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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Mar 28. 2023

책 리뷰 - { 관계 속의 인간 }

성서와 인간(8)-바오로의 딸 / 송봉모신부 지음 / 151page

올해 본당의 단체 레지오 활동으로성서와 인간12권 시리즈의 책을 매달 바꿔 읽고 있다. 그중에 몇 부분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저자 송봉모 토마스 신부님은 예수회 사제이다. 로마 교황청립 성서 대학원에서 교수 자격증을 받고 미국 가톨릭 대학교에서 신약 주석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서강대 신학 대학원에서 신약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성서와 인간 시리즈, 성서 인물 시리즈, 요한복음 산책 시리즈, 예수 시리즈와 <미움이 그친 바로 그 순간>등이 있다. 인간은 관계를 통해서 완전한 존재가 된다. 창세기 1장에 인간의 역사에 하느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창조했다고 적혀 있다. 이 말은 서로 필요 불가결한 존재이며, 서로 밀접한 결합과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남자와 여자는 함께 태어났기에 둘 사이에 차별이 있을 수 없고 평등하다는 말이다. 남녀가 친밀한 관계를 맺고 가정을 이룰 때 창조 사업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완전함이 채워주고 결합하여 한 몸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인간은 두 차례 부모를 떠난다. 그것은 몸의 탯줄이 잘릴 때이고 결혼으로 정신적 탯줄이 잘릴 때이다. 부모를 떠난다는 것은 공간적으로 부모의 집을 떠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부모를 떠나 독립할 수도 있지만, 부모와 함께 살 수도 있다. 여기서 떠난다는 것은 정신적인 떠남을 가리킨다.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혼의 첫 조건이 무시되는 것이 되고,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기의 탯줄을 끊는 데는 30초도 걸리지 않지만 정신적 탯줄은 30년도 더 걸린다. 신혼부부가 부모를 떠나지 못하는 경우 중에 저자는 고정된 부부 역할을 꼽는다. 성장 과정에서 보고 배운 부모의 부부 생활을 통해 '남편은 이래야 하고, 아내는 저래야 한다. 는 고정된 역할 분담이 각인된 셈이다. 예를 들면 아버지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어머니는 그 결정에 따라가는 부모 밑에서 자란 여성은 결혼하면 매사 남편이 알아서 결정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작고 큰 갈등이 일어나는데 아내는 남편이 책상 놓을 자리를 알려 주지 않아 화가 나고 남편은 아내가 집안일을 알아서 처리하지 않기 때문에 화가 나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유로 갈등을 겪게 된다.


하느님은 인간을 사랑하며 함께 하시고, 인간의 삶 가운데 현존하신다. 혼인 성사를 통해서 결정된 부부는 하느님의 이러한 신적 사랑을 본받아 배우자에게 같은 사랑을 실천하여야 한다. 이렇게 신성한 서약으로 결합된 부부는 죽음보다도 강한 사랑에 초대된 이들이다. 결혼 때 서로 손을 맞잡고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장차 어떤 운명이 처할지라도 서로 사랑하기로 서약을 한다. 언제나 결합해 있을 것을 약속하는 신성한 서약이다. 삶에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고 상대를 받아들이고 돕겠다는 약속이다. 결합을 한다고 해서 각자의 인격을 없애버리거나 나의 주체가 여해 되는 결합이 아니다. 각각 전체로서 합쳐진 것이기에 짝으로는 일치하지만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야 한다. 의존하고 상대를 묶어 두기보다 한 곳을 바라보면서 사는 삶이다. 칼릴 지브란은 결혼한 이들에게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그 사랑에 속박되지는 말라'라고 했다.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결혼생활 중 갈등의 불씨는 감싸주기보다는 서로를 비난하고 공격하기 때문이다. 배우자의 약점이나 상처 주는 말을 자주 하게 되면 관계에 금이 간다. 사랑에 빠져 있던 때는 결점이 눈에 띄지 않지만 연애 감정이 사라지다 보면 하나 둘 거슬리기 시작한다. 대부분 갈등을 초래하는 요소는 서로 다른 행동 양식과 가치관이다. 치약을 짜는 사소한 문제부터 TV를 선호하는 문제도 다를 수밖에 없다. 생활 중에서 세면대 위에 머리카락이 보이고,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 양말과 여기저기 뒹구는 신발이 보인다. 거슬리면서 상대방에게 기분 나쁘게 말하고, 성질내고, 거친 말이나 비판도 서슴지 않게 된다. 그러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배우자와 나는 분명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남자는 독립성을 원하고 여자는 친밀성을 원한다는 사실을 얼마나 이해하고 존중하는가 하는 것이 결혼 생활의 승패를 결정짓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순종은 인정과 신뢰가 있을 때, 사랑은 관심과 이해가 있을 가능하다. 부부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희생하면서 인내하고 살아간다면 혼인성사의 신비를 보여 주며 살게 될 것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를 감사드려도 부부간의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친밀한 관계에서 더더욱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행복하게 사는 부부는 공정하게 싸우는 방법을 안다. 그러나 많은 부부가 갈등을 다루는 법을 모른다. 어떤 부부는 침묵이 화복 한 가정을 이루는 최선의 길이라 생각하여 갈등을 덮어 둔다. 하지만 감정의 상처나 불만은 오래 담아 둘수록 위험하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싸울 일을 조심스럽게 선택한다. 갈등의 문제를 명확히 하고 적절한 때를 찾아 싸울 것을 권한다. 그리고 의도와 솔직함 그리고 나 전달법으로 싸우는 게 현명하다. 평화롭게 인생을 사는 방법은 싸울 일도 지혜롭게 판단하는 것이다. 싸울 때는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지 잘 알고 해결하도록 인식하고 해야 한다. 멸시와 방어는 배우자를 비웃고 책임을 회피하므로 먼저 사랑하고 잘 지켜주는 부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존재의 중심으로 스며들어가는 사랑을

나에게 보내주소서.

또 존재의 중심으로부터

생명이 가지를 치는 사랑을

나에게 보내주소서

 

존재의 중심에서 생명이 가지를 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보이지 않는 수액처럼 퍼져가는 사랑을 보내주소서 

 

평화의 충만으로 가슴을 진정시키는 사랑을

내게 보내주소서.

 

- 인도 시인 타고르 < 사랑을 내게 보내 주소서> 

사진 자료 출처 -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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