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미영 sopia Mar 07. 2023

영화 리뷰 - 《 자백 》

범죄 스릴러, 한국 / 감독 - 윤종석 / 105분

&. 스포일러 포함 / 자료출처-Daum


불륜과 사건이 겹쳤을 때


<자백>은 원작 오리올 파울로 감독의 <인비저블 게스트> 스페인 영화를 리메이크하여 제작이 되었다. 2020년 11월에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였지만 코로나로 인해 2022년 10월에 개봉된 영화라고 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짜임새, 결말을 한 번에 예측하기 힘들 정도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영화는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IT대표 유민호 (소지섭 배우)는 모든 성공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결백을 주장하는 유민호와 진술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해가는 양신애 변호사의 대화가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불륜 사실을 들먹이며 누군가로부터 10억을 요구한 협박 때문에 내연녀 김세희와 다시 만났다. 둘은 호텔에서 협박범을 만나기 위해 기다렸지만 경찰차를 보고 이상하다고 판단하여 나가려 했다. 그러다 갑자기 유민호 이마를 누군가 내리쳐 쓰러졌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쓰러진 김세희를 발견한다. 바닥에 5만 원 지폐가 뿌려져 있고 죽었음을 알고 경악한다. 경찰이 들이닥치고 유민호는 살인범으로 몰린다. 이방에 다른 범인이 있다고 소리쳤지만 소용없었다. 양변호사는 나오는 사람을 못 봤고 문이 안에서 잠겨 있던 점을 지적했다. 유민호는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유민호는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유능한 변호사 양신애(김윤진 배우)를 소개받게 된다. 유민호는 밤샘 조사를 마치고 변호사를 산장에서 만난다. 그러나 양신애는 진술에 허점이 많다면서 처음부터 듣기를 원했다. 검사가 아는걸 변호사가 모르면 답변할 수가 없으니 자세히 알려 달라고 한다. 그래서 유민호는 처음부터 사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두 달 전 부산 출장을 핑계로 내연녀 김세희와 시간을 즐겼다. 미술관 개관식에 오라는 아내의 재촉에 술이 덜 깨서 김세희에게 운전을 부탁했다. 카메라가 없는 길로 피해 가다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불편한 상황을 끝내자고 했다. 그러다 고라니를 피하려 핸들을 급히 틀었고 마주 오던 차가 사고를 낸다. 상대방 운전자가 피를 흘리며 의식이 없었는데 사건조사로 불륜 사실이 알려질까 봐 신고를 포기한다. 이때 카센터를 하는 한영석이 지나다가 보험회사를 기다리는 김세희에게 차상태를 봐주겠다고 해서 집까지 가게 된다. 세희는 사진을 보고 사고자가 한영석 아들임을 알고 그의 휴대폰을 몰래 놓고 급히 그곳을 벗어난다.


유민호와 김세희
산장에서 변호사와 유민호


한선재 사건에 대한 진실공방


중국 진출을 앞둔 유민호는 회사의 사활이 걸려 예민하다. 사고차는 대포차로 수출해 자료는 남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은 한선재 사건에 연관성을 얘기했다. 회사 차라고 했지만 도난차량은 교통과에서 찾을 거라고 얼버무렸다. 그렇게 알리바이가 생겼고 사건이 종결되나 싶었다. 김세희는 뉴스 제보에 자신이 엮인 거에 분개했다. 사건 당일 한선재 지갑을 빼내서 금융 거래 내역을 조작해 보이스 피싱과 관련된 것처럼 김세희는 사건을 꾸미게 된다. 그로 인해 유민호는 한선재의 사건으로부터 벗어났고 기업은 IT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인터뷰에 축하도 많이 받았지만 모두가 위선이었음을 시인했다. 두 개의 사건 (한선재 죽음과 김세희 죽음)을 알게 된 양변호사는 한선재 사건도 알려 달라고 했다. 방에 숨어 있었던 제3의 인물에 대해 물었다. 협박받았던 정황과 사건을 되짚어 본다. 의문은 첫째, 협박당하기 전 누가 경찰을 불렀나? 둘째, 협박했다는 사람은 왜 돈은 가져가지 않았나? 셋째, 범인은 호텔 룸을 어떻게 빠져나갔을까?


양변호사는 한영석이 김세희를 죽였을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했다. 아들의 시신마저 못 찾는다면 못 할 일이 없다. 그래서 사진을 찍고 협박성 돈을 요구했을 것이다. 한선재 사건을 꺼내지 못하는 약점을 이용해 김세희를 살해범으로 몰아갔다는 것이다. 유민호가 수사받는 3일 동안 한영석은 빠져나가려는 방법 때문에 찾아왔다고 했다. 변호사는 현장 사진을 보여주며 열쇠는 방밖에 있었다고 전했다. 한선재 엄마 이희정은 프런트 호텔 직원이었다. 한영석은 침구 보관실 옆방을 잡아 아내와 긴밀히 협조했다. 사건 당일에 세희와 유민호가 호텔방에 들어오기 전 이미 한영석은 옷장 안에 있었다. 이희정은 시간에 맞춰 경찰에 신고했고 옷장에서 지켜보던 한영석이 김세희를 돌로 쳤다. 경찰이 도착할 즈음에 유민호를 기절시킨 후 한영석은 김세희를 죽게 했고 유민호가 한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다. 경찰이 도착할 즈음에 앞 베란다를 통해 옆 침구보관실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아내의 도움으로 사건현장을 빠져나갔다. 한영석이 김세희를 죽였다는 정황을 끌어들인 것이다.

변호사 친구와 유민호
한선재  아버지

사건의 재구성을 통해 드러난 만행


유민호가 김세희를 죽이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려면 한영석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변호사는 주장한다. 게다가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단독범행으로 몰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 퍼즐 제안은 한선재 차를 찾아야 한다. 김세희가 한선재를 죽였다는 증거만 있으면 되는데 차가 어디 있는지 찾아야 한다. 그러나 사건을 주도한 게 유민호이고 휘말린 게 세희였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사건에 엮이는 걸 원치 않던 김세희는 한영석한테 전화를 걸어 사실을 밝힌다. 자수하자는 김세희에게 미쳤다고 격분하며 죽이게 된다. 변호사는 고통 없는 구원은 없으니 인정하고 진실을 말하라고 다그친다. 김세희를 죽였느냐고 재차 묻는다. 그러자 유민호는 자신이 죽였다고 실토한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김세희는 한선재의 죽음을 알렸고 위치까지 알려주게 된다. 이곳에 오기 전 선재엄마는 양선애 변호사를 찾아가 사정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상대할 사람이 아니라며 말리자 한영석은 변호사를 기절시켜 차에 태우고 대신 아내가 변호사로 가장하여 이곳에 온 것이다. 사실 위험천만한 일이다. 아들의 죽음을 너무나 안타까워한 부모였기에 가능했다.


양선애 변호사는 계속해서 한선재의 사고 차가 어디는 지 묻는다. 선재가 살려 달라고 손을 잡았지만 되돌릴 수 없어 봉으로 쳐서 죽이고 물로 빠트렸음을 시인했다. 그야말로 자백이었다. 살릴 수 있었는데 왜 죽였느냐고 당신은 두 명이나 죽인 살인범이라고 했다. 잠시 유민호는 화를 냈지만 잘 부탁한다며 사과했다. 결국 차를 빠트린 곳에 표시를 받았고 증거를 없애주기로 한다. 변호사가 나간 뒤 두 개의 자필 싸인이 다른 걸 확인하고 양선애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집을 가려던 이희정이 눈길이 미끄러워 차가 헛바퀴만 돌자 유민호는 체인을 핑계로 다시 집으로 끌어들였다. 그러면서 당신은 누구냐고 따졌고 이희정은 한선재 엄마라고 했다. 둘은 상황을 확인하고 격분했다. 없던 것으로 하자는 이희정을 그가 붙잡았다. 그리고는 경찰에 죽이려 한다고 신고했다. 총상을 입혔고 이희정은 살인 미수 협의로 잡힌다. 살인미수는 유민호에게 다시 검찰 증인까지 없어져 완벽했다. 그러나 이희정은 기억을 되짚어 신고했고 포크클레인으로 얼음을 깨고 선재가 탔던 차를 끌어낸다. 유민호는 살해 유기 및 사체 유기로 체포당한다.


유민호가 차를 빠트리는 광경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은 위대하다


영화는 사건을 재구성하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긴장감을 갖게 된다. 완벽한 시나리오를 짜기 위해 심리를 이용하고 허를 찌르면서 진실을 끄집어낸다. 주인공역을 맡은 소지섭은 성공한 사업가로 당당하고 성실한 이면에 불안 분노등 복잡한 심정을 집중력 있고 밀도 있게 그려 냈다. 양변호사 역을 맡은 김윤진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상대방을 압박하며 진실을 이끌어내는 역을 제대로 해냈다. 이 두 사람의 심리전이 팽팽하게 맞서며 극의 긴장감을 높이고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섬세하고 치밀한 전개의 영화를 보게 되었다. 주인공의 내연녀로 출연했던 나나의 미모와 연기도 영화를 한결 업로드시켰다. 전에 원작을 보고 이번 영화를 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스토리는 간파하고 있었다. 이희정이 양선애 변호사로 처음부터 바꿔서 역할을 했고 두 사람은 긴장감 있게 스토리를 전개해 나갔다. 이번 버전은 양선애 변호사가 총을 쏘고 살인미수로 경찰에 잡혀가는 걸 추가시켰다. 결국 선재가 탔던 차를 찾아내면서 이야기는 역전이 되어 사건을 은폐한 유민호가 잡히게 되면서 영화는 끝난다.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와 전체적인 스토리가 비슷했고 상영시간도 거의 비슷했다. 원작을 안 봤더라면 훨씬 재미있게 봤을 텐데 이미 스토리를 알고 봤기 때문에 스릴감은 떨어졌다. 치밀한 연출과 예측할 수 없는 전개, 강렬한 서스펜스까지 베테랑 제작진과 배우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인비저블 게스트>는 3시간이라는 시간을 정해 놓고 반대편에 남편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조를 했기에 더욱 긴박감이 느껴졌다. <백>은 눈 오는 밤 설경과 취조가 끝나고 나갔을 때 속았음을 알고 벌어지는 총격이 섬뜩했다. 아무리 자식을 진하게 사랑하는 부모여도 사건을 맡은 변호사로 가장해 살인범을 만나기는 어렵다. 치열한 두뇌 싸움으로 사건의 상황을 간파하고 집중해서 질문하고 대답을 끌어내기는 상상조차 힘들다. 그러나 엄마는 위대하다. 부모이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자식의 죽음을 파헤쳐가며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여가면서 진실을 파헤친 부분에 박수를 보낸다. 그만큼 불안하고 급박하며 쫄깃한 상황을 만들어 관객들을 몰입하게 했다. 영화는 사건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도 이런저런 상황을 생각해 보며 가능성을 열어가는 추리의 열쇠를 주었다. 스릴영화를 즐기는 분이라면 추천드린다.


https://brunch.co.kr/@sopia1357/428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리뷰 -《 스펜서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