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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Apr 29. 2022

영화 리뷰 -《 비커밍 제인 》

 

영화 <비커밍 제인>은 줄리언 재롤드 감독에 의해 18세기의 여성 작가 제인 오스틴(1775-1817)의 전기를 스크린에 담았다. 제인 오스틴은 1775년 12월 햄프셔에서 여덟째 중 일곱째로 태어난다. 공식적인 교육은 11살에 1년 반 정도 배운 게 전부이지만 천재적인 기질로 6편의 유명한 작품을 남겼다. 영국 햄프셔에서 작가를 꿈꾸제인은 부와 명예를 가진 청혼남 애즐리와 가난한 변호사 톰 르 프로이 사이에서 갈등을 한다. 돈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사랑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제인(배역- 앤 해서웨이)은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규범을 거스르기도 하고 따르기도 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준다. 아버지는 교회 목사다. 제인은 정신 지체아 동생과 오빠 헨리가 옥스퍼드를 졸업하고 돌아왔다. 제인은 무도회를 좋아하지만 위즐리는 질색한다. 위즐리는 그레셤 부인의 조카이며 상속 대상자이다. 그래서 제인 엄마는 위즐리와 제인을 엮어 보려는 심산이다. 톰의 삼촌 재판관은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서는 변호사 자격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톰(배역 -제임스 맥어보이) 방탕하고 무절제한 생활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상당히 기분이 언짢다. 톰은 어쩔 수 없이 시골로 내려오게 된다.

교회에 다녀오는 제인 오스틴


제인은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글을 낭독한다. 편지를 읽는 동안 톰이 들어온다. "세상에서 값진 보물은 사랑이오"를 읽자 모두들 찬사와 박수를 보냈다. 도시 사람들에겐 그런 자아도취적 감성이 별 감동을 못준다는 톰의 말을 듣게 된다. 제인은 낭독했던 글을 찢어 버릴 만큼 화가 났다. 산책하다 톰을 만나게 된다. 톰은 볼게 별로 없다고 하자 제인은 다들 이 숲을 좋아한다며 셀본 숲을 예찬한 책도 있다고 했다. 톰의 말 끝에 제인은 소설이 시시한 여자들이 읽는 글이냐고 따졌다. 게다가 여자의 글은 위대한 정신도 없고 인간에 대한 이해나 유머 재치도 없고 문장력이나 이해력이 형편없냐는 거냐고 화가 나 말했다. 낭독할 때 졸았다는 말에도 계속 따지고 들었다. 글이 뛰어났다고 하자 제인은 반어법이라고 해명했다. 파티에서 제인과 애즐리가 춤을 추었으나 서툰 그는 제인 발을 밟고 만다. 제인은 톰이 까다로워 보인다고 했고, 톰은 제인이 자신을 우월하게 생각한다고 평했다. 애슬리는 멍청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톰은 무례하면서 건방지고 오만하고 뻔뻔한 남자라고 썼다.

글을 쓰는 제인 오스틴

크리켓 야구를 즐기는 동네 사람들


마을 사람들이 모여 크리켓 야구를 했다. 사촌언니에게 오빠를 유혹하는 거냐고 묻자 유혹은 여자의 기술이라며 지속적으로 연습해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 지켜보던 제인은 방망이를 갖고 나가 공을 쳤다. 그런데 제법 잘 맞아 톰을 제쳤는데 많이 해봤느냐고 묻는다. 끝나고 그들은 언덕 넘어 뛰어가 냇가에서 수영을 했다. 제인은 서재를 둘러보다가 그곳에서 책을 읽고 있는 톰을 발견한다. 톰이 글을 읽어 주었는데 민망한 구절과 낯 뜨거운 묘사가 있다. 톰은 여자로서 글을 쓰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당당하게 남성 작가와 겨루는 작품을 쓰려면 뭐든 경험이 필수라는 것이다. 매력적인 남자를 통해 넓고 깊게 경험이 필요하다고 한다. 톰은 <달콤한 하락>의 책을 제인에게 건네주며 읽어보라고 했는데 내용이 과감하고 심각했다. 제인은 남자 주인공도 심하게 감정이 흔들려 가는 곳마다 문제를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마을 축제에 불꽃 쇼를 하였다. 정신없고 자유로운 게 오히려 좋다고 했다.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사람을 보자 톰이 나서서 싸웠다. 그러다 넘어진 톰에게 정의감이 있다고 했으나 자신이 변호사지만 법에 정의란 건 없다고 했다. 부모는 제인이 사랑에 빠졌다며 톰은 떠날 거라서 안되고 위즐리와 잘됐으면 한다. 행복 대신 돈을 선택하기보다 아버지는 제인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길 바랐다. 위즐리가 그레셤 귀부인과 제인 집을 방문했다. 제인과 위즐리는 정원을 거닐었다. 위즐리는 제인에게 재산도 많고 이모님 재산까지 상속받을 거라며 청혼했다. 제인은 영광이라고 했지만 정중하게 거절했다. 청혼을 거절한 제인에게 궁색한 형편을 모르냐고 엄마는 화를 냈다. 허리가 휘게 일해야 먹고 산다고 소리 질렀다. 이때 제인은 사랑 없는 결혼은 안 할 거라고 했다. 사랑도 좋지만 돈이 없으면 못 산다고 하자 자신이 돈 벌거라 했다. 아버지는 가난만큼 영혼을 파괴하는 건 없다며 위즐리와의 결혼을 재촉했다. 그러나 위즐리는 멍청하고 사랑도 없어 싫다. 사촌언니는 가난한 톰과 결혼 생각은 말라며 내일이면 런던으로 떠날 사람이라고 했다.

무도회에서 톰과 제인 그리고 위즐리

무도회

청혼하는 애즐리


파티에서 위즐리를 만났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톰과 위즐리, 제인도 같이 춤을 추었다. 귀부인이 오스틴 양을 불렸다. 위줄리 엄마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귀부인은 아이를 낳지 못했다. 그래서 자신은 조카가 바라는 모든 것을 갖도록 도와준다고 했다. 제인에게 건강과 재주, 성격도 괜찮지만 위즐리 청혼에 응답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제인의 거절에 대해 무례하다고 생각했다. 무일푼이라는 말에 반발하자 제인 부모가 재정난에 힘들어한다고 했다. 조카와 결혼해 주길 바랬으나 제인은 별 마음에도 없었다. 톰이 애즐리가 청혼한 걸 들었다며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제인은 사실 톰에게 마음이 있었고 그와 입맞춤했다. 톰은 돈도 없고 가난하고 외삼촌에 얹혀 산다고 했다. 청혼할 자격은 없지만 제인을 좋아했다. 둘은 마음을 확인하고 사랑했다. 톰이 재판장 외삼촌 댁에 초대했다. 재판장이 반어법을 말하자 제인은 모순된 두 개의 단어가 만나서 새로운 진실을 만들거나 인간의 본질을 부정하는 거라고 설명한다. 가족 있는 아가씨가 소설을 쓰는지 반문하다가 돈을 많이 벌어들인다고 하자 놀란다.


제인과 톰은 전업 작가 래드 클리프 부인을 찾아갔다. 조용히 지내면서 강렬한 로맨스와 위기 넘치는 소설을 쓰는 것을 부러워했다. 제인도 사랑이야기를 쓰고 싶어 하지만 사랑에 대해 다는 모른다. 모르는 건 상상으로 채우라고 했다. 전업작가는 희생이 따른다고 했는데 뒷얘기가 끊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결혼하고 작가로 사는 것도 가능한지에 대해 물었고 쉽지는 않다고 했다. 톰과 제인은 삼촌이 자신들의 결혼을 허락하길 바랐다. 톰은 삼촌께 제인에 대해 훌륭한 여성임을 부각해 얘기했다. 그때 마침 온 편지를 읽는 삼촌은 표정이 일그러지며 심각했다. 햄프셔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지금까지 날 속인 거냐고 물었다. 과부를 앞세워 내 눈을 가리고 가난한 그 계집을 끌어들인 거냐고 역정을 내셨다. 톰은 삼촌이 결혼을 반대했다고 했다. 제인은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톰은 내 인생은 전적으로 삼촌에게 달려 있다고 했다. 제인은 실망하면서 할 말이 그건 뿐이냐고 인상을 썼다.

톰과 제인


제인은 작별인사를 나누고 집을 나가서 마차를 탔다. 그 모습을 톰은 창가로 지켜봤다. 톰은 열심히 법정에서 메모했다. 제인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고 엄마한테도 그동안 고집을 부려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오스틴 목사에게 전보가 왔다. 편지를 읽던 목사는 갑자기 심각해졌다. 산 도밍고 땅도 밟아보기 전에 언니 약혼자가 황열병으로 죽었던 것이다. 그리고 톰이 약혼을 했다는 말에 제인은 놀란다. 제인은 소설을 쓰고 있다. 주인공은 훌륭한 두 여성으로 엄청 가난하다고 했다. 젊은 남자 둘도 나오는데 대부분의 자기 몫보다 많은 걸 누린다고 했다. 소설은 해피엔딩이다. 톰은 제인에게 위즐리랑 결혼할 거냐고 물었다. 톰은 진실과 정의가 있다면 그와 결혼하면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제인은 정의와 진실을 모른다고 했다. 톰은 제인에게 함께 도망치자고 했다. 도주해서 스코틀랜드 가서 결혼식을 올리자는 것이다. 모든 걸 버리고 둘이 함께 하기로 했다. 언니는 제인에게 모든 걸 잃을 거라며 글을 대체 언제 쓸 거냐고 정신 차렸으면 했다. 제인은 이 행복을 놓칠 수는 없다며 떠난걸 최대한 비밀로 해달라고 했다. 언니는 비상금과 진주 목걸이를 손에 쥐어줬다.


" 우리 함께 못한다면 그 삶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둘은 영화처럼 손을 잡고 숲길을 벗어나 마차를 탔다. 제인은 마차를 타고 가면서 밖을 바라보면서 햄프셔 고향과 작별했다. 그러다 바퀴가 진흙에 빠졌고 마차를 미는 동안 그가 맡긴 종이를 보게 된다. 톰 삼촌이 준 용돈을 부모에게 보낸 고마움의 편지였다. 제인은 마음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다시 마차에 올랐고 제인은 생각이 많아졌다. 톰은 부모와 형제자매들까지 책임져야 한다. 톰이 돈을 벌 수 있다고 했지만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톰이 성공할 거라 했지만 대법관 삼촌 눈밖에 나고 대체 몇 명을 먹여 살려야 하느냐고 불안해했다. 모두 추락하고 말 거라고 했다. 밖에서 다시 마차가 출발한다고 소리쳤다. 톰은 제인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아무 생각도 말고 사랑만 하자고 간청했다. 사랑하냐고 물었고 제인은 그렇다고 했다. 그러나 가족을 무너트리는 사랑은 영원할 수 없다고 죄책감과 후회, 비난이 좀먹을 거라 했다. 미소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건 진실이 아니라며 사랑하지 않게 되는 거라고 했다.

제인 오스틴


제인은 거기서 톰과 작별했고 돌아오는 마차를 타게 된다. 엄마는 피아노를 치는 제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돌아와 준 제인을 안아 주었다. 귀부인은 제인의 소문을 듣고 조카의 청혼을 파기했다. 가족 재산 품위도 없는 주제에 불명예스러운 소문까지 난 제인을 거절했다. 위즐리는 제인의 마음을 얻기 바랐지만 사랑을 돈으로 사고 싶지 않았다. 둘은 친구로 남기로 했다. 제인은 소설 속에 주인공들은 역경을 겪은 후 원하는 것을 다 얻는다고 했다. 사촌언니는 오빠와 결혼했다. 제인은 사람들이 딸을 부자와 결혼시키려고 안달하는 행태를 꼬집었다. 제인이 중년의 모습으로 오페라를 감상하고 있다. 제인 오스틴은 익명으로 남길 원했다. 톰은 딸과 파티에 나타났다. 딸이 제인 오스틴의 열렬한 팬이라고 했다. 얼굴이 알려지는 게 싫어서 평소에 낭독을 하지 않았으나 그날은 낭독하면서 영화가 끝났다. 제인 오스틴은 짧은 생애 동안 영문계의 수작 6편을 집필했다. 톰은 아일랜드 수석 재판관이 됐고 첫딸을 제인이라고 이름 지었다. 제인과 언니 커샌드라는 평생 미혼으로 남았다고 한다.

언니와 제인


제인 오스틴은 200여 년 전에 살간 여성이다. 그럼에도 모든 면에서 상당히 적극적이다. 전체적인 큰 사회적인 규범과 제약만 제외한다면 지금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당시에 사랑보다는 돈을 택했던 사회 풍습에 용기 있게 맞섰던 신여성이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 <오만과 편견)에도 작가의 생각이 상당히 많은 부분 담겨 있다. 오만과 편견에서 둘째 리지는 제인 오스틴을 반영한 인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시대를 앞서간 제인 오스틴, 글을 쓰고 낭송하고 열렬히 사랑했던 제인, 사랑에 성공하지 못하고 끝내 혼자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그 외로움과 고독이 어쩌면 글을 더 확장하고 키웠을 것이다. 영화에서도 언급이 되었지만 작가로서 경험하지 못했던 걸 글을 써내기는 힘들다. 더구나 당시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대에 여성이 전업작가로 살기는 더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공부를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몇 백 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 열광하는 이유는 열정을 다해 글을 썼고 내용도 과감하고 짜임새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전업 소설가를 찾아가 작가로서의 어려움과 다양한 체험 등을 듣는 부분도 아주 좋았다. 제인은 일상생활도 최선을 다해서 열정적으로 했고 글쓰기도 같은 여성이 바라봐도 본받을 점이 정말 많다.


아쉬운 건 톰과의 사랑이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고 제인 오스틴이 끝까지 독신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다. 물론 독신이었기에 글 쓰는 데는 도움이 되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제대로 사랑하고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 세계적으로 팬더믹 상황이 종식되고 코로나 전으로 빠르게 회복을 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교회도 거리두기 제안을 모두 풀었으며 소독과 방역도 모두 그만두었다. 그동안 거의 방치되었던 모임들이 제자리를 찾느라 정신이 없다. 성당에서도 각 모임들의 활성화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어서 더욱 바빠질 듯하다. 지금까지는 어쩌면 코로나 상황이라서 브런치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지금처럼 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글 발행도 5월부터는 일주일에 두 편에서 한편으로 해야 할 것 같다. 너무 부담을 갖고 하다 보면 지치기 쉬워서 그렇게 하는 게 맞겠다 싶다. 다른 작가님의 글에 관심을 갖고 읽으며 댓글도 쓰고 소통하고 싶기도 하다. 어쨌든 상황에 맞춰서 하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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