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09년 34쇄 / 장영희 / 326page
삶이 더 좋은 거야. 왜냐하면 삶에는 사랑이 있기 때문에. 죽음은 좋은 거지만 사랑이 없어. 고통은 사라져. 그러나 사랑은 남지. (P. 81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중에서)
보지 못하는 나는 촉감만으로도 나뭇잎 하나하나의 섬세한 균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봄이면 혹시 동면에서 깨어나는 자연의 첫 징조, 새순이라도 만져질까 살면서 나뭇가지를 쓰다듬어 봅니다. 때로는 손으로 느끼는 이 모든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으면 하는 갈망에 사로잡힙니다. 촉감으로 그렇게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데 눈으로 보는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그래서 꼭 사흘 동안이라도 볼 수 있다면 무엇이 제일 보고 싶은 지 생각해 봅니다. 첫날은 친절과 우정으로 내 삶을 가치 있게 해 준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싶습니다. 오후에는 오랫동안 숲 속을 거닐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보겠습니다. 찬란한 노을을 볼 수 있다면 그날 밤 나는 잠을 자지 못할 것입니다. 둘째 날은 새벽에 일어나 밤이 낮으로 변하는 기적의 시간을 지켜보겠습니다. (P. 151 헬렌 켈러의 사흘만 볼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