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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피스트 Dec 25. 2018

자카르타 식민지 역사의 장소 '파타힐라 광장'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자카르타 사람들 

인도네시아도 그 옛날 서구 열강들에 의해 식민지가 된 곳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의 식민지배를 받았습니다. 현재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는 식민시절 바타비아(Batavia)로 불리었지요. 바타비아는 네덜란드의 19세기 초 옛이름이구요. 


<파타힐라 광장>


자카르타가 바타비아로 불리던 시절, 코타(Kota) 지역은 식민지의 관공서, 무역회사들이 들어서면서 만들어진 시가지입니다. 지금은 구시가지로 불리게 되었지만 과거에는 수탈의 중심이면서 가장 활발한 활동이 있었던 지역입니다. 그 역사적 배경을 간직한 수많은 건축물 중 '자카르타 역사박물관'이 식민지 시절의 역사이야기와 가장 관련이 깊습니다.



자카르타 역사박물관은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 총독부' 같은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지금이야 역사박물관으로 바뀌어서 식민지 시절의 역사를 전하는 역할을 하지만 바타비아 시절 이 건물은 수탈과 지배를 상징했습니다. 그 건물 앞에 널찍한 광장이 있습니다. 이 광장이 '파타힐라 광장(Fatahillah Square)' 또는 '바타비아 광장'입니다. 


<자카르타 역사 박물관>


이 광장을 여러 번 방문했습니다. 주변에 식민지 시절 양식의 건축물들을 보는 것도 좋았고 다양한 박물관들이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광장 그 자체가 가진 활력이 좋았습니다. 과거에 이 광장은 네덜란드 사람들의 행사로 사용하거나 죄인들을 처형하는 장소로 사용되었지만 지금은 인도네시아 젊은 사람들의 여가를 보내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코스프레를 하고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부터 길거리 버스킹을 하는 무리들, 가족들과 함께 놀러 나와 바닥에 자리를 깔고 쉬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광장 가운데서는 자전거를 타고 즐거운 표정을 하며 노니는 사람들로 가득했지요. 많은 외국 관광객들도 방문하는 곳인 만큼 현지 대학생들이 이 외국인들을 상대로 인터뷰하는 팀들도 많았습니다.  이 광장은 과거의 역사와는 상관없는 듯 새로운 자카르타 사람들의 역사를 그려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활력이 보기 좋았습니다. 과거 식민지 역사를 지우기 위해 시청 건물을 부수지 않고 역사박물관으로 활용한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태도는 비슷한 일을 겪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자카르타 역사 박물관>


이 광장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좋은 곳은 카페 바타비아(Cafe Batavia)입니다. 이 카페가 있는 건물은 1800년 초에 지어진 네덜란드풍 건물입니다. 원래 용도는 네덜란드 총독의 거주지 었습니다. 추후에 카페로 개조되었는데 1800년대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2층에서 파타힐라 광장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물론 창밖을 내다볼 수 있는 자리는 경쟁이 심합니다. 예약을 하기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명성에 비해 음식이나 음료 맛은 좋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가격도 비싼 편이구요. 그냥 건물 구경 값이라고 생각하고 즐겨야 할 듯합니다. 


<카페 바타비아>


파타힐라 광장을 주변으로 식민지 시절의 역사적 의미를 갖는 장소와 건축물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좋습니다. 과거의 역사뿐 아니라 지금의 역사를 지켜보는 것도 좋습니다. 자카르타에서 이렇게 활기가 넘치는 곳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거든요. 이 광장을 시작으로 북쪽으로 순다 끌라빠까지 역사적 장소들을 방문해보는 것도 추천해드릴 만한 코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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