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행복에 감염시켰던 사랑스러운 아멜리에!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화려한 영상미와 사운드! 주인공 <아멜리에>는 청정지역의 맑은 물처럼 깨끗하고, 늘 곁에 두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다. 빰에 닿는 짧은 단발머리를 한 아멜리에의 맑고 큰 눈은 호기심이 가득하다. 프랑스 몽마르트르 주변에 가면 그녀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남자들뿐만 아니라 여성들 마음에도 아멜리에는 설렘과 기쁨을 안겨 준다. 그윽한 눈빛과 빨간 립스틱에 빠른 프랑스 말을 하는 모습이 애교스럽다. 빨갛고 초록인 원색의 옷을 입고 있는 귀여운 모습, 그리고 얼뚱 발랄한 그녀의 행동들이 우리들의 마음을 해제시킨다. 영화는 2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세련되었다.
군의관 출신 아빠와 초등학교 교사 엄마 그리고 아멜리에
<아멜리에>는 2001년 프랑스에서 제작되었으며, 오도리 토투와 마티유 카 소비 추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이다.오도리의 커다란 눈, 얼굴 그리고 전체적으로 사랑스러운 모습과 장 피에르 감독의 색감 연출이 돋보인 작품이다.프랑스 몽마르트르 주변에 살고 있는 주인공 아멜리에를 중심으로 영화 내용이 전개된다. 영화 초반에 아멜리에의 성장과정이 내레이션으로 빠르게 소개된다. 주인공 아멜리에는 1973년 파리에서 라파엘 폴랑과 아망단 부부 사이에 태어났다. 아멜리에 아빠는 군의관 출신이며 고집불통이다. 엄마는 학교 교사로 신경이 예민하다. 아빠가 좋아 두근대는 증상을 심장병으로 오진한 탓에 학교에 가지 못하고 홈스쿨링을 했다. 신경과민인 엄마와 고집이 센 아빠 사이에 아멜리에는 날마다 심심하고 지루하다.
프랑스 마을과 아멜리에
키우는 금붕어가 처지를 비관해 자살로 튀어나와 아멜리에는 놀라서 고함을 지른다. 그 사건으로 엄마는 신경쇠약이 악화되어 금붕어를 냇가에 풀어준다. 아망단은 심심한 아멜리를 위해 중고 카메라를 사준다. 사진 찍는 도중에 차 사고가 나자 이웃집 아저씨가 아멜리에 때문이라고 장난을 쳤다. 나중에 속은 것을 알고 수신기를 건드려 티브를 못 보게 복수한다. 엄마 아망단은 아들을 갖기 위해 노트르담 성당에 기도하러 갔다가 자살하는 사람에 깔려 죽는다. 엄마 유골함을 집 정원에 두었다. 아멜리에는 아빠와 지내면서 독립을 꿈꾸고 5년 후 카페 직원으로 취직을 한다.
아멜리에 카페 취업과 보물상자 미션
카페 주인 수잔은 전에 곡예사를 할 때 다리를 다쳤으나 서빙 일을 잘한다. 구석에서 담배를 파는 조제트는 우울증과 편두통 환자다. 지나는 민간 치료사로 커피숖 서빙 일을 돕는다. 지나에게 차인 조셉은 커피를 마시며 지나를 감시한다. 아멜리에는 주말에 아버지를 뵈러 간다. 그리고 가끔 영화도 보러 간다. 극장 안 사람들의 표정과 옥에 티를 찾아내는 게 그녀 취미다아멜리에는 아직 애인이 없다. 몇 명 만나 봤으나 결과는 실망이었다. 대신 그녀는 다른 데서 즐거움을 찾는다. 곡식 자루에 손을 넣거나, 스푼으로 크렘 부를레를 깨트리는 것이다.
아멜리에의 유명한 크렘 부들레 깨기
그리고 아멜리에는 생 마르탕 운하에서 물수제비 뜨기를 좋아한다. 아멜리에가 독립해 혼자 사는 집은 작지만 아담하게 꾸며져 있다. 특히 집안을 거의 붉은색으로 도배했다. 거기다 아멜리에가 입는 옷들은 초록이거나 선명한 옷이라 돋보인다. 20년을 집에서 그림을 그리는 만성통증 환자 뒤파엘 화가 할아버지는옆집에 산다. 바깥출입도 어렵고 부딪치지 않도록 모퉁이를 싸매 놓았다. 르느와르 그림에서 표정을 그리기 어렵다 말한다. 다이애나비 사망 뉴스를 보다가 아멜리에는 우연히 벽 안쪽에서 수저통 닮은 낡은 상자를 발견한다. 누군가의 소중한 추억을 생각해 주인을 찾아 주기로 마음먹는다.'혹시 여기 살았던 사람을 알고 있을까?' 싶어 아멜리에가 찾아간 사람은 아랫집이다. 60대 중반의 마들렌은 편지를 보여주며 바람을 피우다 외국에서 죽은 남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들렌의 남편 편지
아멜리에는 상자의 주인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을 만나러 다닌다. 기록을 잘해둔 루시팽 어머니 도움으로 블레도토 가족이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진전이 없자 화가는 철자가 바뀐 블레토도임을 조언 한다. 그래서 그를 찾게 되지만 보물상자를 직접 전달하지 않는다. 그가 지나가는 길을 알아내 공중전화 벨소리 로유인한다. 블레토도가 자신의 추억이 깃든 상자를 찾아 기적 같다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본다.
40년 전의 숨겨둔 보물상자
사랑스러운 아멜리에의 해피 바이러스
아멜리에는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줘야겠다고 다짐한다. 세상을 향해 다가가며 소외된 사람들의 꿈을 찾도록 도와준다. 앞을 보지 못하는 노인에게 주변의 풍경들을 말로 설명해준다. 동네 채소가게 점원 루시엥을 빈정대며 구박하는 주인 꼴리뇽에게는 열쇠를 복사하고 집에 들어가 치약을 무좀약과 바꿔놓는다. 그리고 양주에 소금을 넣고 시계를 돌려놓아 시간을 착각하게 만든다. 이런 것들로 복수를 대신해 주며 점원을 도와주고 행복하게 해 준다. 그리고 카페에서 함께 일하는 지나를 스토킹 하는 요셉에게는 외로워하는 조제트를 대신 연결해 주며 사랑하게 만들어 준다.
꼴리뇽과 루시엥
아멜리에는 남편의 외도와 죽음으로 상심해하는 마들렌 아줌마를 위해 묘책을 꾸민다. 몰래 가져온 예전 편지를 복사해 오려 붙이고 누렇게 만들어 마치 남편이 보낸 편지처럼 꾸민다. 실수를 용서하고 인생을 잘 살라는 편지였다. 마들렌에게 외도했던 남편에 대한 미움을 없애 준다. 아멜리에는 지하철역 사진 촬영기 밑에서 리노를 발견한다. 그는 남들이 찢어 버리고 간 증명사진을 찾아 앨범을 만드는 취미를 가진 청년이다. 갑자기 누군가에게 무엇을 전달하려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리노를 뒤쫓는다.
그러다 그가 떨어뜨리고 간 앨범을 줍게 되는데 찢어진 증명사진들이 붙어 있다. 아멜리에는 니노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게 된다. 아멜리에는놀이공원에 간다. 아르바이트하는 니노가 분장해 해골 모습으로 쓰다듬어도 그녀는 무서워하지 않고 편안함을 느낀다. 이영화엔 공중전화로 전화가 오는 황당한 경우가 몇 번 있다. 분장한 사람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게 한다. 거기서 망원경으로 보니 멀리서 아멜리에가 손을 흔들며 앨범을 가져다 놓는다.
아멜리에 용기를 내, 니노를 붙잡아!
아멜리에는 자두 케이크 만들고 니노가 문밖에서 그녀를 부른다. 그러나 그녀는 나가지 못하고 리노는 다음에 다시 온다며 갔다. 아멜리는 너무 수줍고 용기가 없어 니노에게 가까이 가지 못한다. 이때 화가 뒤파엘 할아버지가 아멜리에게 용기를 준다. 다른 사람만 도와주지 말고 아멜리의 삶을 찾으라고 말이다. 화가 할아버지는 밖에 나가지 못하는 자신을 위해 비디오를 찍어 보내주던 아멜리에를 도와주고 싶었다. 그래서 다시 비디오에 영상을 담아 보낸다.
뒤파엘 화가 할아버지
네 뼈는 유리처럼 약하지 않아!
넌 삶의 어떤 역경도 헤쳐 나갈 수 있어
지금 이 기회를 놓쳐 버리면 결국 네 심장은 내 슬픈 몰골처럼 앙상하게 말라 산산조각 나고 말 거야
그러니까 얼른 가서 그를 붙잡아
할아버지의 영상을 보고 뛰쳐나가는데 니노가 문밖에 있다. 둘은 집으로 들어와 한참을 말이 없다. 서로 스킨십만 하고 있다. 고양이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고 결국 둘은 하나가 된다. 아멜리에 아빠는 두 개의 가방을 갖고 국제공항에 서 있다. 정원에 있던 인형을 아멜리는 스튜어디스 지인을 통해 방문하는 나라마다 사진을 찍어 전달했었다. 아멜리에 아빠도 삶을 즐기고 주도적으로 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니노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멜리에
영화 속의 내레이션과 원색의 초록과 빨강
대부분의 영화가 장면과 대사에 충실한 반면 이영화는 전반적으로 내레이션으로 설명되는 부분이 많다. 영화 촬영장이던 카페는 지금도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고 한다. 사랑스러운 아멜리에가 그랬던 것처럼 크렘 부르레를주문하고 영화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영화 속의 아멜리에 집이 온통 붉은색으로 꾸며져 있고 동화 속 세상처럼 보인다. 동네 채소가게는 빨간 차양과 녹색이다. 공간에 서 있는 아멜리에는 어김없이 빨간색 옷을 입고 있다. 강렬한 원색을 교차시켜 묘한 매력을 발산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불러 모은다.
아멜리에는 어른을 위한 19금 영화
아멜리에가 어릴 때 찍었던 토끼 구름, 움직이는 액자 속 동물들, 난쟁이 모형, 놀이공원은 ‘귀여운 환상 동화의 세계’로 만들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영화는 19금 영화이다. 초반 임신해서 배불러오는 모습과 남 녀의 합치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에 크게 어울리지 않아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감독의 생각은 다른가 본다. 생텍취 베리의 <어린 왕자>가 어른을 위한 동화이듯이 아멜리에는 어른을 위한 영화로 만들었다고 한다. 아멜리에의 사랑스럽고 다소 엉뚱하고 순수한 마음을 통해 관객들의 순수성을 되찾아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예술과 여유, 낭만의 도시 파리
주로 아멜리에가 일하는 커피숖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곳에서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편집증 환자, 팔이 없는 사람, 앞을 못 보는 사람, 집에만 갇혀있는 사람, 카페로 출근하며 감시하는 사람 등 다소 결핍되어 있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사실 아멜리에도 무척 외롭기 때문에 공상에 빠진 인물로 등장한다. 그녀의 엉뚱하고도 귀여운 행동들이 이어진다. 만성통증환자로 나오는 화가 할아버지는 르느와르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의 거실에는 예술 작품이 많다. 그리고 집들마다 벽에 그림이 걸려있다. 길거리에 거지들조차도 일요일엔 쉰다며 돈을 받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여유와 낭만이 있는 영화이다. 파리의 모습과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다. 이 영화는 전체적인 색감과 여유, 그리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마음이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