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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Nov 12. 2021

영화 리뷰 - 《 결혼 이야기 》

코미디 미국 / 감독 : 노아 바움백 / 137분

※ 영화 결말 포함 스포일러 주의


영화 결혼 이야기는 아카데미 후보작에도 오르고 작품성도 좋아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영화이다. 천제적인 연극 연출가 남편 찰리(애덤 드라이버 배우)와 그의 극을 완성하는 배우 아내 니콜( 스카렛 요한슨 배우)과 귀여운 아들 헨리 가족의 이야기다. 얼핏 행복하게 보이는 가정이지만 부부가 별거하고 이혼하게 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혼 조정자는 부부가 헤어지기 전에 배우자의 장점을 적어 보도록 했다. 이유는 혼인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사랑했고, 그 사랑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지 체크하기 위해서다. 둘은 사소한 습관부터 장점까지 기억해서 적었다. 그러나 아내 니콜은 마음이 혼란스러워 자신이 쓴 편지는 물론 남편 찰리의 내용조차도 안 듣겠다고 가버린다. 둘은 집에 와서도 냉랭하다. 찰리는 중재자를 바꿔보는 것으로 말을 걸어본다. 니콜은 헤어지는 마당에 자신이 했던 연기에 대해 묻는다. 지적받은 니콜은 당당한척을 했지만 돌아서서 울고 만다. 니콜은 변호해 줄 로라를 소개받았다. 변호사없이 이혼하기엔 너무 살벌하고 싫어서이다. 왜 그렇게까지 되었을까? 둘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아내 니콜


니콜은 남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모범시민이다. 까다로운 가족문제에서 언제나 정답을 안다. 가족 이발도 직접 해준다. 양말 치우기, 찬장 닫기, 설거지 같은 집안일에는 젬병이지만 찰리를 위해 노력한다. 니콜은 영화와 TV중심지인 LA에서 자랐다. 그리고 어머니 샌드라, 언니 캐시와 굉장히 끈끈하다. 니콜은 선물도 잘 고른다. 진짜 잘 놀아주는 엄마다. 놀다가 마는 일이 없고 힘들다는 말도 안 한다. 때로는 지칠 법도 한데 말이다. 그리고 니콜은 경쟁심이 강하다. 팔 힘이 좋아서 병뚜껑도 가뿐히 따는데 섹시하다. 냉장고는 늘 터지기 직전이며 배가 고플 새가 없다. 수동차도 운전할 수 있다. 또 니콜은 춤에 깡인 찰리도 따라 추고 실을만큼 춤도 잘 춘다. 니콜은 책이나 작품이 있어 솔직 하지만 찰리는 아는 척이나 본지 오래된 척을 한다. 니콜은 찰리의 엉뚱한 정신에 기꺼이 장단을 맞춘다. 찰리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다.

남편 찰리


찰리의 매력은 굴하지 않는 성격이다. 남들이 뭐라든 어떤 실패에도 뜻을 꺽지 않는다. 찰리는 게걸스럽게 잘 먹어 샌드위치가 목에 걸릴 정도다. 하지만 굉장히 깔끔해서 정리정돈은 믿고 맡긴다. 찰리는 에너지 절약가다. 영화도 잘 보고 울기도 잘한다. 양말 깁기, 요리, 셔츠 다림질도 뚝딱이다. 찰리는 지는 일이 거의 없다. 니콜에게 자괴감을 주진 않는다. 찰리는 옷을 잘 입는다. 찰리는 경쟁심이 강하다. 아빠 노릇을 즐긴다. 아이의 생떼나 밤에 깨는 것도 좋아한다. 찰리는 곧잘 자신의 세상에 빠진다. 전철에서도 책을 보다가 내릴 정거장을 놓치기도 한다. 이빨에 음식이 끼거나 얼굴에 묻으면 민망하지 않게 알려 준다. 찰리는 부모님이 술고래에 폭력도 쓰셨는데 자수성가했다. 인디애나에서 뉴욕으로 온 찰리는 이제 뉴요커 같다. 극단 사람들이 소속감이 들도록 잘 챙겨준다. 찰리는 철저하며 뭘 원하는지도 정확하게 안다. 찰리는 거침없고 경쟁심이 강하다.


스무 살 니콜은 벤이랑 약혼하고 영화를 찍고 나서 결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활기참과 기쁨이 없었고 갑자기 애늙은이가 된 것 같았다. 뉴욕에서 영화를 찍을 때 니콜은 찰리 감독을 만났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한다. 찰리는 연출가로서 승승장구하며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하는데 니콜은 점점 작아져갔다. 그래도 감독과 함께 살았던 니콜은 우쭐하며 지냈다. 아기를 낳고 키우면서 기뻤다. 모든 걸 찰리에게 맞추게 되면서 니콜은 자신이 없어진 것처럼 느꼈다. 아무도 자신의 취향을 물어보지 않았다. LA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니콜은 현모양처로 살아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럴 때 찰리가 꼭 안아주고 응원해 주길 바랐다. 그랬다면 이혼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오히는 찰리는 비웃고 샘을 냈다. 영화 촬영으로 생긴 니콜의 출연료를 극단 예산으로 쓰자고 했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찰리가 무대감독 앤과 잤다는 것도 알았다.

니콜 +헨리+찰리


니콜은 밤마다 술을 마셨고 찰리와 얘기하고 싶었다. 변호사 비용으로 담보대출을 받았다. 둘은 아들 헨리를 지키자는 데는 공통된 의견을 냈다. 니콜은 전에 약속했던 LA에 살고 싶다고 했지만 찰리도 양보할 생각을 안 한다. 니콜도 변호사 로라와 함께 할 거라며 질 수 없다고 한다. 변호사들이 꼼꼼하게 따지는 내용의 빌미 때문에 둘의 다툼이 시작된다. 급기야 부모 얘기까지 끌어들여 싸움은 끝을 모르게 치닫는다. 찰리 당신은 악질이고 니콜 당신은 삼류배우라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다. 둘은 얼굴이 상기되고 눈이 벌겋도록 막말을 해댔다. 서로 극에 달해 미워하는 마음과 악담만 오갔다. 한때는 사랑했던 사람에게 저주를 퍼붓던 찰리는 급기야 벽을 치고 엎드려 울었다. 니콜은 그런 찰리를 어루만져준다.


니콜은 술과 대마초 관련 이야기까지 솔직하게 말하려고 한다. 변호사는 숨길건 숨겨야 한다고 했다. 아빠 실수는 용납이 될 수 있지만 엄마는 아니라고 했다. 찰리는 애인에게 노트북으로 집안 꾸미기를 코칭 받았다. 아들 헨리와 잘 살고 있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아들 양육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이혼 감시자는 일일이 다 물어본다. 눈치 없는 헨리가 찰리 아빠에게 칼 묘기를 보여달라고 조른다. 공부도 하기 싫어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누웠다 도망간다. 찰리는 실수로 칼을 손목을 긋는 바람에 피가 뚝뚝 떨어진다. 감시자가 가자 헨리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억지로 감춘다. 니콜은 엄마, 언니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사람들이 집안 가득 모였다. 그곳에 로라 변호사도 동석했고 서류에 사인했다.

로라 변호사와 니콜


서로 잘잘못을 따지고 싸우다 보면 돈과 시간을 잡아먹을 것이다. 어차피 결과는 똑같이 나올 것이다. 동의하며 찰리는 최대한 이혼소송 비용을 줄이려 한다. 변호사 비용도 일부분 찰리의 몫이다. 변호사는 LA와 뉴욕에도 거처를 두라고 한다. 찰리는 변호사 버트의 태도에 감사하다. 둘은 거주 문제 때문에 서로 심각하게 열 받아 전화로 떠든다. 제1양육권은 니콜에게 있어 찰리는 헨리를 보러 와야 한다. 뉴욕과 LA의 간격은 줄어들지 않았다. 니콜은 결정장애가 있는 찰리 식사 주문을 도와준다. 변호사는 임시라도 LA 오는 것을 합의하라고 하지만 찰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헨리가 나중에 대학은 뉴욕에서 다닐 수도 있다고 해도 막무가내다. 니콜 집에 정전으로 대문이 안 닫혀 찰리는 헨리를 데리고 갔다. 니콜은 찰리의 긴 머리를 잘라 주었다. 대문을 닫으며 문 사이로 둘이 바라보는 눈빛이 애처롭고 애틋하다.


난타전 예상이다. 찰리는 인간적이고 따뜻한 버트 변호사에서 무조건 승소하기 위해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제이로 바꾸었다. 10년 전 찰리는 아방가르에서도 인정받는 감독이었다. 반면 니콜은 삼류 영화에 나온 배우였는데 찰리를 만나 인생 성공한 거라고 치켜세운다. 니콜과 찰리는 법원까지 가는 것까지는 참으려 했다. 그러나 아들의 양육권에 대해서 만큼은 양보할 수 없어 법원까지 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이를 위해 써야 할 돈을 다 쓰고, 찰리의 상금까지도 사용할 상황이 되었다. 부부의 속마음보다는 로라와 제이 변호사는 상대방을 인신공격하고 약점을 들추는데 혈안이 된다. 변호사 두 사람으로 인해 둘의 관계는 더 틀어지고 만다. 대사와 연기만으로 싸우는 싸움의 과정과 감정은 잔인할 수밖에 없다. 영화의 마지막은 찰리가 아들 헨리를 안고 가려는데 신발 끈이 풀린 걸 보게 된다. 니콜은 끈을 묶어주고 함께 들어가는 다소의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끝이 난다.

찰리와 니콜 가족


이영화는 간간히 행복한 혼인 생활을 비추기도 하지만 거의 싸우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천재적인 기질은 있지만 자신이 하는 일 외에는 어리숙한 찰리를 대신해 음식을 주문한다던지 머리를 깎아주는 일을 할 때 그리고 아들 헨리와 함께 할 때 행복한 순간들이다. 그리고 밤에 대문이 닫히지 않아서 찰스와 문을 닫는 니콜과 눈이 마주칠 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해 준다. 간간이 애틋해 보이지만 변호사의 변론에서 일일이 끄집어내서 따지는 바람에 둘의 상처는 깊어만 갔다. 게다가 양육문제와 거주 문제로 인해 법정 싸움을 멈출 수가 없었다. 오히려 변호사들로 인해 둘의 관계는 회복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그럼에도 아들 헨리를 두고서는 간간히 마음을 맞추기도 한다. 한때는 사랑해서 혼인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았지만 이혼 과정에서 겪는 부부의 감정은 피를 튀기는 전쟁 같았다. 만약에 둘 사이에 아들이 없었다면 이토록 처절하게 싸우지 않았을 것이다. 이혼에 있어 아이는 양보할 수 없는 애착이기 때문이다. 사실에 가까울 정도로 실감 나는 연기를 펼쳤던 애담 드라이버와 스카렛 요한슨의 연기는 영화를 몰입감 있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부부가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기도 하지만 큰 고통과 희생이 따름을 보게 된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원만한 부부 관계를 유지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갈까?는 혼인한 모든 부부에게 주어진 숙제이기도 하다. 부부가 마음을 맞추고 살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서로를 사랑할 때는 가능한데 이렇게 극한 상황까지 간 경우엔 정말 힘든 게 부부 사이다. 부부는 평생의 친구로 서로를 인정하고 사랑해 주며 편안한 가정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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