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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Aug 08. 2023

책 리뷰 -{ 음악이 있는 곳에, 그대와}

도서출판 고두미 / 집필-김미화. 편집-김윤혜/199page

6월 중순 즈음에 방송을 보는데 자막으로 KBS 청주 방송국 안내실에서 책을 선착순으로 150권 나눠 준다는 내용을 보고 달려갔다. 방송국 정문 입구에서 서명을 하고 책을 받아왔다. <음악이 있는 곳에, 그대와> 책은 KBS 청주 FM 음악 방송의 오프닝 멘트 모음집이다. KBS 청주 FM '음악이 있는 곳에'는 친숙한 음악을 비롯해 귀에 익은 가곡, 영화음악과 팝송으로 음악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넓혀가는 방송이다. 친구와 같은 편안함으로, 차 한잔을 건넬 수 있는 여유로움으로 들으면 좋다. 음악과 더 다정해지는 '음악이 있는 곳에'는 김윤혜 아나운서 진행으로 평일 오후 4시~5시에 만날 수 있다. 라디오 작가이며 구성을 맡고 김미화 방송작가는 간결한 문장으로 청취자들에게 공감을 얻는다. 그리고 책 안에 그림은 공모전에서 다수 수상 경력이 있는 박효진작가의 작품이다. 일반적인 책 보다 사이즈가 좀 작은 데다가 내용이 반장 정도 구어체로 담겨 있어서 편하게 읽기 좋다. 그리고 내용이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 데나 펼쳐서 읽을 수 있다. 그중에 몇 가지의 내용을 정리해 본다.



삶에 친밀해지는 시간


방송멘트라서 그런지 상당히 정제되고 깔끔하고 전달력이 좋다. 구어체이기는 하지만 조금은 다듬어 작문으로 정리해 보았다. 안 하면 안 할수록 손해 보는 한마디가 있다. '용기의 어머니'라 불리기도 하고 낙담을 긍정 에너지로 바꾸는 힘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남뿐만 아니라 자신도 변화시킬 수 있는 이 단어는 '격려'라고 한다. 격려의 대상과 시간의 방법은 고민할 문제가 아니며, 격려의 한마디가 필요한 사람은 늘 우리 주변에 있다. 더디 흘러가는 수요일 즈음엔 서로에게 가볍게 격려의 한마디를 건네 보라고 전했다. 서로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생활하다 보면 이럴 때가 있다. 혼자는 외롭지만 여럿은 피곤하고, 관계는 힘들지만 사람이 싫지는 않고, 말수가 적을 뿐 대화가 싫은 건 아니다. 살갑게 대하는 건 좋지만 연락처는 몰라도 그만이고, 바깥에 죽도록 나가기 싫다가도 막상 나가면 신난다. 겉으로는 시크하지만 안으로는 따뜻한 시선을 기대하는 심리가 우리에겐 숨어 있다. 그건 바로 갈팡질팡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했다. 이분법으로 구분을 짓다 보면 편견이 생기기 쉽고, 불편한 기대를 강요할 수 있다. 자신을 돌아보는 일도, 주변을 돌아보는 일도 어렵다는 이 시대, 우리는 무엇과 또 누구와 진정으로 소통하고 공명할 수 있을지 물음표를 던져 본다.

다양한 꽃 사진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면 자기가 선 위치와 관점에 따라 같은 방향도 다를 것이고 같은 사건의 문제도 다를 수 있다. 삶을 바라보는 방향만 달라도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방법이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나와 다르다고 무조건 틀렸다고 비난할 게 아니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다를 수 있다'는 데서부터 마음이 출발하면 인정하는 건 한결 쉬운 일 같다. 모양도 색깔도 다르지만 각각 아름다운 꽃들처럼 말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언어의 기술, 즉 대화 기술이 뛰어난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감탄사와 체스처의 대부분이 상대를 칭찬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 서로에게 건네는 한마디 말이 상대를 얼마나 기쁘게 하는지를 그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체득한 덕분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그에 비해 우리는 감탄과 칭찬에 인색한 편인데 그만큼 바쁜 삶을 살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일상이 너무 각박하지 않은지 돌아보며 그런 넉넉함과 여유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감탄과 칭찬이 생활 속에 더해진다면 훨씬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 될 것이다.



마음을 산책할 때


우울증에 걸렸는지 진단하기 위한 현명한 방법이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노래한 것이 언제인지. 또 춤을 춘 건 언제인 지, 자신의 이야기를 한 것이 언제인지, 마지막으로 고요히 앉아 있었던 것은 언제인지를 자신에게 묻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싶은 것을 맘껏 하라는 조언 같다. 그리고 가끔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일도 필요하다는 것으로 들린다. 우울증 진단을 받은 이들에 대한 처방은 이랬다. 춤을 추고, 노래하고. 자신의 이야기도 나누고, 가만히 혼자만의 생각에도 잠겨보는 일이라고 한다. 평소 그들이 하고 싶었던 일상의 일을 하게 하는 게 우울증 처방이었다. 한 줌 햇볕 같은 따뜻한 주변의 시선, 그 일상적이고 평범한 날들에 현명한 답이 있을지 모른다. 인생은 매일매일이 전쟁이다. 크고 작은 일상의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무엇을 무기로 삼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사랑과 유머가 우리의 삶을 이끄는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면 그 하루하루는 꽤 행복할 것이다. 좋은 무기일수록 적절한 때에 제대로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 어느 날 느닷없이 자기 자신이 마땅치 않고, 타인에게 짜증 나며, 무엇하나 마음에 차는 게 없을 때가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다. 예술도 그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다고 조급해하지 말라고 한다. 충만이나 힘은 도망가지 않기 때문이다. 나쁠 때에 흠뻑 쉬어 놓으면 좋을 때엔 한층 더 좋아지는 법이다."괴테

자기 자신이 마땅치 않을 때 푹 쉬는 게 상책이다. 누구에게나 잘 안 풀리고 힘든 날은 있다. 그런 날 짜증 내고 화를 내도 답이 보이지 않는다면 쉬어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노하우는 '공감'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비극에 가슴 아파할 때도 있고, 낯선 요리를 통해 맛의 즐거운도 느낀다. 국외 스포츠 경기나 다른 나라의 영화를 보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살고 있으니 말이다. 누구와 어떤 일로 공감하고 있는지, 계절의 속도 따라 마음과 마음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간격을 좁혀 보는 건 어떤지 제안해 본다.

슬로베니아 프라드야마 섬

그럼에도 감사한 것들


웹툰 <미생>으로 잘 알려진 윤태호 작가는 만화가 지망생 시절 학원에서 불편한 잠을 잔적도 있고, 공원 벤치나 지하철 역에서 노숙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하루 16시간의 습작만큼은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그 힘든 시간을 어떻게 견딜 수 있었는지 물었는데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 그저 만화를 그리는 게 좋았습니다. 한 번도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의심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림까지 줄여가며 16시간 만화를 그렸던 작가는 꿋꿋하게 자신을 있게 한 것은 체력이라고 했다. 어떤 상황을 잘 버티기 위해서 중심을 잡는 건 무척이나 중요하다. 어디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좋아하는 걸 계속하기 위한 중심 잡기는 몸을 잘 돌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여럿이 모여 마시는 커피도 맛있지만 혼자서 즐기는 차 한잔도 꽤 운치 있다. 인스턴트커피를 비롯해 갓 볶아 내린 커피며 다양한 차를 품고 있는 허브차, 시원한 과일청 음료까지 다양하니 말이다. 돌아보니 한철, 한주, 별 탈 없이 지나올 수 있었던 건 차 한잔 마시며 호흡을 가다듬었던 시간 덕분이지 않을까?



오늘을 기적처럼 만드는 일

체코 체스키크롬노프 마을


체력 및 컨디션 연구 저널에 의하면 음악은 운동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음악을 듣는 동안 우리 몸은 평소보다 여유로운 상태가 되고 산소공급도 원활해지기 때문에 신체기능이 향상되어 결과적으로 운동 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달리기를 하는 이들에게 한 번은 음악을 들으며, 또 한 번은 음악 없이 5킬로미터씩 달리게 한 뒤 속도를 측정했다고 한다. 결과는 음악을 듣지 않은 경우보다 음악을 들으면서 달리기를 했을 때 기록이 무려 35초나 단축됐다고 한다. 유명 운동선수들이 음악을 늘 가까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지치고 힘든 몸과 마음에도 균형을 찾아가는 시간, 우리에게도 그런 시간들이 필요하다. 음악으로 행복한 시간, 모든 것에 능률이 오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몸이 피곤할 땐 마음이 좀 한가하게, 마음이 바쁠 땐 몸을 좀 쉬면서 우리 안에 조화로운 음악이 흘러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일상생활에 음악이 없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지금보다 훨씬 일상이 건조하고 삭막할 것이다. 다양한 음악을 듣고 즐길 수 있으니 행복하다. 황량한 대지에 비가 내리듯 음악은 우리의 일상을 촉촉한 감성으로 적셔주고 있다. 모든 음악에 경의를 표한다.  


이문제 시인은 <농담>이란 시에서 '문득 아름다운 것들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마음에 담아 두기엔 아까운 것들은 함께 하고 싶다. 우리는 멋진 풍경을 마주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자연스레 휴대전화 카메라를 열게 된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개인의 행복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남보다는 나의 행복이 먼저인 시대이다. 그런데 그 개인의 행복은 혼자서는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나의 행복이 중요하듯 상대의 행복도 중요하다. 생각해 보면 함께 고민하고 절제하고 배려할 것들이 분명 있다. 각자의 행복을 위해 서로 배려하고 노력해 온 시간들이 쌓여 조금씩 서로가 행복해질 것이다. 조금씩 성장하고 꿈꿀 수 있고, 또 바랄 수 있어서 즐거운 하루, 한 달,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https://youtu.be/vDz8IA6yV1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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