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많은 70대 노인 인턴과 젊은 30대 여성 CEO가 만났다. 인턴 벤은 전화번호부 회사에서 40년을 다니며 부사장을 지낸 직장의 베테랑이다. 그는 아내가 죽은 지 3년 반이 되었다. 그동안 모아둔 마일리지로 세계여행을 다니고 골프도 하면서 자유롭게 삶을 즐긴다. 그는 퇴직하고 여행과 골프, 요리, 요가 등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다하며 지냈다. 그래도 활동하지 않아 채워지지 않은 허전함 때문에 시니어 인턴사원을 뽑는 일자리에 지원하게 된다.
줄스 오스턴은 온라인 쇼핑몰을 4년 만에 20명에서 220명의 회사로 키운 젊은 30살의 여성 CEO이다. 그녀는 시간 절약과 운동을 위해 사무실 안에서 자전거로 이동한다. 남편도 유능한 사람이지만 지금은 줄스를 대신하여 딸을 돌보며 전업남편으로 살아간다. 줄스는 5년 목표를 9개월에 달성하면서 회사를 키워나간다.
벤은 아침마다 일찍 출근하고 퇴근할 때를 기다린다. 직원들의 어려운 부탁을 들어주며 차츰 새로운 직장에 적응해간다. 벤은 약물중독인 줄스의 개인기사를 대신해 그녀의 차를 운전한다. 차에서 통화나 말하는 것들에 대해 확실하게 비밀을 지킨다. 줄스의 책상에 산더미처럼 쌓인 잡동사니를 벤이 깔끔하게 정리하여 그녀와 직원들에게 호평을 받는다. 벤은 매일 면도를 하고 양복을 입고 출근을 한다.
줄스를 태우고 간 벤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 그녀에게 수프를 사다 준다. 줄스에게 뜻밖의 음식은 기운 나게 해 주면서 벤을 더 좋아하게 만든다. 줄스는 회사 업무 스트레스로 피곤해하고 남편과 사이클이 달라 힘들어한다.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남편 맷이지만 불만이 있다. 줄스와 맷은 깨어있을 때 대화할 시간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서로 바쁘다.
벤은 모두 퇴근해도 개의치 않고 줄스를 끝까지 기다린다. 직원 없는 사무실에 줄스는 간식을 같이 먹으며 벤과 이야기를 나눈다. 벤은 자신이 은퇴 전에 덕스 부사장이었고, 그전엔 영업과 광고일을 했다고 말한다. 전화번호부 만들던 곳 사무실이 바로 이곳이며, 20년 넘게 근무해서 집 같다고 한다. 벤이 페이스북에 가입하는 것을 줄스가 도와주며 벤에 대해 알아간다. 퇴근하며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코를 심하게 코 고는 줄스를 보며 애처롭게 느낀다.
벤이 다른 팀으로 가서 여기사가 줄스의 차를 운전했는데 거칠게 운전하는 바람에 다시 벤을 인턴으로 모셔오게 된다. 줄스는 운전면허가 없어서 깍듯하게 벤을 대한다. 베키는 여비서로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줄스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벤이 구매패턴을 정확하게 짚어내어 여비서를 칭찬하도록 유도하고 불만을 없애 준다. 잠시 집 문제를 고민하는 직원에게 함께 묵게 하기도 한다. 벤의 집안 넥타이나 물품들이 깔끔하게 정리된 것을 보고 직원이 깜짝 놀란다. 벤은 항상 손수건을 갖고 다니라고 조언하며 그건 빌려주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쇼핑몰 회사의 악재들이 겹쳐서 일어난다. 판매한 물건들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정기검사 중에 빈대 발견으로 물건 전량을 회수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그러던 중에 메일을 잘못 보내 엄마를 테러범으로 몰아간 것이다. 엄마가 메일을 보기 전에 그것을 지워야 하는 특명을 직원에게 내린다. 비상벨이 울리는 상황에서 벤이 기지를 발휘하여 아슬아슬하게 메일을 지우고 나온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그녀를 도와준 것이 줄스에겐 평생 은혜로 남았다. 그래서 직원들과 술자리를 마련하여 줄스는 호기 있게 술을 마신다. 그러나 너무 과하게 마신 게 문제가 되어 술주정에다가 구토까지 하며 벤의 어깨에 기대기까지 한다.
샌프란시스코 비행기를 탄다. 새로운 CEO를 영입하기 위한 여행이었다. 그날 호텔에 화재경보가 발생하면서 불안하여 둘이 한 방에 머물게 된다. 거기서 줄스 자신이 처한 이야기를 말하며 남편의 외도에 대해서도 말하게 된다. CEO 영입에 대해서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진행하기로 한다. 집으로 돌아와서 절차를 밟던 중 남편은 회사로 찾아오고 자신의 외도 실수를 말하며 회사를 지속해 나갈 줄 것을 줄스에게 요청한다. 그녀도 여러 가지 고민한 끝에 영입은 안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힘든 상황을 극복해 가기로 다짐을 하면서 회사 직원들도 다시 희망을 찾는다.
이 영화는 남성과 여성, 구세대와 신세대, , 전화번호부 책자와 온라인 쇼핑몰, 홀아비와 가정, 등 많은 부분에서 극과 극으로 대비된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고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들을 조화롭게 만들어 가며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영화다. 남자 사장에 여자 비서가 일반적이지만 역할을 과감하게 바꾸었다. 퇴직한 노인이지만 인터넷이나 페이스북 같은 것들을 젊은이들을 통해 배워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권위를 내세우고 훈계를 하는 퇴직 어른에서 딸 같은 여성 CEO의 세탁물을 맡기다든지, 운전기사 역할을 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러면서 자신의 품위를 지키려 양복을 입고 출근하고 대표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모습도 있다.
미국 사회이지만 여성의 능력이 우수하면 남편이 아이를 키우고 살림하는 전업주부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능력 있는 여자로 약간의 소외를 느끼며 남편이 한 눈을 팔고 여성은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 갈등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이렇게 겪는 문제는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영화 속에서 나름 잘 풀어내는 과정이 담겨 있어 좋았다. 이영화의 두 주인공 벤의 역할 로버트 드 니로와 줄스역에 앤 해서웨이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좋았다. 출근하기 전 인사를 연습을 한다든지, 눈물을 흘릴 때마다 손수건을 건네주는 모습, 눈을 깜박이며 말을 해보는 거, 마사지를 받으며 자지러지는 표정의 연기가 보기 좋았다.
앤 해서웨이는 늘씬하고 연기를 잘하는 미녀 배우이다. 사무실 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나 선글라스를 쓰고 사무실에 나타나는 모습도 세련되고 활동적인 CEO의 모습을 보여준다. 술을 마시고 구토하는 장면이나 샌프란시스코에 출장 가서 남편의 외도 사실을 벤에게 말하며 우는 모습은 매우 애처롭게 느껴졌다. 너무 흥분해서 목이나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어 변하는 모습은 앤 해서웨이가 영화 인물에 얼마나 몰입하여 연기하는지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앤 해서웨이는 2012년 개봉된 레미제라블 영화에서 장발장 운명의 여인 판틴 역할을 맡아, 울면서 머리를 삭발하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죽음을 앞두고 딸 코제트를 맡기는 그녀의 연기는 가슴을 저미게 할 만큼 훌륭한 연기였다.
이영화는 인턴이다. 일정한 선발 양식에 따라 지원하여 미리 회사의 실무를 익히는 과정에 참여한 사람을 가리킨다. 벤이 인터넷 쇼핑몰 회사에 인턴사원으로 들어가서 일을 익히는 것을 말하기도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영화에서 실질적으로 보여 주려는 것은 인생선배에게 배우는 인생조언 같은 것이다. 줄스가 벤에게 받은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