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개봉작으로 우디 앨런 감독의 작품이다. 뉴욕에서 상위 1%의 호화롭고 우아한 생활을 즐기던 자넷(케이트 블란쳇)이 몰락하여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여동생 진저에게 얹혀살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자넷은 대학 3학년 때 9살 연상 할과 결혼했다. 할은 사업을 했는데 실패와 성공을 거듭했다. 이제는 사업에 성공해 잘 살지만 자넷은 우울증 약을 6가지나 먹는다. 자넷의 다른 이름이 재스민이다. 사업가 할(알렉 볼드윈)과 결혼으로 부와 사랑을 모두 누리게 되었다. 명품과 파티를 즐기며 뉴욕 햄튼에 위치한 고급 저택에서 사업가 할과 살고 있는 자넷, 상류층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누고 골프를 치고 승마를 타며 삶을 즐겼다. 그리고 성공한 기업가답게 자선 사업을 펼치며 많은 것들을 누리며 살게 된다. 그러나 자넷은 신경 증세가 갈수록 악화되어 가고 있다. 그녀의 불안한 증상들은 어디에서 기인한 걸까? 뉴욕에 살던 자넷은 모든 것을 잃고 샌프란시코에 살고 있는 여동생 진저(샐리 호킨스)에게 간다.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낯선 부인에게 계속 말을 건다. 티파니에서 남편을 처음 보고 반했을 때 들었던 곡이 블루민이라고 했다.
동생집으로 가는 자넷
자넷은 파경을 맞은 후에 샌프란시스코 동생에게 온 것이다. 진저는 마켓의 계산 점원으로 이혼 후에 두 아들을 키우며 근근이 생활한다. 자넷과 진저는 어려서 입양됐다. 자넷은 양부모와 살았고 진저는 집을 떠나 살았다. 자넷이 비행기 일등석을 습관적으로 탔다는 말에 어이가 없다. 진저는 전에 오기라는 남자와 살았지만 로또에 당점 된 금액을 할의 말을 믿고 투자했다가 돈을 모두 날렸다. 그래서 오기와 헤어지게 되었다. 다시 이웃에 사는 남자와 동거하기로 했지만 언니 때문에 미뤘다.
자넷은 이 와중에 대학 가고 싶다고 했다. 후회되는 게 대학 중퇴이다. 자넷은 다른 사람들이 대화하는 중에 멍 때렸다. 영화에서는 재즈 음악이 곳곳에서 나온다. 진저는 언니에게 치과 접수업무를 해보라고 했다. 그런 하찮은 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한다. 학교에 다니며 학위도 따고 뭔가 중요한 일을 할 거라며 단순 노동은 싫다고 했다. 전에 잠깐 구두를 팔아봤는데 너무 치욕적이었다는 것이다. 진저가 패션 일은 어떠냐고 했으나, 인테리어를 해보라고 말를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당장 돈이 필요해 일은 해야 하고, 컴퓨터도 못해서 꿈은 멀기만 하다.
진저와 오기 부부
몇 년 전에 자넷이 뉴욕에서 할과 호화롭게 살 때이다. 자넷 집에 진저와 오기 부부가 왔다. 그때도 진저는 어렵게 살았다. 동생 결혼식에도 가지 않았다. 진저는 영화에 나오는 집 같다고 부러워했다. 진저 부부가 호텔에 묵는다고 하자 속으로 반가워한다. 자넷은 핑계를 찾으며 가까이 살지 않아 다행이라고 했다. 리무진에 기사를 붙여 주었고 시내를 관광하다가 형부가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격한다. 언니 친구 레일린으로 모델이며 에이전시 사장이었다. 친구를 전혀 의심하지 않는 자넷은 오히려 동생을 다독인다. 진저도 혹시 이혼할까 걱정돼 대놓고 말을 못 한다. 할은 자넷이 야구를 싫어하는 줄 뻔히 알면서 다른 여자와 가려고 티켓을 준비한다. 할이 대놓고 간다는 것을 자넷이 알도록 하는 고단수이다. 자넷은 할이 유령회사를 하며 돈을 벌지만 불안해서 빠지라고 부탁한다. 많은 돈을 잃고 다른 사업장까지 지장을 줄 거라고 할은 거부했다. 알아서 할 거라며 지금의 풍족함을 과시했다. 에이미 변호사가 할의 회사 계약건을 맡게 될 거라고 했다. 자넷은 에이미와 바람을 피우냐고 물었다. 할은 자넷을 안아 주며 키스로 덮어버렸다.
행복했던 할과 자넷 부부
친구에게 할이 바람피우는 것 같다고 했더니 너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안다고 했다. 시카고로 출장 간다던 남편이 파리 리츠호텔에서로렉스 시계를 두고 갔다며 연락 와서 알게 되었다. 친구가 바람피운 몇 명의 여자들을 줄줄이 나열했다. 자넷은 할에게 흥분하며 말하기 시작했다. 몇 명의 여자를 거쳐서 이번엔 십 대 아이랑 놀아난 남편 할을 도저히 받아 들일수가 없었다. 자넷은 감정이 격해져서 가방을 뒤집고 서럽게 울었다. 할은 당분간 호텔에 머물겠다고 나갔다. 자넷은 FBI로 전화를 걸었다. 할은 길거리에서 체포되었고 신문마다 소식이 전해졌다. 하버드 다니던 아들 에디는 사기꾼인 아빠로 인해 죽고 싶다고 했다. 모두의 인생을 망쳤다고 범죄자라고 했다. 미래를 포기하지 말라며 자넷은 극구 자퇴를 말렸다. 훔친 돈으로 자선 사업했던 아빠와 눈치를 못 챈 엄마도 이해할 수 없다. 아들은 집을 나가버렸다. 그 후에 할은 교도소에서 자살하였다.
자넷은 할 수 없이 치과병원에 취직한다. 자넷은 끝나고 컴퓨터 강의도 들었으나 적성에 맞지 않는다. 치과는 수시로 예약을 변경하는 손님들 때문에 머리가 아팠고 약을 먹을 만큼 힘들었다. 의사는 자넷이 매력적이라며 접근해 왔다. 하루는 의사가 성추행을 시도해서 병원을 나와 버렸다. 법원에 다니는 것도 지긋지긋해서 고소는 포기한다. 자넷은 이런 곳에서 자신을 탈출하게 해 줄 남자가 간절했다. 그래서 파티에 가보려고 진저와 쇼핑했다. 주변 사람들은 자꾸 혼자 중얼거리는 자넷을 이상한 눈초리를 쳐다봤다. 파티에서 진저는 엔지니어 남자를 만나 예쁘다는 말에 기분이 좋다. 자넷의 스타일이 좋다며 마음에 쏙 들어하는 남자를 만났다. 드와이트(피터 사스가드)는 정부기관 외교부에서 일하며. 부인은 작년에 사망했다. 자넷은 남편이 의사였으며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아이도 없다며 인테리어 전문가라고 했다.
자넷은 생각에 잠겨 골프공에 안 맞게 조심하라고 딴소리를 지껄였다. 사람들이 자넷을 애처롭게 바라봤다. 자넷은 성취했던 모든 것들이 무너지면서 충격에 빠졌고, 그 트라우마로 인해 혼잣말을 자주 한다. 진저는 파티에서 만난 남자와 잠까지 자게 되었다. 다정함과 로맨틱한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때로 진저가 데이트하는 동안 자넷은 보모가 되었다. 어린 조카들에게 자신은 생각 없는 졸부들과 달랐다고 했다. 쇼핑도 즐겼고 팁도 듬뿍 주었으며 그래서 최상의 서비스를 받았다. 아이들도 이모가 혼잣말을 한다며 살짝 맛이 갔다고 했다. 자넷은 인생이 불안해졌고 폐쇄공포증과 죽음에 대한 공포도 느꼈다고 했다. 악몽과 신경쇠약에도 걸렸다. 할이 전에 바람피운 이야기도 어린 조카들에게 거침없이 했다. 그러나 다시 남자를 만났으니 다 잊을 거라고 했다. 진저가 다른 남자를 만난 것으로 칠리((바비 카나베일)와 한바탕 싸움이 진정된 후 드와이트에게 전화가 왔다. 자넷은 최대한 느긋하게 전화를 받으며 고객과 선약으로 겨우 만나는 척한다.
새 남자 드와이트와 자넷
드와이트 집을 방문했는데 환상적이었다. 자넷은 집을 꾸밀 생각에 아이디어가 막 떠오른다고 했다. 햄튼에서 본 별장 같다며 그곳에서 일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300~400명 초대할 수 있는 가든과 바다가 연결돼 있는 대저택이다. 자넷이 꿈꾸던 바로 그곳이었다. 파티 전문가로 뉴욕 최고의 파티를 했다고 떠벌렸다. 재즈 곡이 흐르며 둘은 사랑을 확인한다. 드와이트는 자넷에게 청혼했다. 자넷은 그의 부모님께도 인사드렸다.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러 갔을 때 동생의 전남편 오기를 우연히 만났다. 사기꾼 할이 아니었다면 건축일을 하고 있을 거라고 원망했다. 자넷의 아들 에디와 할의 자살을 말하며 사람들이 너무 쉽게 과거를 잊는다고 했다. 드와이트는 어안이 벙벙해 아들이 있느냐, 할이 자살했느냐고 따졌다. 모든 걸 속이고 결혼하려는 자넷의 태도에 경악했다. 차 안에서 서로의 경솔함과 잘못을 비난했으며 자넷은 울면서 참다못해 도중에 내려버린다.
외로운 자넷
자넷은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지난번 오기가 말했던 아들을 찾아갔다. 중고 악기 가게를 하려고 그 모든 걸 포기했느냐고 따졌다. 자넷은 아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아내 덕분에 약도 끊고 새사람이 됐다며 인생을 망치지 말고 제발 사라져 달라고 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진저는 칠리와 합치는 기념으로 샴페인을 마시고 있었다. 오기와는 어쩔 수 없이 헤어졌지만 칠리와 행복을 붙잡으려 했다. 그런 동생이 못마땅했고 이 집에서 나가겠다고 했다. 동생에게도 드와이트가 인테리어를 마치고 같이 살 거라고 거짓말을 했다. 진저가 칠리와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때 자넷은 목욕탕에서 나와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공원 벤치에 앉아 혼잣말을 지껄이기 시작했다. 그때 흐르던 곡을 기억했다. 티파니에서 할을 처음 만날 때 들었던 블루문이었다. 이젠 가사도 떠오르지 않는다. 음악이 흐르며 영화는 끝이 난다.
중년의 여성 자넷이 혼자 남겨졌다. 게다가 정신도 온전치 못하다. 상위 1%의 일류로 살던 자넷이 이렇게까지 된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너무 허황된 꿈을 꾸었고 현실을 직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할이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알았고 화가 난다고 FBI에 연락까지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해서 할이 사업하면서 잘못됐던 부분까지 모두 알려지게 되면서 추락을 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할이 자살까지 하게 됐고 하버드 대학 다니던 아들마저 집을 나가 버리는 막막한 상태가 왔다. 어디에도 기거할 데가 없어진 자넷은 동생집에 얹혀살면서도 끊임없이 허황된 욕망을 꾸었다. 일류를 살아본 경험이 있기에 아무 일이나 할 수 없었다. 적성에 맞지도 않는 컴퓨터를 공부하고 새로운 직업을 가져 보려고 했으나 현실과는 동떨어진 생각이었다. 새 남자 드와이트와 결혼도 거짓말하지 않고 솔직했더라면 잘 성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끊임없이 거짓말을 했던 자넷은 결국 혼잣말을 지껄여대는 거리의 부랑자로 남게 되었다. 사실 너무 슬픈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