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더운데 해변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야
자카르타 현지인들에게 하루정도 놀러 갈 곳이 어디 있느냐 추천해달라고 말하면 열이면 열 모두 답하는 곳이 안쫄(Ancol)입니다. 안쫄은 자카르타가 보유한 해변이자 자랑하는 유원지입니다. 그렇다고 엄청 화려하거나 규모가 어마어마한 건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카르타에 있다면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곳 중 하나입니다. 자카르타 제일 북쪽에 있습니다.
안쫄 유원지는 입장료가 있어요. 차를 타고 들어가면 별도의 비용이 또 들어갑니다. 혹시 택시나 그랩을 타고 들어가면 입구에서 내려 걸어가는 게 낫습니다. 택시나 그랩을 타고 안으로 들어가면 기사의 비용까지 지불해야 하죠.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고요.
안쫄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해변, 아쿠아리움, 놀이동산, 워터파크, 리조트, 케이블카 등등입니다.
하루 만에 이걸 다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시간적인 문제도 있지만 날씨가 워낙 더우니 저걸 다 해보겠다고 덤비면 금세 체력이 바닥나고 말 거예요.
장기간 거주로 자카르타에 있다면 두고두고 가면 되겠지만 단기간 여행으로 자카르타에 왔다면 하루 코스로 즐길만한 것은 해변과 아쿠아리움, Samudra 동물쇼 정도일 것입니다. 이것만 즐겨도 하루 재밌게 보낼 수 있어요. 그 이상은 너무 더워서 좀 힘들 수 있습니다.
해변은 마실 나온 가족들로 가득합니다. 물놀이는 세계 어디서든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해변가의 그늘이면 가족끼리 자리 깔고 앉아서 수다를 떨거나 잠을 자거나 음식을 먹거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늘 축축하게 젖어서 돌아다니는 모습 한국이라고 다를 거 없죠.
하지만 그들처럼 바다에 풍덩 빠져서 수영하는 것은 별로 권해드리고 싶지 않아요. 물이 그리 깨끗해 보이지 않는답니다. 자카르타에 면한 해변들 상당 부분이 쓰레기 천지예요. 그나마 안쫄 해변이 깨끗한 편이긴 한데 별로 권하고 싶진 않아요. 좀 먼 바다로 나가면 아주 깨끗한 바다를 맛볼 수 있지만 해변은 좀 달라요.
해변에 다니다 보면 배를 타라고 호객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조그만 배를 타고 자카르타 바다로 나가 약 15분 정도 돌아다녀요. 자카르타 사람들도 많이 탑니다. 가격은 절충하기 나름인데 처음 물으면 보통 인당 50,000루피(약 4천원)를 불러요. 제가 이걸 두 번 타봤는데 한 번은 그냥 50,000루피 주고 탔습니다. 두 번째는 굳이 탈 생각이 없어서 안 타겠다고 하니 두 명을 50,000루피에 태우더라고요. 역시 인도네시아는 기본적으로 네고(Nego)를 해줘야 맛입니다. 인당 30,000루피까지는 깎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이 배를 타고 인근 바다를 즐길 수 있어요. 한번 시도해볼 만합니다. 파도가 살짝 있으면 위아래로 출렁거리는 게 흡사 놀이기구 타는 것 같아요.
자카르타 안쫄에는 아쿠아리움(Ancol Sea World)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여행지에 있는 아쿠아리움은 다 다녀보는 성향이라 안 가볼 수 없었죠. 전 의외로 이 곳이 괜찮았어요.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새로운 것들을 자주 봤어요. 입장료는 주중과 휴일이 달라요. 주중에는 85,000루피이고 휴일에는 105,000루피입니다. 역시나 아이들로 가득한 곳입니다.
티켓을 사서 입구로 들어서면 입장권을 확인했다는 도장을 팔에다 찍어줘요.(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지만) 보통의 아쿠아리움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되겠지만 이 곳만의 독특한 것이 있어요.
다른 나라에도 이런 컨셉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 안쫄 씨월드는 거북이와 새끼 상어를 직접 만져볼 수 있습니다. 이게 뭔 소리냐 싶겠지만 진짜예요. Touch Pool이라는 게 있어서 바다거북이, 작은 상어를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 참조) 거북이랑 상어 스트레스 많이 받을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신기했던 것은 특별전시인데 이곳에서 살았던 거대 생물(상어, 가오리)이 죽고 난 뒤 박제해서 전시를 해 두었어요. 얼마 전에 다시 들렀을 때는 상어는 없어졌더라고요. 가오리는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심해 생물에 대한 박제 전시도 있었어요.
다 둘러보는데 1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작은 규모이지만 있을 건 다 있습니다. 아쿠아리움의 하이라이트인 대형 수족관 및 해저터널도 있더라고요. 규모는 좀 작지만. 그리고 출구 쪽에 자동차와 전화부스를 수족관으로 개조한 것은 인상 깊었습니다.
자카르타를 여행한다면 이 안쫄(Ancol)은 반드시 들러야 할 여행 필수 장소입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더 먼 바다로 나가는 것을 추천하겠지만 하루정도 시간이라면 충분히 가족끼리 연인끼리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