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연휴에 썬크루즈 패키지 상품으로 울릉도를 갔다. 그러나 날씨 때문에 크루즈 배가 들어오지 않아 3박 4일의 일정이 되었다. 찰랑 팀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독도는 결국 들어가지 못했다. 독도는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것 같다. 모든 여건과 특히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힘들다. 여행사 안내에 의하면 울릉도에 갈 때 캐리어나 가방대신 배낭 이용을 권장했다. 도로가 거의 오르막이고 숙소도 계단이 많아서이다. 그러나 작은 캐리어가 편할 듯해서 캐리어를가져갔는데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날씨는 첫날부터 좋지 않았다. 우리가 울릉도에 머문 4일 중 3일이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5월 8일에 날씨가 좋아서 혹시나 독도를 가려나 기대했지만 결국 가지 못했다.
2022년 10월 제주 여행
찰랑 팀은2018년 6월 교구 울뜨레아 행사에서 본당 대표로 장기자랑을 할 때 <찰랑찰랑)의 노래에 맞춰 댄스를 했던 자매들이다. 아쉬움에 모임을 했고 4년 전 부산 여행을 가게 되었다. 그리고 작년 가을에 2박 3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고 이번에 울릉도를 가게 된 것이다. 작년에 울릉도 가는 일정을 미리 잡아 두었다. 그러다 유럽 여행과 며칠 차이가 나지 않고 다른 행사와 겹칠 듯해서 5월 말쯤으로 미뤄볼까 했는데 이때도 황금연휴라 만만치 않아 다시 원위치로 됐다.
찰랑 댄스 후
사실 마음 같아서는 쉬었으면 했고 남편에게도 미안했다. 그러나 이번 기회가 아니면 울릉도를 언제 갈까 싶어서 해외여행의 여독이 풀리지 않았지만 다시 짐을 싸고 출발했다. 크루즈를 타기 위해서 주민등록증은 필수다. 5월 5일 02시 50분 문의 IC 호반 주차장 입구에서 다른 팀 4명과 총 13명이 최신 중형버스를 탔다. 3시간 정도면 후포항에 도착할 것이다. 여행사 기사분의 안내를 듣고 이동하면서 잠을 청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울릉도에 후포(850명)와 포항(1200명)에서 하루 한차례 크루즈를 운행 중이다.
후포항 등기산 전망대
후포항에서 크루즈를 타다
오전 6시쯤에 후포항에 도착해 예약된 식당에 가서 아침을 먹었다. 크루즈를 타려면 아직 시간 여유가 있어 비는 좀 내리지만 몇 명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 갔다. 바다를 바라보는 경치와 전망대 등이 좋아서 사진에 담았다. 혼자 와서 바다를 바라보던 자매님이 사진을 여러 컷 찍어 주었다. 후포항에서 크루즈가 오전 8시 15분에 출발한다. 우리도 시간이 돼서 짐을 갖고 배에 오르기 시작했다. 썬크루즈에 승선하면 좌석 요금에 따라 침대실, 우등석, 일반석, 평실, 다다미실로 구분된다. 우린 일반석으로 원탁에 4명이 앉았다. 먼저 다녀온 교우 요세피나가 모두에게 간식과 함께 멀미약을 챙겨 주었다.
평소 멀미가 심한 사람은 먹고 난 먹진 않았다. 크루즈에 승선하여 자신의 번호표대로 앉으면 된다. 우리는 주변에 가방을 두고 탁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배 바깥쪽으로 바람을 쐬러 나갔다. 이게 크루즈의 매력인가? 이미 바닷바람과 함께 여러 사람들이 술잔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었다. 우리는 한동안 먼 수평선을 바라보며 사진도 찍고 심호흡을 크게 하고 돌아와 앉았다. 크루즈는 배가 큰 만큼 천천히 움직여 시간은 걸린다. 울릉도 사동항까지 4시간 30분 정도 걸리고 크게 움직임은 없기 때문에 편안하게 갈 수 있다. 게다가 중간중간 휴게실이 있어서 과자나 라면, 술 등 간단한 것들은 사 먹을 수도 있다. 노래방 시설도 돼 있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즐길 수 있다. 갈 때는 생각도 못하다가 돌아올 때 몇 사람이 가서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즐겼다.
썬크루즈 내에서
울릉도에 도착, 봉래폭포
오후 1시가 다 돼서 울릉도에 도착했고 해바라기를 든 여행사 담당자에게 안내사항을 전달받았다. 배정받은 숙소로 짐을 갖고 이동했다. 우리는 약간 비탈진 상가 골목길을 걸어 2층에 있는 5인 객실 2개에 가방을 들여놓았다. 숙소 인근에서 점심을 먹고 날씨는 꾸물거렸지만 천혜의 비경을 만나기 위해 비옷들을 걸치고 골목길을 나섰다. 오늘 주어진 일정 코스는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할 예정이지만 통제되어 가지 못하는 곳도 있다. 비옷을 입고 폭포가 내리는 비경을 보러 갔다.
봉래 폭포에서
올라온 것에 비해 그다지 폭포의 비경이 멋지진 않았지만 이곳에서 사진을 엄청 찍었다. 찰랑 팀의 전담 사진작가는 요안나이다. 워낙에 잰걸음으로 사진을 찍다 보니 만보기에 남들보다 발걸음이 두 배는 많다. 처음엔 '만보기가 잘못됐나?' 했는데 그게 아니라 그만큼 많이 움직였다. 단체 사진과 개인 사진을 찍을 때마다 각도와 위치를 잘 선정해서 찍는 최고의 사진사이다. 우리는 요안나를 <찰랑 사진전담 편집부장>이라 부르기로 했다. 내려오다가 비 오는 날에 맞게 파전에 막걸리를 마셨다. 역시 파전과 막갈리는 비 오는 날의 맛의 진리이며 찰떡궁합이다.
독도 박물관 도동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한참을 걸어 올라갔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일반 요금은 1인 7500 원이다. 비가 많이 내리고 바람이 불어 독도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빗방울들이 연신 부딪치며 '그래도 좋으냐?'라고 묻는 것 같았다. 하하~독도의 전망은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린 날씨가 안 좋아도 모두 즐거워했다. 모두 순수한 어린아이 모습으로 돌아간 듯했다.
독도 박물관과 케이블카
따개비 칼국수
예림원 식물원에서
울릉도의 유명한 따개비 칼국수를 먹었다. 예전에는 따개비를 쳐다도 안 봤다고 현지인들이 말하는데 이제는 즐겨 찾는 메뉴가 되었다고 한다. 비 오는 날씨에 칼국수가 딱이다. 더구나 따개비를 넣은 칼국수 국물도 맛있고 면도 쫄깃하다. 알고 보니 성당을 다니고 있는 교우 집 식당이라서 가정기도를 바쳤다. 우리는 어딜 가던지 교우 가정이라면 기도를 바치곤 한다. 바람이 불면 피리 소리가 난다는 관음도는 날씨관계로 통제해서 예림원 식물원에 갔다. 식물원이 2만 평 정도 되는데 개인이 퇴직 후 관리하며 일반 관람객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이 많은 것들을 개인이 관리하고 많은 분들에게 공개를 하고 있다니 정말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과 나무와 꽃들이 잘 가꿔진 예림원을 돌며 구경하고 사진도 찍었다.
울릉도 예림원에서
바다가 보이는 곳에 여러 가지 분재와 싯구의 나무장식들이 있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곳곳에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 게다가 바위틈 사이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바다를 바라볼 수 있어서 가슴이 시원하게 뻥 뚫린다. 찰랑 이들은 사진 찍는 걸 다들 좋아한다. 찍을 수 있는 공간만 되면 다들 포즈를 취했다.찰랑에게 비가 오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니 그것을 오히려 즐기는듯하다.
거북이 바위
관광 후에 다녀온 저녁미사
버스 기사분이 차를 타고 돌면서 바닷가 거북이 모양의 바위 <거북 바위>를 소개했다. 그래서 바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거북 바위>는 보는 방향에 따라 6~7마리로 보인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코뿔소로도 보인다. 비는 간간이 내렸지만 삼림 농원도 방문했다. 이곳은 마가목을 이용하여 건강식품을 만드는 곳이다.
해발 1000~1300미터 고지대에서 자라며 나무 중에 최고의 약효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마가목 꽃은 말 이빨처럼 생겼고 혈액순환에 좋기 때문에 술로도 담가 먹는다. 뼈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으며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마가목 술은 36가지 중풍을 다스리며 혈액 순환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저녁에는 미리 봐 두었던 숙소 근처에 있는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리기로 했다. 오늘은 토요일 저녁이지만 내일 주일미사로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