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초였던가?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때는 딱히 어디가 아픈 줄 몰랐다. 그런데 갈수록 강도가 심해졌다. 만보 걷기를 하고 있는데 부담이 되곤 했다.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을 가는데 발 뒤꿈치가 찌릿찌릿하고 디디기 힘들 정도로 아프고 불편했다. 남편이 "아무래도 당신 족저 근막염 아니야" 하고 말했다. 난 "설마?" 하고 의문스럽게 대답했다. 산티아고 800킬로를 걸었을 때도 이런 증상은 없었다. 그런데 이튿날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낮보다 아침에 일어나 발을 디딜 때 증상이 심했다.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서 정형외과를 찾아갔다. 진단은 간단했다. 의사는 이야기만 듣고서도 <족저 근막염>이라고 판단했다. 하루에도 여러 사람이 족저 근막염 환자로 온다고 한다. 신발을 편한 것으로 신고 당분간 되도록 걷는 걸 줄이라고 했다. 사람에 따라서 치료 시기가 많이 차이가 난다면서 주의를 주었다. 일단 약을 처방해 줄 테니 잘 먹어보고 다시 오라고 한다.
족저 근막염을 검색해 보았다. 근골격계 질환으로 분류되었다. 증상으로는 발의 통증과 압통이고 관련질환은 아킬레스 건 파열, 아킬레스 건염, 신경통 등이었다. 족저 근막은 발뒤꿈치 뼈에서부터 시작해 발바닥 앞쪽으로 붙은 두껍고 강인한 섬유띠이다. 이는 발의 아치(arch)를 유지하고 체중 부하 상태에서 발을 들어 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 발의 부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다. 족저 근막염은 임상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게 되는 족부 병변 중의 하나로, 뒤꿈치의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라고 한다. 이 질환의 평균 발병 연영은 45세 정도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2배 정도 잘 발생을 한다고 전한다. 장시간 오래 서 있거나 과도한 운동에 의해 발에 스트레스가 증가했거나 최근 몸무게가 증가한 병력을 갖고 있거나 오목발이나 평발이 있으면 족저 근막염이 더 쉽게 발병한다고 한다.
발 부위와 족저 근막염 위치
족저 근막염의 발병 원인
1. 계단 오르기. 등산. 조깅. 에어로빅
2. 비만으로 인해 발에 가해진 과도한 부하(중년층)
3. 좋지 않은 구두나 쿠션이 없는 얇은 운동화
4. 여성의 경우 하이힐
5. 점프하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서 생긴 외상
6. 갑자기 운동을 많이 한 경우
7. 당뇨. 관절염
그런데 이중에 해당이 되는 건 체중 증가와 오목발이 아닐까 생각한다. 체중 증가는 갑자기는 아니지만 서서히 10킬로가 찐 상태이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몸에 무리가 갔을 것이다. 그리고 얇고 아치가 움푹 파인 오목형의 발을 갖고 있다. 이런 발이 족저 근막염에 더 쉽게 걸릴 수 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10여 년 전에 전에 피정의 집에 다녔던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 근무했던 분이 족저근막염이 있어서 발이 불편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는 '그런 질병도 있구나'하고 막연하게 생각을 했는데 이런 일이 내게도 생기고 말았다. 또 한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보니 신고 벗기 편하다고 쿠션이 없는 얇은 운동화를 신고 다녔다. 두툼해서 무거운 신발은 보기에도 둔탁해 보여있어도 잘 신지 않았다. 원피스를 자주 입는 편인데 구두를 매번 신기는 그래서 얇은 운동화를 신을 때가 많다. 물론 딱딱한 구두도 안 좋지만 쿠션감이 없는 신발도 발에 무리가 간다는 걸 알게 되었다.
평소 즐겨 신는 운동화
족저 근막염 치료 요법
다행히 90% 이상이 보존적 치료로 회복되며, 수술적 치료는 거의 필요 없다고 한다. 보조기를 사용해 밤사이에 족저 근막을 스트레칭된 상태로 유지시켜 놓으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보조기를 착용한 지 일주일정도 지나면 증상이 줄어드는데 2~3개월은 꾸준히 착용하여야 완치할 수 있다고 한다. 아직 이런 보조기에 대해서는 알아보지는 않았는데 족저근막염 증세가 지속된다면 보조기 사용도 고려해 봐야겠다. 매일 시간 나는 대로 발끝을 잡고 안쪽으로 잡아당기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차가운 캔이나 병을 바닥에 두고 발바닥 중심을 기준으로 앞뒤로 5분 정도 굴려주면 효과가 있다. 또 아킬레스건을 스트레칭해 주면 도움이 된다. 벽과 약 30센티 간격을 두고 통증이 있는 발을 최대한 뒤로 빼고 양손을 벽에 댄 상태에서 15초 정도 유지한다면 스트레칭이 된다.
발바닥 롤러와 발뒤꿈치 보호대
통증이 심한 급성기에는 족저근막 테이핑 요법과 실리콘으로 제작된 발뒤꿈치 컵을 병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꾸준히 족저 근막과 아킬레스건을 스트레칭하거나 마사지, 대욕조 등의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중에 하고 있는 방법은 약국에서 사 온 근육. 관절 통증에 바르는 겔 크림이다. 바르고 나면 시원한 느낌과 마사지를 통해 발을 부드럽게 할 수 있어 약간의 도움이 된다. 그리고 롤러로 발을 문질러 주거나 발뒤꿈치 보호대를 하면 훨씬 도움이 된다. 실내에서 신는 슬리퍼도 많이 신는다고 하는데 만약 더 불편해지면 주문해 봐야겠다. 스테로이드 주사요법도 있는데 반복적으로 주사할 경우 근막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그건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얼마 전에 실버특강 2차가 있었다. 원피스를 입었고 당연히 구두를 신었다. 아무래도 바닥이 딱딱하다 보니 발바닥이 좀 아팠다. 미사 전 지하식당에 잠깐 갔을 때 세분 안나 언니가 토마스에게 얘기를 들었다면서 족저 근막염에 필요한 뒷굽 보호대를 우선 사용해 보라고 주셨다. 바쁜 와중에 이런 걸 챙겨다 주다니 감동이었다. 확실히 구두 위에 올려놓고 신발을 신으니 물렁한게 발이 보호되는 느낌이 들었고 덜 아팠다. 실버특강 하는 날 바쁘게 이곳저곳을 다녀야 했는데 뒷굽이 젤굽으로 인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검색을 해서 주문했다. 확실히 딱딱한 것을 막아주니 발도 덜 아프고 도움이 되었다. 6개월 이상 통증이 계속되고 발의 장애가 있는 경우는 수술도 고려하라고 하니 빠른 시일 안에 완치가 되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