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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Jul 11. 2023

일상 : '실버'에 대한 단상

본당 <실버특강>을 하면서

'실버'란 은퇴를 앞둔 노인이나 노년을 일컫는다. 요즘은 실버타운을 본양하기도 하고 실버산업 관련주까지 성행한다. 2010년에는 노인의 비중이 전체 인구의 11%였다면 2023년 현재는 17.5% 정도다.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년층인 초고령 사회까지 3년 정도 남았다고 한다.  늘어나는 노인 인구만큼 실버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건 건강관리와 요앙 등 실버헬스 케어라고 한다. 좋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노인 증가 비율이 높아지면 사회보장 체계에 큰 부담이 되고 경제활동이 줄어들면서 성장률도 낮아지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10년 전만 해도 은퇴 이후에는 일을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었다면 요즘은 노년의 삶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다시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하거나 손주들 육아에 투입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당에서 교육부장을 맡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6월과 7월 두 번에 걸쳐 실버특강을 다. 6월은 했고 7월은 모기퇴치제와 미용비누 만들기를 체험하려고 한다. 실버특강은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시간 십분 정도의 교육과 점심식사를 하게 된다. 미사 전후로 3주간의 접수를 통해 70여분을 모집했다. 회비는 5,000원이다. 1,2차 합쳐서 2차 수강 때 드는 재료비만 받았다. 본당에서 실버교육의 비용을 거의 지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르신들이라서 아무것도 받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돈을 내고 한다는 자부심과 참석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었다. 아무것도 내지 않을 경우에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이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접수를 하면서 느낀 점은 나이가 70대이지만 아직 실버에 포함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대개 있는 듯했다. 한 형제님은 '나는 아직 아닙니다. 하고 몇 번을 강하게 부인했다. 유다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정한 것처럼 아직은 실버가 아님을 적극 부인했다. 물론 농담 삼아한 제스처일 것이다.

인근 아파트 내 정원

누구나 젊음 속에 머물고 싶어 한다. 그런데 살다 보면 어느새 세월이 자신을 이만큼 옮겨 놓는다. 가고 싶지 않아도 어느새 떠밀려 그 자리에 머물게 된다. 늙지 않고 지속적으로 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지인들이 늙어가고 후배들이 밀려오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 나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더 활기차게 살아가려고 걷기와 수영도 하면서 젊음을 유지해 보려고 안간힘이다. 이번 6월 실버특강에서는 노년의 영성에 대해서 교구 가정사목국장 신부님께서 강의를 해 주셨다. 지금 봉사하고 있는 교구 ME지도 신부님이시기도 하다. 신부님께서 수준 높은 용암동 신자들을 위해 준비했다면서 노래도 부르고 손동작 유희와 퀴즈를 풀면서 상품도 준비해 주셨다. 평소와 다른 모습이라 '정말 많이 준비하셨구나' 생각했다. 어쨌든 어르신들이 웃으며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것 같아서 함께 빠져 들었다. 때로는 이렇게 분위기에 맞출 줄 알고 잘 이끌어가야 명강사가 아니겠는가?


강의 주된 내용은 에릭 에릭슨의 사회이론의 예를 들면서 노년기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통합하는 시기라고 한다. 그러기에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그래서 자아 통합과 자아 초월의 시기를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통찰의 힘을 성경대가들에게 기도의 힘을 얻도록 했다. 끊질기며 지혜롭게 응답을 받는 탄원의 기도를 어르신들이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다. 젊은 사람들의 사기를 지 말고 뒤에서 조용히 기다릴 줄 아는 것도 노년들이 해야 할 자세임을 제시했다.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버팀목과 지지대가 되어 주려면 끊임없는 기도의 힘이 필요함을 상기시켜 주셨다. 누구나 실버가 될 것이다. 그래도 한동안은 나는 실버가 아니라고 부정하기도 하겠지만 누구나 그 대상 안에 포함되어 갈 것이다. 되도록 육체가 건강하고 자신의 할 일들을 제대로 하고 활동할 수 있으면 끝까지 하면 좋겠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고 아름답게 익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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