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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경희 Sep 25. 2021

탄소덕후의 Esg101

<4. 변화, 위기, 혹은 재앙>

지난 이야기

1. 탄소는 원래 공기 중에 있었는데
2. 40억 년 동안 식물이 흡수해서 땅에 묻혔고
3. 석유, 석탄을 태우니 다시 공기 중에 나와 지구 온도가 높아지는 중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면 어떻게 될까? 펭귄 사는 극지의 얼음이 녹는데, 우리가 사는 곳은 괜찮을까?


많은 펭귄들의 서식지가 진흙탕이 되고 있다. 눈과 얼음 속에서 건강하던 펭귄도 비에는 취약하다고. © Sarah Pabst


돌고 돌고 돌고


따뜻한 공기는 위로,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내려간다. 온돌식 난방으로 바닥을 데우면, 바닥뿐 아니라 방 전체가 따뜻해진다.

열기구는 공기를 뜨겁게 데워 위로 두둥실 올라간다. ⓒ Joe Dudeck

반대로 찬 공기는 아래로 내려간다. 에어컨 바람이 머리 위에서 나와야 실내가 골고루 시원해진다.


북극곰들이 살고 있는 극지에서차가운 공기가 아래로 내려간다. 그리고 그 빈자리보다 남쪽에 있 공기들이 흘러가 채우게 된다. 그 와중에 지구는 자전을 하고 있어서, 공기가 여러 겹으로 덩어리 져서 돌고 돌고 돌고 있다.

미쉐린 타이어 캐릭터 마냥 통통하게 둘러진 지구의 공기층 ⓒ Barbara Summey



흐물흐물 제트스트림


위의 그림처럼 극지방은 공기층이 팽팽하고 예쁘게 묶여있었다. 그런데 극지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하강기류가 약해지고, 위 그림의 "극지 구역 polar cell" 외곽을 흐르던 제트기류가 흐물흐물해져 버리고 있다. 그냥 모양만 좀 안 예쁜 게 아니라 이상 기온이 발생한다. 특히 올해 기록적인 더위를 기록한 북미 서부지방에서는 이 찌그러진 제트기류로 인해서 넓은 지역이 아주 그냥 푹 익어버렸다.


북미에서 발생한 이상 고온. 제트기류가 약해진 와중에 뜨거운 공기가 갇혀버렸다. ⓒ Financial Times

기록된 최고온도가 49.6도인데, 단백질은 40도가 넘으면 굳기 시작한다. 달걀을 밖에 내놓으면 익기 시작하는 수준이다.

45분 동안 밖에 둔 계란으로 아보카도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는 캐나다 시민 ⓒ KelleyKOIN


여름에는 이렇게 뜨겁지만 겨울에는 북극의 찬 기류가 훅 내려오는 이상 한파도 생긴다. 얌전하게 도도히 흐르던 공기의 흐름이 꿀렁거리면서 너무 고, 너무 추운 날씨가 생긴다. 그로 인해 괴로운 동네, 날들 점점 많아질 것이다.



강력해지는 허리케인


허리케인, 태풍 등은 적도 주변에서 시작된다. 지구가 더워지면 허리케인이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가 더 빠르게 리필된다. 바다의 온도가 높아지니 한번 생긴 허리케인은 더 쑥쑥 자라고, 극지 얼음이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하니 해일도 더 강해진다.


기온 상승으로 인해 허리케인이 더 자주, 강하게 발생한다. ⓒ Aaron McConomy



불타는 시베리아


우리와 가깝게는 시베리아의 산불이 난리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라서 건조한 여름이 와닿지 않는다. 하지만 기온이 높아지면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분이 더 많아진다. 드라이기에서 뜨거운 바람이 불면 머리카락이 금방 마르는 것처럼 공기가 더워지면 건조해진다. 자연적인 산불은 원래도 있었지만,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사람이 사는 곳만 겨우 불을 끄고 있고, 손쓰지 못하는 대형 산불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산불 자체로도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땅속에 묻힌 썩은 식물들의 탄소들까지 공기 중으로 나와버린다고.

갈수록 늘어나는 시베리아의 산불 ⓒ Copernicus Sentinel data, processed by Pierre Markuse



변화, 위기, 혹은 재앙


기후변화(climate change)는 말 그대로 전과 같지 않고, 변했다 중립적인 표현이다. 좋다거나 나쁘다는 것 없이 그냥 바뀌었다는 것이다. 사실 지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변하는구나~ 하고 남일처럼 고상하게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다. 사람이 아무것도 안 하고 숨만 쉬어도 하루에 이산화탄소를 1kg 씩 내뿜는다. 함께 힘을 모아 잘 극복한다면 위기(crisis)로 지나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재앙(disaster)이 될 것이다.


2008년 은퇴를 하며 기후 변화(change)라는 화두를 꺼내던 빌 게이츠 아저씨는 2021년 기후 재앙(disaster)을 막아야한다고 이야기한다. ⓒ Bill Gates




희망적인 얘기를 하고 싶지만

전 세계에서 연간 510억 톤의 탄소가 배출된다. 지금의 배출량도 지구가 감당을 못 하는데,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의 인구증가와 생활수준 향상을 고려하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도 더워지고 있고, 당분간은 계속 더워질 것이다.


그래서 어쩌지?

2070년쯤 화성 이주하는 사람들 틈에 끼어서 지구를 탈출하려면 지금이라도 돈을 열심히 모아야 할까?

우선 지구에 살고 있으니 탄소 배출의 주 원인이 무엇이고, 우리가 바꿀 수 있는게 있는지 좀 더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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