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이근상은 마케팅, 광고 기획 전문가이며 광고회사 코레드에서 대우 자동차의 광고 캠페인을 기획했다. 그리고 국내 최고의 독립 광고 회사로 평가받던 웰콤에 근무하며 퇴사하기까지 경쟁 프레젠테이션 20연승의 무패의 기록을 세웠다. 퇴사 후엔 광고회사 KS& Partners (현재 KS'IDEA)를 설립하여 운영 중이다. 그는 한두 편의 광고를 만드는 일보다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일에 집중한다. 저자는 '작은 브랜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면서 목표와 방법을 찾아가는 촉매제가 되길 원한다. 전제 ' 왜 작은 브랜드인가?'에 대해 같은 곳을 바라보며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작은 브랜드의 정의는 '느리게' '좁게'이며 빠른 성장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큰 브랜드가 지향해온 방향과는 맞지 않을 수 있으나 실천 가능한 것들로 브랜드의 진정성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것은 진심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이다.
크기의 개념을 바꾸기 : " '하나만', '잘 만드는 일'" ( 스위스 다리미
로라스타)
로라스타(Laurastar)는 40여 년 전에 스위스에서 탄생한 다리미로 유럽에선 알려진 브랜드라고 한다. 필립스나 테팔과 비교해 볼 때 판매량에서 보면 비교가 안 되지만 300만 원이 넘는 것과 소형 모델도 30만 원이 넘는 가장 비싼 다리미이다. 다리미는 명품백처럼 들고 다니며 남에게 보여줄 수가 있는 게 아니다. 왜 이런 비싼 금액을 지불하는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저자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사용자들의 후기를 보면 결과가 놀랍고 동영상까지 첨부해 SNS에 공유도 중요한 요인이다. 다리미 하나만 잘 만들면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우리는'하나만' 만드는 일과 그것을 '잘' 만드는 것에 집중하지 못한다. 하나가 잘 팔리면 빨리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다른 종류의 제품이나 서비스로 확장하는 일에 눈을 돌린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작은 브랜드는 얻음이 적어 보이나 큰 것을 얻기도 한다. 소비자 생각이 브랜드의 크기를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라이프 스타일과 결합시키기 : "새로운 욕구는 새로운 기회" (#런데이, #책 발전소)
최근 소비시장의 라이프 스타일 진화에 주목한다. 이 변화는 작은 브랜드에게 좋은 기회로 작용한다. 이유는 새 카테고리에서 작은 브랜드는 훨씬 공평한 경쟁을 할 수 있다. 러닝과 라이프 스타일이 결합된 '런데이 RunDay'라는 러닝 앱이 초보 러너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1분만 달려도 숨찬 초보들이 8주 만에 30분 달리기가 가능한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이고,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보이스 코치가 있기 때문이다. 라이프 스타일의 다양화는 잘게 쪼개 전문화된 영역을 만든다. 이런 현상 중에 내추럴 와인 전문 수입사를 꼽는다. 작은 브랜드에서 내추럴 와인을 늘리는 것이 쉽다. 그래서 다양한 와인들이 국내에 소개되고 있다. 또 작은 책방들이 여기저기 생겨나고 있다. '책 발전소'는 책 판매뿐만 아니라 북클럽을 만들고 책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책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업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라이프 스타일을 결합하면 새로운 시장이 보일 것이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해오던 것에 질문 던지기 : "새로운 기준이 되다" ( #굿모닝 증권, #에이스 호텔)
저자는 퇴출 위기에 놓인 쌍용증권을 사모펀드가 인수하면서 1999년 파격적인 '굿모닝 증권' 이름을 제안했다. 성공하고 싶다면 남과 다른 길을 가야 한다고 반대자들을 설득했고 이름은 받아들여졌다. 굿모닝 증권회사는 1년 만에 5위권으로 도약했다고 한다. 그 해에 미국 시애틀에서 '에이스 호텔'ACE Hotle' 이 문을 열었다. 에이스 호텔을 만든 알더스 칼더 우드는 ' 호텔은 과연 투숙객만을 위한 공간이어야 하는가?' ' 같은 브랜드의 호텔이라고 어디에서나 같은 디자인이어야 하는가?' '호텔의 디자인은 좀 더 편안해질 수 없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져 보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개념의 호텔이 만들어졌다. 정서에 맞는 디자인과 트렌디한 느낌의 로비는 아티스트나 창의적인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간판이 없고 직원도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호텔은 안전하고 품격 있는 공간에다 문화의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특별한 것 : " 특별함을 만드는 핵심 DNA를 장착하다" (#두 끼 떡볶이, #서전 스튜디오)
좋아하는 것을 비즈니스로 만드는 대표적인 분야 중 식음료가 있다. 연 300억 원 규모의 '두 끼 떡볶이'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역점에 두어 성공한 케이스다. 직장생활에서 미래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 젊은이가 '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 ' 잘할 수 있는 것이 뭘까?' 그러다 떡볶이를 떠올렸고 인생을 걸었다고 한다. 우선 동호회를 만들어 전국 유명한 집을 다니며 먹어보면서 준비했다. 기존의 프랜차이즈와는 차별성을 두었고 그러다 '두 끼 떡볶이를 출시했다. 무안 리필이 가능한 즉석 떡볶이에 볶음밥까지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두 끼 방식이다. 좋아하는 것에 전문성을 더하면 특별한 영역을 만들 수 있다. 미국 LA에 위치한 서전 스튜디오는 인기 있는 모델의 스니커즈에 색다른 소재와 디자인을 더해 유일한 예술작품을 만든다. 이 스튜디오를 만든 '도미닉 시암 브론'은 자신을 신발을 수술하는 의사라고 부른다. 그가 제작한 스닉커즈중 가장 비싼 것은 1억 원이 넘는 가격에도 팔렸다고 한다.
결국은 상상력이다 : " 마지막 결과를 상상하여 의사 결정을 " (#해찬들, #밥스누)
모든 일은 의사 결정의 연속이며 의사결정이 합쳐져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를 만들어 낸다. 좋은 의사 결정의 비율이 높을수록 브랜드의 가치는 높아진다. 조사와 자료에만 의존하는 의사결정은 뻔한 길로 가기 쉽다. '마지막 장면'을 그릴 수 있는 상상력이 의사 결정의 중요한 덕목이다. 저자는 해찬들 고추장의 광고를 맡게 되었다. 품질이 뛰어나고 맛도 좋았지만 판매가 늘지 않아 고민했다. 영화 김혜수의 <타짜>에서 '나 이대 나온 여자야'를 패러디해서 마지막 장면을 상상해 보며 자료들을 모았다. 그런 상상력을 바탕으로 광고가 만들어졌고 젊은 층의 선호도가 올라가 매출로 이어지게 되었다. 저자는 서울 대학교의 기술지주 자회사인 '밥스누에서 만든 약콩 두유'의 컨설팅을 맡은 적이 있다. 몸과 생각이라는 핵심 단어를 찾아내 '몸 생각 약콩 두유'란 슬로건을 만들었고 잘 제시했던 프로젝트였다. 의사결정은 상상력의 싸움이다.
당신이 브랜드다 : " 브랜드는 리더 '그 사람'이어야 한다 (#마게, #뿌리 깊은 나무)
코로나를 겪으면서 와인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한다. 품종이 같은 마을의 와인도 맛이 다른데 왜 그럴까? 그건 땅이 다르고 와인 만드는 사람이 달라서라고 한다. 포도밭과 포도나무를 어떻게 관리하며 언제 수확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와인의 맛이 탄생한다. 프랑스 상파뉴 지역에서 샴페인을 주로 생산하는 마케 Marguetf라는 브랜드가 있다. 저자는 2006년 이 와이너리를 방문하고 와인과 만드는 사람의 상관관계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된다. 트랙터 대신 말을 사용해 밭을 갈고 생명 역학 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한다고 한다. 브랜드의 리더도 명확한 철학이나 방향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목적지와 경로에 대한 정확한 계획과 신념이 있어야 한다. <뿌리 깊은 나무 >는 1976년 창간되었고 1980년 통권 50호로 폐간되었다. 발행인 한창기는 저명한 글을 빨간 펜으로 수정하고 레이 아웃을 위해 글을 일부 잘라 내기도 했다. 그의 고집과 노력이 브랜드를 만든 것이다.
창조가 아니라 발견이다 : "핵심가치에 집중하다" ( #웅진 , #파라다이스)
저자는 웅진그룹이 성공가도를 달리던 시절, 새로운 성격의 일을 의뢰받게 된다. 다소 소극적인 조직임을 알고 '28살, 가슴이 뜁니다' 슬로건을 만들어 공유했다. 당시 청년처럼 움직이던 회장의 모습을 담았다. 내부 캠페인을 기획했고, CI 선포식을 겸한 28주년 행사도 진행했다. 권한을 넘는 월권이었지만 조직이 전과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던 경험을 적었다. 파라다이스 그룹의 광고 회사로 일하던 때였다. 내부 직원들이 고민하던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저자는 결과물로 받은 문장이 고민의 핵심이었다. 사옥 전체가 멋진 갤러리였고 호텔의 의자, 조리기구, 타일, 수영장 등에 'Design Life As Art'라는 카피를 붙이니 그럴싸했다. 사옥 입구에 걸려 있던 간판은 매월 작품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했더니 효과가 좋았다. 우주에 흔적을 남긴다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작은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핵심가치가 분명해야 하고 가는 길도 뚜렷해야 한다. 갈수록 작은 브랜드가 소신을 갖고 자신만의 영역에서 깊이 뿌리내리길 염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