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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여행 3- 헝가리 부다페스트

8박 9일 (4월 19일~28일) < 헝가리, 체코, 오스트리아>

by 신미영 sopia

유서 깊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머물다


비엔나에서 호텔 조식을 먹은 후에 부다페스트로 이동했다. 여행 첫날 헝가리에 도착하여 슬로바키아를 거쳐 체코 프라하를 가슴에 담고 오스트리아의 곳곳을 누비며 많은 것들을 구경했다. 참으로 뿌듯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헝가리를 먼저 구경하는 것보다 돌아오면서 보게 하려고 첫날 피곤함에도 체코 쪽으로 갔던 것 같다.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생각해 보니 이렇게 구경하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헝가리에 입성했다. 수도 부다페스트는 오른쪽의 부다와 왼쪽의 도시 페스트가 합쳐진 지명이다. 부다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왕궁과 겔레르트 언덕이 있으며, 역사적인 건축물이 많이 있는 유서 깊은 도시이다.

부다페스트 영웅광장

부다페스트에서 꼭 들려야 할 곳은 영웅 광장이다. 1896년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1896년~1926년에 걸쳐 완성된 광장이라고 한다. 광장 중앙에는 부족국가였을 때 헝가리 민족을 지금의 카르파티아 분지로 이끈 아르파트를 비롯해 7개 부족장의 기마상이 있고, 중앙에 있는 높이 36미터의 기둥 위에는 대천사 가브리엘 동상이 있다. 뒤편으로는 정복 시대에 위세를 떨쳤던 왕과 근대사의 위대한 인물 동상 14개가 이어진다.


겔레르트 언덕은 다뉴브 강가에 있는 것으로 해발 235m라서 30분 정도 걸어서 올라갔다. 12세기 헝가리에 기독교를 전파하려다 성 겔레르트가 순교한 장소로, 그의 이름을 따서 겔레르트 언덕이라고 부른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부다페스트의 경치는 시야가 넓은 곳까지 볼 수 있어서 한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20세기 초까지 이곳은 매춘가와 도박장이 밀집되어 있던 장소라니 믿기지 않는다.

겔레르트 언덕

부다페스트 최대의 성 이슈트반 대성당


성 이슈트반 대성당에 도착했다. 이슈트반 대성당은 보이는 것처럼 내일 교황님 맞을 행사 준비로 플라스틱 의자들이 외부에 많이 놓여 있었다. 많은 차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먼저 이곳을 빠져나가 다행이었다. 이슈트반 대성당은 헝가리에 기독교를 전파한 초대왕 성 이슈트반 1세를 기리기 위해 건립된 부다페스트 최대의 성당이다. 약 50년에 걸쳐 완성된 네오르네상스 양식의 외관, 정문 위쪽에 이슈트반의 동상이 있고 성전 뒤편에는 성 이슈트반의 오른손 미라가 성물로 보존되어 있다. 이성당의 탑은 최고 높이 96미터로 헝가리 건국 해인 896년을 의미한다고 한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


brunch story 한지현 여행 작가님 글 공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20여 일을 머물며 여러 곳을 구경하고 글을 올리신 브런치 한지현 작가님의 글을 소개한다. 한지현 작가는 현재 브런치 친구로 2년 전부터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주로 남편과 자유 여행을 하며 작가님의 시선으로 멋진 글을 올려주고 있다. 곳곳을 여행하며 유적지와 연관된 이야기, 다니면서 작가님께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배어 있어 그곳을 함께 여행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크루즈를 타고 남편분과 중동 여행을 하고 그리스와 아테네를 여행하신 한지현 작가님, 인도와 두바이는 물론 여러 나라들을 돌아보며 여행의 참맛을 전해 주고 있다. 부부의 로망을 잘 실천하고 계신 작가님이라 정말 부럽다. 올해 초 티르키에를 다녀와서 글을 올리셨는데 어느새 다시 헝가리를 두 분이 가셨다. 열숙의 헝가리 여행 장소와 겹쳐서 양해를 얻어 작가님의 글을 공유한다. 여행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지현 작가님의 글을 구독한다면 곳곳의 많은 정보 도움을 얻을 것이다.


https://brunch.co.kr/@5788663cbaf74b5/150


마차시 성당 & 어부의 요새


오후에 헝가리 야경을 보기 위해 위로 올라갔다. 마차시 성당이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정식이름은 마리아 대성당인데 남쪽탑에 마차시 1세 왕가의 문장과 머리카락이 보관되어 있어 마차시 성당으로 불리게 되었다. 역대 헝가리 국왕 대부분의 대관식이 마차시 성당에서 이루어질 만큼 부다 지구에서 두 번째로 큰 성당이라고 한다. 마차시 성당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멀리 바라보는 야경을 보기 위해 기다렸으나 좀 추은 듯해서 패딩을 입고 모자를 썼다. 페스트 지역은 현재 상업지역으로 발전되어 있다. 어부의 요새는 마차시 대성당을 보호하기 위해 지은 상각으로 19세기 어부들이 적의 침입을 막기 위 방어한 데서 어부의 요새(Fisher's Fort)라 명칭 하였다고 한다.

마차시 성당

마차시 성당과 어부의 요새 사이에는 성인 성 이슈트반 1세의 기마상이 서있다. 7개의 고깔 모양을 한 탑은 헝가리 땅에 정착하여 살기 시작한 마자르의 7 부족을 상징한다고 한다.

마차시 성당&성 이슈트반 기마상

전체가 긴 회랑으로 연결된 새하얀 요새는 화려한 성벽과 마차시 성당까지 뻗어있는 계단이 아름다웠다. 이곳에서 다뉴브 강과 페스트 지구의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멀리 보이는 부다 패스트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다시 길을 걸었다. '어부의 요새'에서 우리는 한참을 걸어 국회 의사당 쪽으로 내려왔다. 거리가 꽤 멀어서 다리가 아픈 아녜스는 간신히 내려왔다. 처음엔 '그냥 거기서 잘 보이는데 왜 내려가지?'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내려오니 그 이유를 알겠다. 다뉴브 강을 사이에 두고 더 가까이 보이며 국회의사당이 멋진 사진처럼 박혀 있었다. 낮에는 국회의사당 주변을 구경하고, 해 질 무렵에는 다리 위에서 국회의사당과 해지는 부다페스트의 아름다운 하늘을 담기에 좋다고 한다. 다뉴브강 건너에서 바라보는 국회의사당 모습은 정말 최고였다. 헝가리어로 국회의사당'은 '국가의 집'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헝가리 국회 의사당


아름다운 헝가리 국회 의사당


국회의사당은 헝가리 건국을 기념하기 위해 성이슈트반 대성당의 높이와 같은 96m로 전했는데 헝가리 민족의 자부심을 나타내는 건물로 꼽힌다. 내부 입장은 유료 투어로 가능하다고 하는데 국왕이 사용한 '성스런 왕관'이 전시되어 있어 꼭 보길 추천한다. 차츰 날이 어둑해지면서 국회의사당의 야경은 빛을 발했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 체코의 프라하 성과 함께 부다페스트의 국회 의사당은 유럽의 3대 야경에 손꼽힌다. 오늘만 자면 내일은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여러 컷의 사진을 찍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차로 돌아오면서 누군가 발을 모아 사진을 찍자고 했다. 그래서 열숙이들은 발과 주먹, 그리고 손가락을 펴서 사진을 찍었다.

열숙이들의 마음을 모아

드디어 오늘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오전에 무지개 빛깔의 우산들이 걸렸던 작은 센텐트레 마을을 둘러봤다. 센텐드레 마을은 아직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붉은색 기와로 만들어진 오래된 집들과 네모난 작은 자갈돌로 포장된 골목길도 예전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다. 부다페스트에 살던 예술가들이 이곳으로 이주하여 예술가의 도시로 불린다고 한다. 작은 골목골목 자연스러운 돌바닥을 마주하며 구시가 메인 광장에 있는 성인의 십자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교구 봉사를 하고 있는 베로니카가 축하 메시지를 담아 한국에 보낸다고 해서 동영상을 찍어 주었다. 이곳은 여러 가지 쇼핑도 할 수 있고 가볍게 마을을 둘러보기에 좋다. 무지개 빛깔의 풍선이 떠 있으니 마음이 한결 가볍고 부풀어 오른다.


무지개 빛깔의 풍선이 걸린 센텐드레 마을
다뉴브(도나우) 강가에서

이후 내려와 다뉴브 강을 끼고 산책을 하는 시간을 보냈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그동안 보냈던 시간들을 잠시 회상하며 감사의 시간을 가졌다.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갔다. 선물을 사긴 했어도 크게 짐의 무게는 걱정하지 않았는데 공항에 도착해서 가방의 무게를 달아보았다. 23kg이 넘으면 안 된다고 했는데 25.4kg이라 깜짝 놀랐다. 이때부터 멘붕이 오기 시작했다. 다들 그동안 샀던 선물 때문에 가방의 무게가 넘는지 짐을 덜어서 보조 가방에 담아 가져 가려고 분주했다. 하지만 직접 가져갈 무게도 8킬로를 넘으면 안 된다. 난 이때 생각 없이 핸드크림과 악마의 발톱, 발포 비타민 등을 꺼내 여분으로 가져온 가방에 담았다. 이것을 직접 들고 탈 생각으로 말이다. 아뿔싸!!



입국심사 중에 생긴 일


짐을 부치고 입국심사를 할 때였다. 느닷없이 나를 붙잡는 거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가이드가 랜덤으로 검사를 할 수 있다고 한 말을 떠올리며 그중에 걸렸나 보다 했다. 그런데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조리 훑더니 의자에 앉아 신발까지 벗어 보라고 한다. 머리가 하얘지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나만 못 가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었다. 여기서 전에 여행 갈 때 있었던 에피소드를 적어 본다. 몇 년 전 스페인 여행을 갈 때 여권을 가져가지 않았는데 공항에 도착해서 알게 된 것이다. 다른 건 빠트려도 상관없지만 여권만은 꼭 가져가라고 주변에서 신신당부를 했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남편에게 급하게 전화를 했다. 황당해서 조금 망설이더니 택시를 불러 공항까지 여권을 보내겠다고 했다. 대충 시간을 잡아보니 괜찮을 것 같았지만 혹시 차가 밀리는 상황이면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다행히 조금 일찍 알아서 비행기를 타려면 시간은 조금 여유가 있었다. 초초한 시간이 흐르고 탑승 1시간 전에 여권이 간신히 도착했다. 2016년 당시 택시비 20만 원의 거금이 들었다. 돈도 돈이지만 그때의 긴장감과 두려움은 두고두고 화젯거리가 되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입국심사에서 딱 걸린 것이다. 가이드도 보이지 않았다. 다들 검색대를 통과하느라 남의 일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몸수색을 하던 입국 심사자는 머리를 갸웃 뚱했다. 그때 젤뚜르다 언니가 안쓰럽게 나를 바라보았다. 나중에 얘기하는데 얼굴까지 하얗게 질린 나를 보고 가이드를 불렀으나 없어서 당황했다고 한다. 입국심사하는 두 사람은 핸드크림과 악마의 발톱 크림을 문제 삼는 듯했다. 그때 머리에 스쳤다. 분명 가이드가 절대 크림은 짐 부치는 가방에 넣으라고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건만 하필 갖고 타면 안 되는 물건을 뺐던 것이다. 사실 물건을 모두 뺏기는 줄 알았다. 그런데 고개를 갸웃 뚱하던 입국 심사자가 그냥 가방에 넣어 주었다. 아마 말이 통했더라면 절대 이러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었을 것이다. 괜히 눈물이 났다. 막판에 엉뚱한 짓을 한 자신이 한심했다. 어쨌든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일행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가이드에게는 창피해서 얘기도 못했다. 여행 갈 때마다 이 일은 또 화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는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다짐 하며 면세점에 들려 양주와 담배를 샀다.

열숙이들과 함께


열숙의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그동안 여러 곳들을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수다도 많이 떨었던 시간이었다. 열명이 만나면 에너지가 솟다 못해 넘친다. 차 안에서도 뒷자리에 앉아 깨알 수다를 떨면서 연신 웃곤 했었다. 밤에는 전문가 손길로 마사지와 팩을 해주어 피부가 촉촉했다. 아침엔 한국에서 가져간 장아찌와 반찬, 고추장 등으로 누룽지와 햇반을 데워 맛있게 먹었다. 물론 호텔 조식도 빠지지 않고 가서 먹었다. 가는 곳마다 사진을 열심히 찍어 주었고, 유머로 웃음을 자아 내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가끔 이런 여정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많은 곳들을 마음에 담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건 아닐까? 특히 이번 여행에서 동유럽의 맑고 파란 하늘이 부러웠다. 어쩜 저리도 파랗고 맑을까? 역시 공기가 깨끗했다. 그리고 문화유산으로 구경할 곳들이 많은 점도 부러웠고 그것을 잘 보존한 후손들도 대단하게 느껴졌다. 동유럽의 여행은 또 오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함께 하지 못한 남편에게는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2019년 유럽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여행과 산티아고 순례를 하고는 제대로 같이 외국 여행을 한 적이 없다. 다음엔 남편과 멋진 여행 계획을 세워봐야지~

헝가리 부다페스트

열숙이들은 그렇게 동유럽 여행에서 돌아와 일상으로 복귀했다. 이렇게 글을 써 놓는 이유는 시간이 흘러도 이때의 상황과 느낌을 기억하고 싶어서이다. 하나의 점으로 뭉뚱그려지는 게 아니라 우리들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란다.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으로 말이다. 열숙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5월은 정말 바쁘다. 동유럽에서 돌아와 울릉도를 3박 4일 일정(5.5~5.8)으로 다녀왔다. 그리고 본당에서 각 단체별로 성지순례 일정을 잡아 놓아 신리성지를 다녀왔다. 5월 20일~21일에는 엠마우스 피정의 집에서 1박 2일로 ME 쇄신주말 봉사도 마쳤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하지 못했던 성당의 단체 활동들이 재개되다 보니 여러모로 바쁘다. 모두들 건강하게 일상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열숙의 다음 여행 장소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가장 가고 싶은 곳, 모두가 가고 싶은 곳으로 정하게 될 것이다.

베로니카의 비행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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