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시 -신미영

by 신미영 sopia

잎 진 겨울나무

가지가 뿌연 하늘을 받치고 있다

정성으로 돌본 열매를 떠나보내고

구부정한 모습으로 바람을 맞는다


나에게도 언제

품어준 햇살이 있었던가

그늘 쉼터 있었던가


가슴으로 막아 보지만

앙상한 뼈 사이를 훑고 지나가는 바람

관절이 불거지고 뼈마디가 시리다


겨울이 되니

비로소 남의 가슴이 보인다

상처도 보인다


이야기들이 눈처럼 뿌려지는 밤

그 사연 듣느라 겨울나무는

가지 세우고 귀를 열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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