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미영 sopia Apr 22. 2022

영화 리뷰 - 《  가려진 시간 》

2016년 한국, 실화, 판타지 / 감독 - 엄태화 / 129분

<가려진 시간> 영화는 아동 심리학자 민경희 박사가 수린이와 함께 한 3개월간의 상담기록을 정리한 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수린이는 '화 노도 아이들 납치사건' 용의자를 은닉하고 도주하도록 도와 주었다고 한다. 민경희 박사가 인터뷰한 내용을 통해 수린이의 이야기를 여과 없이 전달하여 수린이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했다고 다. 그러나 실제 책이 존재하는 건 아니고 영화를 만들기 위한 밑 작업으로 보인다. 책을 찾아봤으나 없었으며 가려진 시간'의 원작이 있다고 잘못 알려졌다는 기사를 보았다. <투명한 동거> 정서 작가가 무빙툰으로 만든 웹툰이 존재한다고 한다  상담자는 수린(신은수)을 상담하면서 동영상을 찍었으며 책이 출간된 후에(영화 속에서) 엄태화 감독에 의해 2016년 영화로 만들어졌다.

아동 심리학자 민경희 박사


수린이는 엄마와 새아빠와 살다 4학년 때 엄마가 돌아가셨다. 이후에 새아빠와 살게 되었고 6학년 여름방학 때 이 섬으로 이사 왔다. 새아빠가가 오수린하고 부르지만 박수린이라고 정정해 부르고 아저씨라고 부를 만큼 부정적이다. 새아빠는 산을 뚫어 발파 작업을 하는 현장 책임자이다.

성민과 수린의 아지트

 

수린이는 유체이탈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리고 이상한 그림으로 된 문자를 사용한다. 학교 조회시간에 발파작업으로 위험할 수 있으니 현장 부근에 가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성민은 자신이 유체이탈을 경험했다고 한다. 수린이 안된다고 하자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면 된다고 했다. 둘은 학교 끝나고 귀신을 불러들이는 의식도 해본다. 둘만의 암호로, 둘만의 공간에서 둘만의 추억을 만들어 간다. 수린은 자신도 고아라며 보육원에서 자란 성민과 편하게 지냈다. 비누에 수린의 얼굴을 조각해 주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성민과 친구들은 터널공사 폭탄 터지는 것을 구경 가기로 했다. 여자는 빠지라고 했지만 어차피 알게 되어 철조망을 넘어 같이 가게 된다. 그중에 한 남자아이는 숙제가 있다며 집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남자아이 셋과 수린이 갔다. 발포를 기다렸던 아이들은 지루해 나무뿌리 사이 동굴에 들어간다.

나무 사이 동굴 성민과 수린


무서웠지만 끝까지 가보기로 한다. 물 가운데 빛나는 알을 헤엄쳐서 꺼내 온다. 빛이 꺼지고 동굴 안은 어두워졌다. 밖으로 알을 가져 나온 아이들은 시간을 먹는 요괴가 아닐까 추측했다. 그러다 수린 머리핀이 없는 걸 알고 다시 동굴로 들어가게 된다. 둘이 사귀냐는 친구들 놀림에 수린이만 들어갔다. 휴대폰 불빛으로 간신히 핀을 찾아서 나오는데 폭탄 터지는 소리에 혼비백산하여 나온다. 바깥에 있을 줄 알았던 친구들은 없었고 동굴에서 가져온 알은 깨져 있었다. 밤길에 수린은 울면서 내려오다 기운을 잃고 쓰러진다. 마을에서는 아이들이 없어져 찾고 난리가 났다. 이튿날 현장감독이었던 수린 아버지한테 마을 사람들이 발파공사 중지를 요청했다. 화노드 초등생 4명이 실종되어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긴급 수색을 벌이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경찰들이 투입되어 찾지만 진전이 없었다. 새아빠에게 수린이 키와 옷 등에 대해 물어봤지만 잘 모른다. 2년 전에 수린 엄마와 결혼했는데 작년에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한다. 그런데 엄마만 죽고 아빠는 살아 그때부터 싫어한다는 것이다.


수린이만 발견되어 다른 부모들은 망연자실하다. 수린이는 병실에서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동굴에서 밖에 나와보니 알은 깨져 있었고 애들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아빠는 왜 자꾸 경찰에게 이상한 소리를 하느냐고 한다. 경찰과 마을 사람들과 현장에 가본다. 수린이 이랬다 저랬다 하자 부모들은 혹시 거짓말하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학교에서도 이상한 아이라고 소문났다는 것이다. 그때 경찰에게 시체가 발견됐다는 연락이 온다. 재욱의 시체가 바닷가 부근 백사장에서 발견됐는데 원인은 지병인 천식 악화라고 방송되었다. 주변에서는 수린을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자 견디기 힘들다. 재욱의 장례가 치러지고 책상 앞에도 꽃이 놓여 있다. 실종 당시에 입고 있던 옷이 집 앞에 놓여, CCTV를 통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린이를 부르며 누군가 다가오자 겁에 질려 물러 서는데, 스무 살 성인으로 자란 그가 성민이라고 했다. 소리를 질러대는 수린의 입을 틀어막자, 무섭고 다급해진 수린은 그의 손을 깨물고 도망친다.


수린이가 성민이 살아 있다고 해서 다시 수색한다. 경찰은 노트가 떨어져 있다고 수린에게 주었다. 전에 성민에게 주었던 수린의 노트이다. 거기엔 사건 당일의 기록이 있었다. 셋이 돌을 들여다보는데 돌이 움직였고 그걸 깨 보았다. 그러나 그 안엔 아무것도 없었다. 동굴로 들어가 보니 수린이가 얼음이 된 채 움직이지 않았다고 했다. 곤충이나 마을 사람들도 모두가 얼음땡처럼 그대로 멈춰 있었다. 처음엔 재미있었고 뭐든 마음 놓고 가져다 먹었다.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점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다 수린이는 경찰에게 모두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을 만난 적 없다고 했다. 성민의 일기에는 섬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는 중이라고 했다. 그런데 재욱이 천식으로 힘들어했다. 다른 친구들은 책을 보며 즐거워하는 사이 재욱은 죽고 말았다. 모래사장에 묻어주고 옷은 부모에게 갖다 주기로 한다. 시간은 멈춘 상태에서 태식과 성민만 나이를 들어 스물이 되었다. 시간은 풀리지 않았고 힘들지만 꼭 돌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태식과 성민


성민은 몰입해서 비누를 깎다 급기야 소리까지 지르게 되며 처절한 시간을 보낸다. 태식이가 사라져서 찾게 되지만 어디에도 없다. 여전히 사람들은 그대로 서 있다. 그러나 달이 아주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태식은 물속에서 죽었고 성민은 물가로 나오게 되었다. 갈매기도 날고 배 고동도 들린다. 불들이 반짝이고 자동차가 달렸다. 비가 내린다. 수린은 산속 외딴집에서 성민을 만나게 되고 도시락도 싸다 주고 이발도 해준다. 그동안 성민이 모아둔 돈으로 옷도 여러 벌 샀다. 성민은 수린 방에 오기도 하고 손을 잡고 잠을 자기도 한다. 화가 난 수린 아버지는 헛소리를 하고 다니는 수린 때문에 미치겠다고 한다. 수린이는 엄마도 아저씨가 죽었다고 했다. 화가 난 새아빠는 수린을 방에서 나오지 못하게 막았다. 새아빠는 수린의 휴대폰을 보다가 남자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란다. 다들 수린을 이상한 애라고 생각해 말을 믿지 않는다.


수린은 동굴에 가서 알을 가져다 사람들에게 증명해 보이자 했지만 성민은 반대하며 섬 밖으로 떠나자고 했다. 새아빠는 미행해서 성민에게서 수린을 빼내려 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경찰은 그 안에 벽화와 그림을 보고 예전부터 수민이를 잘 알고 있다고 판단했다. 새아빠는 남자 사진이 들어 있는 수린의 휴대폰을 경찰에게 보여준다. 연일 수린이와 납치범 이야기가 방송된다. 둘은 경찰들을 따돌리고 택시를 타지만 검문 때문에 중간에 내려 도망친다. 경찰에 쫓기던 아동 범죄자 성민이 도망가도록 수민은 일부러 잡힌다. 경찰은 어린 성민을 가장한 가짜일 가능성을 얘기했다. 그러나 수린은 믿지 않는다. 수린은 경찰에게 화장실을 간다고 하고선 뒤로 도망쳤다. 경찰들은 흩어져 수린을 찾고 수린은 동굴에서 알을 꺼내 온다. 그때 성민이 알을 줍고 자신이 범죄를 지었다고 자수를 하겠다고 한다. 성민은 알을 갖고 도망가고 바다로 뛰어들려고 한다. 그때 경찰들이 다가와 총을 겨눈다.

백기 경사


그러다 낭떠러지 밑으로 수란과 백기 경사와 함께 떨어져 바다로 추락하게 된다. 수린은 물살에 밀려 백사장에 왔는데 자신을 살리기 위해 성민이 시간을 멈춘 거라고 했다. 상담자는 사라지지 말고 성민이라는 걸 알려도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수린은 자신이 평범하게 살길 바래서 성민이 사라진 거라는 것이다. 수린은 아무리 얘기해도 사람들이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경찰은 수린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친구들을 죽이겠다고 해서 그 남자가 시키는 대로 한 거라고 시켰다. 수린에게 그래야 편해진다고 그렇게 말하도록 했다. 비밀 언어를 책에 실어 달라고 상담자에게 건넨다. 수린은 미션 스쿨 기숙사로 갔고 <가려진 시간> 책도 출간되었다. 수린은 아빠 차를 타고 가다가 성민의 뒷모습 같아 내려서 쫓아간다. 책 뒤에는 수린만의 비밀 언어가 실렸다. 수린은 배에서 성민과 마주 보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이야기는 수린이가 말한 그대로를 여과 없이 책을 쓰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전한다. 어떻게 보면 수린이의 입장을 대변해 준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시간이 멈춘 상태에서 둘만 나이를 먹고 풀릴 날이 기다렸다는 것을 누가 믿을 수 있을까? 경찰은 스무 살 성민은 가짜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세상이 멈춘 사이에 무려 7~8년의 나이를 갑자기 먹을 수 있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럼에도 상담자는 3년이라는 긴 시간을 통해 수린을 인터뷰했고 내용이 책과 영화에 많이 반영되었다. 그래서 영화는 실화이지만 판타지의 특성도 지니고 있다. 동굴 속에서 발견한 빛이 나는 알과 갑자기 세상이 멈춘 상태에서 몇 년이 훌쩍 흐른다는 이야기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두 아이들의 생사는 어떻게 되었는지 성민이라고 했던 청년은 누구였으며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아이들 실종 사건이 많은데 그중에 1991년 초등생 5명이 도롱뇽 알을 주으러 갔다가 실종된 사건이 생각난다. 후에 12년 만에 아이들이 유골로 발견되었던 개구리 사건도 있었다. 남자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아 멀리 갔다가 자칫 길을 잃거나 유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어떤 범죄도 일어나면 안 되겠지만 특히 해맑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근절돼야 하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리뷰 -《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