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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Aug 27. 2021

영화 리뷰 -《 아메리칸 초밥왕 》

드라마 2017년 / 감독-앤서니 루세로 / 107분

영화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태리에 파스타가 있다면 일본엔 스시가 있다. 일식 셰프들의 자부심이 대단한 생선 초밥! 여성이 요식업계 특히 일식을 만드는 데는 불리한 조건이다. 그래서 여성 일식 세프는 전무한 상태이다. 그런 초밥 업계 철칙에 감히 일본 여성도 아닌 아메리칸 여성이 도전장을 던졌다. 그녀는 노점상에서 컵과일을 팔다 강도를 만나고 신변에 위협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일식의 독특하고 정갈한 이미지에 매혹되어 취직하게 된다. 1년간 주방에서 허드레 일을 하면서 초밥 셰프의 꿈을 꾸게 된 후아나! 하지만 서양인 여성이 초밥 셰프가 되는 건 쉽지 않다. 업계의 편견과 관습을 그녀는 어떻게 깨트릴 수 있을까?


미혼모 후아나(다이애나 엘리자베스 토레스)는 캘리포니아에서 아빠를 모시고 딸과 살고 있다. 도매시장에서 아빠와 과일을 사다가 썰어서 컵에 담아 판다. 그녀의 복장은 편한 후드티에 청바지! 그리고 긴 머리는 질끈 묶었다. 앞치마를 하고 연신 과일을 썰어 컵에 담고 있다. 강인한 생활력과 손재주가 좋은 후아나는 하는 일에 만족하고 있다. 트럭에서 자는 딸아이를 깨워 학교에 보낸다. 복권이 당첨돼서 가난한 생활에서 벗어나길 원하지만 가능성은 없다. 공장용 주스로 쉽게 맛을 내자는 아빠에게 그건 안된다고 한다. 아빠는 집에 가서 쉬라는 후아나의 만류에 다른 가게를 봐주러 가셨다.

물건을 팔아 돈을 묶어 앞치마에 넣었다. 차에서 지켜보던 괴한 둘이 물건을 사는 척하다 권총을 겨누며 돈을 빼앗아 갔다. 순식간의 벌어진 일이라 어이없이 당한다. 권총을 소지한 미국에서 여자가 길에서 장사하는 것은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공포감을 느낀 그녀는 회의를 느낀다. 동네를 둘러보던 후아나는 초밥집 직원을 뽑는다는 공고에 관심을 갖는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오사카 일식 초밥집이다. 아빠나 옆집 아저씨는 후아나에게 '타고' 장사를 권하지만 초밥집 일을 하고 싶어 한다. 20킬로 쌀을 옮기고 설거지, 청소, 쓰레기 버리기 힘든 일이지만 주방 일을 선택한다. 주방장 아키(유타카 타케우치) 셰프를 포함하여 남자 셰프까지 세 명이다. 연일 장사가 잘 돼서 정신없이 바쁘다.


얼마쯤 지나 후아나는 주문이 밀려드는 생선 초밥 일을 거들기 시작한다. 더구나 셰프 아키가 스페인어를 사용할 줄 알아 더 친숙해진다. 초밥에 쓰일 생선 보는 법을 배우고, 주방일도 적극적으로 하게 된다. 서툰 젓가락질을 집에서 연습하는 후아나! 주방장 아키는 후아나에게 오이 돌려 깎기를 가르쳐준다. 그녀의 유연하고 정교한 칼놀림에 놀란다. 아빠가 폭력적인 좀비 영화를 시청하자 딸을 학교에도 보내고 의료보험도 생길 거라는 희망을 전한다. 후아나는 일식 이름을 외우고 초밥의 맛도 알아간다. 가게에서 팔고 남은 초밥을 아키가 주자 집으로 가져온다.


그런데 일단 색다른 음식에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해

                   엄마가 일하는 식당에서 만든 것인데 정말 맛있어             

                        캘리포니아롤, 참지 롤, 이건 로큰롤이야


가게 바깥에서 초밥 싸는 것을 구경하고 또 숨어서도 관심을 갖고 본다. 초밥집 사장이 다그치며 진저롤이 빠진 음식을 탓하며 후아나를 책망한다. 축제 구경 간 자리에서 아빠는 과일장사를 했으면 돈을 많이 벌었을 거라며 후회했다. 여전히 초밥에만 관심 갖는 후아나를 이해할 수 없다. 셰프 아키가 지각 한 날, 후아나는 망설이다가 안 되겠다 싶어 생선회를 뜨고 수프를 먼저 끓여 놓는다. 미안해진 아키는 생선은 결과 반대로 썰어야 한다며 초밥 만드는 비법을 가르쳐 준다.  

후아나는 초밥을 해 보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 인터넷을 검색하며 조리법을 알아간다. 그러다 우연히 초밥왕 경연대회에 신청한다. 아키에게 생선 초밥 실패의 원인을 물어본다. 여자의 손은 따뜻해서 초밥을 만들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후아나가 아키에게 초밥요리 대회에 권해 보지만 이곳이 자신의 자리라며 관심 없다. 이제 후아나는 초밥을 잘 만든다. 사장은 바에서 주문받지 말라고 셰프들에게 경고한다. 이유는 종업원을 통해 주문받아야 위엄이 선다는 것이다. 후아나는 여전히 집에서 요리 연습도 하고 실력을 키워 나간다.


주문이 많이 밀리자 아키는 사장 없을 때 후아나에게 생선초밥을 만들게 한다. 수고비를 그녀에게 주고 건배를 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후아나는 욕심을 내 식당 수습생이 아닌 초밥 셰프가 되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아키는 주방은 신성한 곳이어서 깨끗하고 정결해야 하고 흐트러짐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안된다고 했다. 또 사장님이 허락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후아나는 다른 셰프는 한국인과 중국인이지 않느냐며 따졌다. 아키는 '타고' 가게를 갔을 때 일본인이 만들고 있으면 망설일 것 같다며 정통성을 말해준다.


주문 들어온 초밥을 후아나가 만들다 사장에게 들키고 그것을 빼앗아 사장이 쓰레기통에 버린다. 다시 아키가 부탁하지만 그녀는 사장님한테 걸리면 안 된다고 하지 않는다. 손님이 사장에게 여자가 초밥을 만드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그러자 후아나에게 일을 시키는 아키를 사장이 훈계한다. 아키가 자신의 셰프 보조로 일하는 것을 사장께 건의해 본다는 말을 하지만 후아나는 싫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분명 바보 취급당할 거라며 사장님 가게는 자신 마음대로 하는 거라고 거부한다. 초밥 만드는 동영상을 찍어 대회에 출품하고, 사장에게 경연대회 나가는 것을 말한다.



                           저도 여기 밖에서 일할 자격이 있어요! 

                             라틴계는 왜 뒤에만 있느냐고요!

                             저는 더 이상 뒤에 있기 싫어요!


후아나는 사장에게 이렇게 큰소리로 따졌다. 사장은 초밥 세프가 되고 싶으면 다른 곳으로 가라고 했다. 그래서 후아나는 일식집 일은 그만두었다. 아빠는 네가 행복하길 원한다고 했다. 후아나는 세차 일을 시작했다. 아키는 후아나가 생각나고 후아나는 초밥이 생각났다. 요리대회서 참가 요청 편지가 왔는데 인터넷 생중계이다. 자신감 없어하는 후아나에게 아빠와 딸은 행운의 머플러와 초밥 장난감을 선물하며 응원했다. 아키가 후아나 집으로 자신이 쓰던 탄소강 칼을 가져왔다. 칼은 그냥 주는 게 아니라면서 1센트를 달라 다. 둘이 길에서 음식을 먹으며 데이트를 즐긴다.

초밥왕 경연대회 촬영에 가자 심사위원들이 당황한다. 후아나를 거부하면 소송이 걸리까 봐 받아 준다. 후아나는 아빠가 선물로 준 보라색 머플러를 돌돌 말아 이마에 맸다. 초밥 셰프가 소개되고 아빠는 너만의 방식으로 이겨보라고 응원한다. 초밥 만드는 과정이 생중계되고 셰프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오이 돌려 깎기에서 후아나가 1위고 연어초밥 만들기에서 2위다. 한 명만 전국대회 출전하기 때문에 안된다. 출전은 못했지만 특히 여자에 대해 거부반응이 심했던 곳을 뚫고 당당히 경연 대회에서 2위를 했다. 아빠와 딸이 초밥 가게에서 식사한다. 후아나가 당당히 셰프 옷을 입고 사장의 주문을 받으며 따라주는 술잔과 건배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후아나는 딸과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미혼모이다. 어떻게 미혼모가 되었는지에 대한 배경은 없다. 미혼모가 삶을 살아가기는 어디서나 힘들다. 힘든 주방 일이었지만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후아나는 요리에 워낙 관심이 많았다. 칼을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 게 그 이유다. 처음엔 주방에서 일을 했지만 그녀의 솜씨가 좋아 초밥 만드는 일까지 하게 된 경우다. 요리를 주제로 하는 영화는 스토리와 함께 음식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전에 일본 영화 중에 <리틀 포레스트>에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과정과 완성된 요리를 돋보이게 보여 주었다. 이영화는 요리 위주보다는 스토리 위주라고 할 수 있다. 야채를 썰어 가족 볶음밥을 만들 때 후아나의 칼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초밥 만들기와 생선 썰기 김밥 만들기 등을 보여 주기는 했지만 눈으로 즐길 수 있는 완성된 요리는 많지 않아 아쉽다.


아빠와 딸의 응원이 후아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아빠는 처음에 일본 스시에 대해 거부반응이 있었지만 열심히 하는 딸을 보면서 후아나를 적극적으로 밀어주었다. 대회를 앞두고 자신감 없던 후아나에게 가족의 응원은 큰 힘이 되었다. 후아나가 셰프로 인정받은 건 경연대회 출전도 한몫했다. 그건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방장 아키의 호의가 아니었다면 후아나가 초밥 만드는 것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셰프가 주방에서 일하는 여성에게 자신의 일감을 절대 넘겨주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들이 어쩌면 미국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미국 미혼모에서 일본 요리 셰프로, 그것도 가장 엄격한 일본 초밥집에서 후아나가 자신의 꿈을 이루는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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