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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Feb 14. 2023

영화 리뷰 -《 스펜서 》

2022년 영국 드라마 / 감독 - 파블로 라라인 / 116분

<스펜서>로 돌아온 비운의 다이애너 황태자비


영화 <스펜서>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던 영국의 다이애너 스펜서의 서거 25주년에 맞춰 개봉된 영화이다. 찰스 3세와 갈등을 겪던 1991년 크리스마스를 맞아 실화를 바탕으로 별장 파티에서 겪는 3일간의 심리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영화 제목이 '스펜서'인 이유는 다이애나 스펜서의 결혼 전 성을 통해 정체성을 찾기 위한 거였다. 스펜서(크리스틴 스튜어트 배우)는 오다가 살던 마을 부근에서 허수아비에 걸쳐 놓았던 아버지 옷을 가져오게 된다. 도로에는 죽은 꿩들이 보이고 식료품들이 반입되어 요리사들이 정리한다. 샌드링엄 별장에 들어갈 때는 누구나 몸무게를 잰다. 겨우 도착한 스펜서는 싫었지만 몸무게를 재고 파티를 즐기라는 요청을 받는다. 몸무게가 늘었다는 것은 열심히 참석했다는 증표이기도 했다. 두 왕자들이 자신들의 침실이 춥다고 하소연했다. 춥게 지내는 것도 몸무게 재는 것처럼 전통이라고 했다. 스펜서는 침실에서 약을 먹으며 3일만 참자고 다짐한다. 의상 담당자 매기( 샐리 호킨스 배우)에게 가져온 잠바를 수선해 달라고 부탁하며 스펜서의 유물이라고 했다. 스펜서는 왕자들에게 자신은 느려서 매번 꼴찌였다고 고백한다. 성탄 선물을 미리 보는 것에 대해 미래는 없고 과거와 현재는 같은 거라 응답했다.

윌리엄과 해리왕자와 함께
왕실의 가족사진

스펜서는 침실에 잠바를 걸어놓고 아버지한테 말하듯 한다. 파티에 입을 옷들은 언제 입으라는 표시가 되어 있었다. 스펜서는 의상담당 매기와 마음이 잘 맞는다. 조언에 따라 정해진 옷을 입고 진주 목걸이를 걸어본다. 오기 싫었고 체중까지 재서 더 싫었지만 마음을 다잡는다. 왕실은 변하지 않으니 전하가 변하라고 아름다운 모습을 지켜가라고 조언했다. 주방에서는 파티에 나갈 음식 준비로 분주하다. 조리실장은 최대한 맛있게 하라고 강조한다. 엄숙한 식탁에서 여왕을 시작으로 식사한다. 찰스 3세와 스펜서는 대면대면하고 여왕은 말이 없다. 스펜서는 찰스 3세( 잭 파팅 배우)가 외도 상대 여성 카밀라에게 진주 목걸이를 준 것과 같은 목걸이를 받아 처박아 두었다고 했다. 다이애나는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낀다. 식사 때 스펜서는 알이 큰 목걸이를 확 잡아서 떨어진 진주를 우두둑 깨물어 먹는다. 이것은 스펜서의 심리적인 상태를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가 아프고 속이 안 좋아 화장실에 갔고 디저트 때는 나가지 않았다. 그런 스펜서가 밤에 몰래 주방에서 허겁지겁 음식을 먹을 때 별장 관리인 그레고리( 티모시 스폴 배우)가 왔다. 그는 차출돼 온 시종무관으로 파파라치들을 쫓아내기 위해서다. 그는 감시자로 스펜서가 커튼을 열고 옷을 입었던 부분까지 지적했다.



삶의 길을 잃었던 다이애너 스펜서

다이애너 스펜서

스펜서는 밤에 자신이 살던 집으로 가려고 했으나 별장 철조망 부근에서 경찰에게 들키고 만다. 침입자는 상부에 보고를 해야 마땅하나 스펜서의 부탁으로 무마된다. 스펜서는 난방을 안 해줘 춥다고 강조했다. 파파라치 때문에 데려다준다는 걸 뿌리치고 돌아온다. 탈출하려다 잡혔다고 자백하며 춥다는 왕자들과 스펜서는 침실에서 게임을 통해 이야기해 준다. 왕자들은 지금 좋은 건 선물을 받았고 엄마가 온 것이다. 선물을 열면서 셋은 진실게임을 했다. 규칙을 따르지 않고 마음대로 하는 게 좋았다. 스펜서는 왕세자빈보다는 엄마가 되고 싶다며 자신이 바보 같은 짓을 하면 말해 달라고 했다. 의상 담당 매기는 런던으로 보내졌고 다른 사람이 왔다. 매기를 다시 보내달라고 했지만 소령도 결정권은 없었다. 스펜서는 가족사진을 찍을 때도 여왕보다도 늦었다. 식사 시간에 찰스 3세는 먹고서 제발 변기에다 쏟아내지 말라고 충고한다. 성탄 미사에서 찰스의 외도상대인 카밀라와 마주치고 다이애너를 보려는 수많은 언론 취재에 시달린다.


다이애너 스팬서

찰스 3세와 스펜서가 냉랭하게 식탁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스펜서가 옷을 바꿔 입은 것과 허수아비 옷을 가져온 것을 비난했다. 스펜서는 찰스가 다른 여성을 만나는 것과 매기를 보낸 것에 서운함을 토로했다. 찰스는 스펜서가 밤외출의 이유를 물었고 자랐던 집에 가보고 싶었다고 했다. 스펜서는 월리엄에게 총쏘지 않도록 요청했으며, 찰스의 불륜녀와 같은 선물에 대해 언급했다. 찰스는 두 개의 얼굴로 살라며 진짜 내 모습과 기자들이 찍는 내 모습이 다르게 말이다. 스펜서는 요리사에게 사냥해 죽은 꿩에 대해 물었고 직원들이 나눠가질 거라고 했다. 개한테도 주고 남는 건 버릴 거라며 총에 안 맞더라도 꿩들은 차에 죽을 거라는 것이다. 스펜서는 요리사와 대화를 나누면서 앤 블린에 대해 읽는다고 했다. 헨리 8세에게 처형당한 앤을 스펜서는 자신과 동일 인물로 생각했다. 헨리 8세는 간통을 저질렀는데 앤이 누명을 쓰고 처형을 당했던 인물이다. 요리사는 스펜서의 발언은 파급력 때문에 조심하라며 했다. 요리사에게 철사 절단기를 요청했다. 꿩과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관리자는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며 만찬 시간은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스펜서와 찰스 3세

파파라치 때문에 침실의 암막 커튼은 고정되었다. 옷은 입으라는 걸 입어야 하며 선택권이 없다.

스펜서는 마치 왕실의 인형이 된듯하고 예절과 관습에 숨이 막힌다. 꿰맸던 커튼을 연장으로 뜯어 버리고 팔뚝을 집어 피를 내기도 한다. 왕자는 스펜서 엄마가 다른 짓을 할까 봐 불안하다. 드레스를 입고 화장실에서 토하려는 스펜서에게 바뀐 담당이 품위를 지키라고 조언했으나 매기로 착각한다. 스펜서는 손전등을 들고 밤에 살던 집으로 간다. 계단과 바닥이 다 썩어 위험하다고 했지만 소령은 어떻게 막겠느냐고 기다려 보기로 한다. 철사를 자르고 도착한 집은 엉망이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펑펑 울었다. 그리고 계단에서 떨어져 자살하려 할 때 도망치라는 앤의 소리를 듣게 된다. 발레 했던 모습과 자전거로 달리기 하던 때도 회상했다. 목걸이 알이 주르르 떨어졌는데 꿈이었다. 실제로 스펜서는 몇 번이나 손목을 그었고 계단 아래로 몸을 던졌다고 한다. 게다가 폭식과 구토를 반복했다고 알려졌다. 매기가 돌아왔고 둘은 바닷가에 바람을 쐬러 왔다. 찰스 3세는 스펜서가 정신과 치료받기를 원한다고 했다. 스펜서는 어젯밤에 앤 블린이 자신이 살렸다며 천년쯤 뒤에 자신이 어떻게 기록될지 궁금해했다. 매기의 느닷없는 사랑 표현에 행복한 웃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높은 싱크로율 연기

허수아비 옷의 다이애너 스펜서

왕자들이 사냥에 나섰고 여왕도 함께 했다. 뭐든 재미로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 스펜서는 꿩들 사이에 서 있기로 한다. 왕실에서는 남자, 남편, 섹스, 내연녀, 기만, 계승 이런 것들이 일상이 되었다. 스펜서는 단순 평범하고 실재하는 것들인데 자신과 많이 다르다고 했다. 스펜서는 중산층 정도의 수준에 평범한 게 좋았다. 레미제라블이나 오페라의 유령을 좋아하고 패스트푸드를 좋아한다. 왕족이 사냥하는 꿩들에게도 미안했다. 왕실에 있는 한 희망이 없었다. 왕족들이 트럭을 타고 사냥개와 요리를 준비해 꿩사냥을 나왔다. 한쪽에서 깃발로 꿩들을 몰면 반대쪽에서 총을 쏘는 거였다. 스펜서는 허수아비의 낡은 옷을 걸치고 꿩사냥하는 장소에 나타났다. 방해꾼이 나타났다고 하자 왕자들에게 집에 가자고 부른다. 쳐다보는 사람들에게 차라리 자신을 쏘라고 했다. 지켜보던 찰스 3세는 왕자들에게 엄마와 가라고 했다. 셋은 몸무게를 재며 실컷 즐겼다고 흡족해했다. 차를 타고 가면서 신나게 노래를 불렀다. 자유로움에 템스강을 바라보며 패스트푸드를 먹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왕실을 벗어나는 왕자들과 스펜서

다이애나 스펜서는 20살 어린 나이에 영국 왕족 찰스 3세와 결혼했다. 당시에 찰스는 연상이었던 유부녀 카밀라를 사귀고 있었고 여왕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한다. 찰스와 카밀라의 지속적인 관계로 둘의 결혼 생활은 힘들게 된다. 스펜서는 뻔뻔한 찰스에 대해 참을 수 없었고 같은 목걸이 선물에 모욕감을 갖게 된다. 카밀라에 대한 질투와 남편에 대한 불신, 그리고 대중 앞에서 가식적인 연기까지 힘든 결혼 생활을 이어갔다. 윌리엄 왕자와 해리 왕자까지 두었으나 불화 끝에 1996년에 결국 이혼했다. 그 뒤 스펜서는 봉사와 자선활동에 헌신하며 민중의 왕세자비라고 불리며 존경과 사랑을 받게 된다. 하지만 1997년 파리에서 파파라치의 추격을 피하다가 36세에 교통사고로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뜨거운 애도를 받았다. 영화는 찰스 3세와 불화를 겪는 중에 스펜서의 불안하고 숨 막히는 스펜스 내면에 집중한 실화이다. 20세기 패션의 아이콘이었던 다이애너 스펜서,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인물이다. 다양한 샤넬의 의상과 주얼리들이 등장했다. 실제로 스펜서가 생전에 입었던 의상을 재현해 볼거리가 많았다는 평이다.


스펜서는 영국의 여왕의 아들 찰스 3세와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1981년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스펜서는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어리고 순진했던 그녀는 찰스 3세의 진심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도 안될 만큼 부족한 카밀라에게 빼앗긴 찰스에게 치욕감을 느끼며 생활하게 된다. 누구나 부러워할 미모에 키도 크고 늘씬하고 패션감각이 상당했고 두 왕자까지 낳고 키웠지만 찰스의 마음을 얻지는 못했다. 더구나 영국 왕실에서 스펜서가 받았던 스트레스는 그녀를 폭식과 구토, 손목을 긋기 그리고 자살시도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게 했다. 영국 국민들,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긴 했지만 찰스의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1997년에 스펜서가 사고로 죽고 나서 찰스 3세는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불륜 상대 카밀라와 2005년 재혼하였다. 2022년 9월 8일 엘리자베스 여왕이 서거하고 난 뒤 찰스 3세는 73세 나이에 국왕이 되었다. 치욕적인 삶을 살았던 비운의 다이애너 스펜서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그녀의 죽음을 안타까워한다. 늘씬한 키와 밝게 웃는 모습, 선한 영양력을 행사하며 평범하게 살기를 바랐던 스펜서!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는 왕비로 남겨질 것이다. 내면 이야기를 다룬 영화 <스펜서>는 이동진 작가의 해설을 통해 이해한다면 훨씬 많은 것들을 보게 될 것이다. 


https://youtu.be/36 xecncyRNg

이동진의  영화 <스펜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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