은 기후변화와 탄소 순환일 것이다. 우리의 소중한 탄소는 다음 포스트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덧.

개인적으로 종교나 정치에 대한 지향점은 없습니다. 그저 배운 것을 나름대로 정리했으니 불편한 점은 부디 관대히 넘어가 주시고, 잘못된 내용은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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