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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Dec 03. 2021

영화 리뷰 - 《 폴링 스노우 》

로맨스, 멜로. 영국 / 감독 - 샤밈 샤리프 / 93분

※ 영화 스포일러 포함


<폴링 스노우> 소설가이자 감독인 '샤밈 샤리프가 직접 쓴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 1959년과 1992년 소련의 체제가 붕괴된 시점을 번갈아 가며 스토리를 이어간다. 영화의 주인공 레베카 퍼커슨은 1인 2역을 맡았다. 부모의 죽음을 목격하고 소련 체제를 반대하며 스파이로 성장한 카티야(레베카 퍼커슨 분), 남몰래 사랑하고 있던 카티야를 친구 사샤(샘 리드 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시킨 스파이 조직의 리더 미샤( 올리버 잭슨 코헨 분), 그러나 카티야와 사샤는 진실한 사랑에 빠지고 미샤는 질투와 갈등속에 번민하게 된다 . 냉혹한 체제에서 그들은 어떻게 미국을 위해 스파이로 활동하며 숱하게 갈등하고 애틋하게 사랑하게 될까?  


1961년 외교관이던 사샤는 소련의 대표 자격으로 미국 뉴욕에 왔다. 망명을 계획하고 왔으나 동료의 감시가 만만치 않다. 평화와 화합을 위해 와인 잔을 들 때 소련 외교부 사샤에게 미 국무부 소속 재키 헤이븐이 다가왔다. 일부러 와인을 쏟아 주변 사람을 따돌린다. 헤이븐은 전체 요리가 나오면 복도 끝으로 나가서 도망가라는 알려 주었다. 기회를 엿보던 사샤는 카티야를 기억하며 사활을 걸고 도망쳐 대기하던 차에 탑승했다. 기대했던 카티야는 없었다. 그러나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사샤는 그렇게 망명했고 30여 년을 뉴욕에서 살게 된다. 사샤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거두며 살아왔다. 그러던 중 1992년 소련의 붕괴 소식을 티브를 통해 본다. 로렌은 러시아 초청 전시를 가려고 준비하지만 사샤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고모 카티야를 소련에 두고 온 이유와 상황을 묻자 사샤도 모른다고 했다. 과연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992년 고모부 사샤의 말림에도 불구하고 로렌(레베카 퍼커슨 분)은 소련 모스크바에서 그림 전시회를 열었다. 소련 기자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정치부 기자에게 궁금해 묻자 예술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담기 때문이라는 명쾌한 대답을 했다. 실종된 고모 카티야는 소련에서 미국으로 정보를 빼 돌리던 스파이였다. 마리나와 로렌은 1961년의 카티야의 자료를 찾기 위해  KGB 기록 보관소에 들렸다.


1959년 소련 모스크바다. 사샤와 미샤는 술집에 갔다. 그곳에서 카티야를 만나고 사샤는 그녀의 모습에 반하며 친숙해져 간다. 미샤는 국가 정보를 빼내 카티야에게 건넨다. 카티야는 집안까지 침입한 것을 보고 감시당한다는 걸 알게 된다. 카티야는 학교 행정실에 근무한다. 미샤는 사샤를 접선해 보라고 한다. 카티야는 혼자 사는 사샤를 찾아갔다. 사샤는 정치가 아니면 요리를 택했을 거라 했다. 카티야에게 요리는 연료 같은 것이었지만 그가 해주는 요리는 달랐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그녀는 11살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카티야 부모는 처형당했다. 그래서 카티야는 미국 스파이가 되었다.

카티야. 사샤. 미샤


사샤와 카티야 그리고 미샤


1960년 카티야와 미샤 그들은 스파이로 활동 중이다. 미국에 정보를 빼내 주고 있다. 카티야는 집으로 돌아와서 사샤의 가방에서 정보를 꺼내보다가 부르는 소리에 놀라서 사랑하는 척하지만 마음은 서류에 가 있다. 그러나 이때 사랑을 통해 진심을 나누게 된다.


로렌은 마리나가 자신이 그린 그림을 맘에 들어 하자 한 장 찢어준다. 마리나는 샤샤에게 과거와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 조카를 보냈느냐는 팩스를 보낸다.


1960년 샤샤와 카티야는 결혼을 하기로 했다 그날 혼인식이 시작된다. 손님들은 와 있고 그때 마리나가 꽃을 건네준다. 카티야는 더는 샤샤를 속이고 싶지 않다며 그만두려고 하자 미샤는 화를 낸다. 잠시 후에 카티야가 꽃을 들고 신부 자격으로 입장했다. 둘은 행복하게 살자고 맹세한다.

사샤와 카티야의 결혼


1992년 마리나는 무덤에 가서 꽃을 바쳤다. 로렌이 미샤 아저씨 주소를 알려 달라며 왔다. 어색했지만 마리나와 로렌은 입을 맞춘다. 그러고서는 미샤 집으로 갔다. 그는 늙었고 술과 담배로 찌든 삶을 살고 있었다. 연신 술을 마셨다. 그런 미샤에게 진실을 말해 달라고 했다. 미국에 정보를 한꺼번에 빼내 줘 사샤가 잘살고 있는 거라고 했다.


1961년 오늘은 카티야와 샤의 결혼기념일이다. 오페라를 보러 가기로 했으나 그녀가 늦었다. 둘은 오페라를 보러 갔다. 그곳에는 상사가 어린 마리나를 데리고 있었고 샤는 안아 주었다. 사샤는 파견 대표단으로 뽑혔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함께 가지 못하고 야근을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평화사절단을 꾸리고 있는 사이에 우리의 정보를 빼낸 자들이 있다' 고 상급자는 말한다. 사샤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겠다면서 가족 모두 조사하라고 했다.


1961년 카티야와 사샤는 눈 오는 길을 걸었다. 사샤에게 그녀는 부모가 처형당했을 때 모범 당원임을 증명하려고 애썼다고 했다. 무척 힘들었고 늘 체제와 맞서고 싶었다면서 자신이 요원 스파이라고 자백했다. 너무 감당하기 힘들었던 사샤는 돌아서 가버렸다.


1992년 마리나의 팩스를 받고 미국에서 사샤가 왔다. 상사가 아빠였고 일곱 살 때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마리나에게 사과했다. 로렌도 눈 오는 길을 걸으며 숨을 크게 쉬는데 마리나가 왔다. 사샤 삼촌의 배신으로 그동안 가족이 모두 힘들었음을 말한다.

로렌과 마리나


1961년 사샤는 짐을 싸려고 가방을 꺼내고 카티야는 미안하다며 요원 일은 그만두었다고 했다. 항상 조국이 옳다고 믿었던 사샤에게 카티야의 요원 일은 충격이었다. 둘 다 위험해질 것이 두려워 사샤에게 미국 망명을 부탁한다. 공문서를 빼낸 자를 잡았다고 했다. 사샤는 집으로 돌아왔고 공문서를 빼낸 사람이 카티야가 아닌 것에 안심했다. 송별 식사자리에 참석했고 부모는 사샤를 자랑스러워했다. 부모를 보내자 미샤가 다가왔다가 사라졌다. 카티야를 안전가옥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카티야가 사샤를 안심시키려고 꾸며낸 장소였다. 둘은 껴안고 사랑을 고백했다.


1992년 마음이 변하게 된 미샤는 가방을 꺼내 그것을 들고 로렌 미술전시를 갔다. 그곳에서 사샤를 만나게 된다. 그곳에 카티야의 그림이 전시돼 있어 놀란다. 미샤는 시한부 환자이고 가방을 넘겨주었다.


1961년 카티야는 사샤가 곧 망명할 거라 말한다. 카티야는 미샤에게 제발 도와달라고 말한다. 사샤는 망명했고 KGB가 그를 찾고 있다고 했다. 붙잡힌 첩자가 자신이라고 고백하는 미샤! 카티야가 사샤를 도와달라는 부탁에 목 근처에 그어진 상처 자국을 보여 주었다. 뒤에 다른 이가 따라붙었고 미샤가 총을 꺼냈다. '왜 사샤만 걱정하느냐'는 카티야를 쏘려 하자 밀치고 달아났다. 미샤는 카티야를 쏴서 죽인다. 그렇게 카티야는 실종된 것이 아니라 미샤의 총에 죽었던 것이다.


1992년 그토록 만나기를 갈망했던 카티야의 죽음을 듣고, 사샤는 미샤 목을 쥐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고 따졌다. 가방엔 편지가 들어 있었다 그건 카티야가 사샤에게 보낸 편지였다. 사샤와 함께 기회를 얻고 싶다는 간절함이 담긴 편지였다. 두려움에서 벗어나 사랑이 충만한 삶을 누리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노인이 된 사샤는 그녀의 편지를 읽으며 눈시울을 적셨다. 사샤는 카티야 그림을 바라보며 애절하게 영화는 끝난다

그림 앞에 사샤


 레베카 퍼커슨은 카티야와 로렌의 1인 2역을 했다. 짧은 머리의 발랄하고 자기 고집이 있는 화가의 캐릭터와 조금 긴 머리의 눈빛 연기와 고전미를 흠씬 풍기는 카티야의 역이다. 그녀의 매력은 촉촉하고 그윽한 눈 빛 연기에 있다. 발랄함과 고전미 두 가지를 다 갖고 있는 매력 있는 주인공이다. 그리고 미샤와 사샤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면의 연기를 훌륭하게 해냈다. 렷한 이목구비에 그윽한 눈빛이 아름다운데 주근깨가 너무 많아서 아쉬웠다.


영화는 두 개의 양파를 번갈아 하나씩 벗듯이 이야기를 끌어 간다. 공산당 체제에서의 삼엄한 감시가 긴박감으로 이어진다. 사샤와 카티야의 사랑이 펼쳐지면서 미샤와의 갈등이 함축되어 있다. 초반 미샤와 카티야의 스파이 생활을 감쪽같이 몰랐던 순수한 사샤는 카티야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런 믿음이 있었기에 조국을 배반하고 망명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카티야도 사샤를 사랑했지만 목줄을 쥐고 있던 미샤에게 벗어나지 못하고 죽음을 맞았다. 그런 사실을 몰랐던 사샤는 미국에서 카티야가 오기를 30년이나 기다렸다. 사실 체제가 달라서 생긴 너무나 슬픈 사랑의 이야기였다.


 영화의 무게감에 비해 시간이 다소 짧다. 로렌과 마리나가 동성애자가 아닐까 생각하고 그런 부분들이 삭제가 된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영화는 내용 전달을 하기가 어렵다. 30여 년의 간격을 사이에 두고 바꿔 가며 스토리를 이어 나가기 때문이다. 여성 감독은 갈등의 내면과 아름다운 눈 내리는 풍경을 잘 담았다. 눈이 내리는 모스크바의 모습을 바라보며 듣는 배경 음악도 좋다. 꿈을 꿔 본다.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달리는 상상을 해 본다. 기회가 되면 횡단 열차를 타고 눈 내리는 풍경을 마주하고 싶다. 냉혹한 냉전 체제에서 힘겹게 살았던 주인공들의 삶을 생각하며 겨울날 감상하기 좋은 영화라서 추천드린다.


https://youtu.be/DPCq6MiapBA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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