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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1 방망이를 깎는 마음

#크리에이터노트 #소피

by 소피

사소해 보이는 일도
100번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섭외에 평균 10분이 걸린다고 하면
100번 하면 1000분이 필요하다.
장장 16시간이 넘게 걸리는 것이다.


백 명이라는 규모를 만드려니
한 땀 한 땀 엮는 장인 정신이 필요하다.


약속을 잡는 데 몇 분.
만나러 오가는 최소 두 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적어도 한 시간.
영상을 편집하는 데 한 시간.
자막을 다는 데 또 한두 시간.
그림을 그리는 데 몇 시간.
설명을 작성하는 데 또 몇 분.


산술적으로만 따져도 방대하다.

메인 아티스트 릭이 달리고 있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번호를 보면 바로 진척도가 백분율로 확인되어서
단기적인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어느 종교의 수행자들은 108번 절을 한다던데
100번의 반복이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기를.


대략 2500개 정도의 단어들에서
불필요한 소리와 중복된 표현을 100여 개 정도 쳐낸다.
귀로는 흘러가는 말들이 단어로 눈에 보이면
훨씬 적극적으로 의미를 해석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약 25만 개의 단어를 살펴보는 것이겠지.
정제한 단어의 숲에서 ‘오늘’을 대표하는 말을 건져 올리고,
한 사람을 설명하는 고유한 말을 특정할 수 있을 거다.


말이 길었는데,
영상 100개의 자막을 교정하며

속된 말로 노가다 중이다!


하지만 1도씩 물을 데우다 보면
100도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를 거야.
지금껏 21개를 했으니, 79번만 더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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