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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Aug 27. 2024

중국 여행 1- 장가계(원가계, 양가계)

보봉호수, 천문산-천문동, 유리 대협곡, 천고정 공연

새벽 인천국제공항 도착


8월 16일부터 21일까지 5박 6일 중국 장가계(원가계, 양가계)를 여행하였다. 중국 장가계는 중국 최초의 국가삼림공원임과 동시에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수천 개의 산봉우리들이 삼림을 이룬 원시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3억 8,000만 년 전 바다였던 장소가 지각운동 때문에 지층이 솟아 오른 후 침식과 풍화작용을 거치며 기이한 모양의 암석 지대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장가계 국가삼림 공원 입구에는 장가계를 세상에 알린 우관중 화가의 동상이 서 있다. 중국의 유명 화가로 1979년 중국 장가게 경치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묘사해 화폭에 담았던 화가이다. 이를 본 외국인 기자가 기암석과 현묘한 풍광을 보고 이런 곳은 실제 존재할 수 없다고 의심하자 직접 초대하여 장가계를 보게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경치를 보고 감탄한 외국인 기자는 이를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 한 화가의 작품이 장가계를 알리는 데 크게 공헌을 했다니 정말 대단한 일이다. 이를 기념해 그의 동상이 장가계 공원 정문 입구에 세워졌고 장가계는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다. 주변에 언제부턴가 장가계를 다녀오는 분들이 많아졌다. 전에 시부모님도 장가계를 다녀오셔서 그곳 경치를 자랑을 했던 일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래서 장가계에 대해 관심을 갖었고 시간이 되면 꼭 가보리라 생각했다.

중국의 장가계 봉우리

올 6월에 남편과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홈쇼핑에서 장가계 여행 상품을 보게 되었다. 날짜에 따라 조금씩 달랐으나 상품 내용은 거의 동일했다. 일단 가격이 저렴했고 5박 6일이라는 좀 여유 있는 상품이라 가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작년부터 남편과 여행을 가자며 돈을 모았고 적금을 타 놓은 게 있어 여행 상품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런데 장가계는 많은 사람들이 꼭 가보라고 추천해 주었다. 게다가 영화 '아바타'에 소개된 장가계 모습은 볼수록 신기했다. 돌봄하는 학생 엄마에게 양해를 얻고 예약과 송금도 했다. 한주를 늦추니 조금은 더위가 꺾일 것 같아 잘 됐다 싶었다. 8월 16일 새벽 2시 전에 일어나 준비를 했고 택시 콜을 하려니 카*오 택시 밖에 생각이 안 났다. 카카오 어플에서 카*오 T를 찾아 가입을 했고 신용카드를 입력을 하다 보니 시간이 꽤 걸렸다. 그래도 제대로 되지 않아 포기하고 바로 짐을 갖고 밖으로 나갔다. 남편이 차를 가져가 주차장에 세워 놓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큰 도로에 나가 택시를 잡기로 했다. 마침 젊은이들 몇 명이 편의점에서 술을 마시고 있어 체면 불고하고 택시를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흔쾌히 택시를 콜 해 줘서 바로 타고 갈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평소에 택시 탈 일이 없다 보니 미리 준비해 놓지 않아서 낭패를 볼 뻔했다. 만약에 택시를 잡지 못했다면 우리는 발만 동동 구르며 출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리 콜택시 가입을 해놓아 이런 일이 없어야겠다. 시외버스 터미널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 화장실도 다녀오고 기다려 예약한 버스를 타고 2시간 걸려 새벽 5시 30분쯤 인천 제2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미팅하는 장소로 가서 여행사 직원이 나누어 준 서류에 서명을 하고 일행 단체 비자를 받았다. 여행사 직원은 비자 첫 번째 분과 마지막 분은 비자 원본을 입국과 출국 때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며 책임을 주었다. 비자 10명이 한 팀이고 중국에 가서 7명이 합쳐질 거라 말했다. 입국절차를 마치고 스벅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주문해서 한편에 앉아 먹었다. 우리는 8시 20분쯤 비행기에 올라 예약된 좌석에 앉았다. 8시 40분쯤 대한항공 비행기는 이동했으나 지루하게 9시까지 맴돌기만 하다가 이륙하였다. 날씨는 더웠지만 바람이나 돌풍이 없으니 안전하게 갈 것이다.  고도에 이르고 편안해지자 승무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여 조식이 준비돼서 나왔다.  3시간 20분 정도 후에 중국 우한 공항에 도착했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1시간이 느려 11시 20분쯤 우한공항에 도착했다. 우한 공항은 2020년 코로나가 처음 발발한 지역이기도 해서 많이 각인된 곳이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국제공항은 중부로 통하는 주요 관문 역할을 하는 공항으로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26km 거리에 있고 1995년에 개항하였다. 국제선은 10개 도시를 연결하며 국내선은 30여 개의 도시로의 정기노선이 있다고 한다. VIP 리무진 버스를 타고 30분을 달려 우한 시내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공항에 내려 만난 김* 가이드는 40대 중반 정도로 보이며 중국에서 태어난 조선족이라고 한다. 중국 국적을 갖고 있으며 우리나라 말도 잘하고 눈매가 예사롭지 않았다. 뷔페식으로 나왔고 중국의 향신료를 뺐다고는 했으나 처음 접하는 우리에겐 어쩔 수 없는 향이 났다. 그래도 생선과 6가지 반찬, 조림으로 나온 식사는 나름 괜찮았다.



와와관광 장가계, 보봉 호수


우리는 한국돈과 달러만 바꿔 왔고 위안화는 바꿔 오지 않았다. 휴게소에 잠깐 쉴 때 가이드에게 위안화를 좀 바꿔 달라고 부탁했다. 이동할 때 먹고 싶은 것들을 사 먹을 수 있는 간식비이다. 우한에서 장가계를 가려면 버스로 7시간 정도 걸린다. 청주에서 장가계로 오는 직항이 있지만 남편은 여행 가는 기분을 내려면 고생하는 건 괜찮다며 새벽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가서 우한공항으로 오게 되었다. 장가계 지역은 오염 때문에 가구 공장 허가도 내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장가계는 청정 지역으로 자연을 보호하려는 정책이 강하다. 10명 중 8명이 장 씨이기 때문에 장가계라 칭한다. 그리고 등소평이 휴식한 곳으로 직접 개발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원가계와 양가계도 있는데 성씨들이 많은 곳을 칭한다. 산들이 상당히 높고 아름답다. 이곳엔 한국사람들이 구경을 많이 오기 때문에 중국에서도 한국 관광객에게 잘해 준다고 한다. 장가계에는 크게 장가계 구가 산림 공원, 양가게 풍경구, 천자산 풍경구, 삭계욕 풍경구, 원가계까지 5 경구로 나뉜다. 그중에 천자산이 가장 크다. 장가계를 구경 오는 사람들은 모두들 "와와~~" 감탄하며 보는 절경이라서 '와와관광'이라 하며 중국정부에서 장가계를 무엇이든 최고로 만들라는 얘기가 있다고 가이드는 너스레를 떨었다. 장가계는 비염이 나을 정도로 공기가 좋고 코스도 쉽다고 한다. 여름에 여행하기 좋은 곳은 황산이나 백두산은 특히 6월 15일에서 8월 15일 사이에 가면 좋다. 장가계는 중국의 그랜드 캐년이라고 부른다. 장가게 사이에 흐르는 강은 양자강(장강)이 있는 데 중국에서는 큰 강은 아니다. 모래가 많아 모래만 팔아도 돈이 된다고 한다. 우리는 호남선 휴게소에서 잠깐 쉬었다. 이번 여행에서 칠성산은 빼고 천문산, 천자산, 장가계, 보봉호수, 유리다리, 대협곡등을 여유롭게 관람하기로 했다.


경비가 예상보다 초과된 금액이지만 가이드를 믿고 맡기면서 장가게 여행은 시작되었다. 가이드가 준 사탕 두리안은 향이 진하다. 그래서 먹진 않았는데 남편은 괜찮다고 내 것까지 먹는다. 중국에서 '하루 가는 거리는 이웃'이라고 말한다. 땅이 넓으니 하루 정도 가는 건 별거 아니라는 뜻일 게다.  중국 집들은 습도가 높아서 2층으로 짓는다고 한다. 차로 이동하면서 보는 중국 집들이 거의 2층으로 되어 있다. 생각보다 고층 아파트가 많다. 앞으로 하루에 한두 가지 구경을 하고 쇼핑센터를 한 곳 정도 들르게 된다고 가이드가 설명했다. 그리고 첫날 저녁에 여행의 피로를 씻어줄 발 마사지와 장가계 마지막 날에는 전신 마시지를 받게 될 것이다. 세 번째 날에는 천고정 공연을 볼 예정인데 4600석 규모의 대형 극장에서 보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좌석을 아주 좋은 곳으로 배정해 주겠다고 가이드는 약속했다. 중국은 56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의 원주민은 토가족, 묘족, 바이(백)족 등 소수 민족이라고 한다. 주로 산적들로 물건을 빼앗거나 산속에서 숨어 지냈기 때문에 글을 읽고 쓸 줄 모른다. 후난 성의 사람들은 여성들이 부지런하고 생활력이 강하다고 한다. 글이 없어 서로에게 노래를 불러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도 장가계 여자들은 남자가 하루빨리 성공해서 가정을 책임져 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자들은 시간이 많아 도박이나 마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면에 스찬성 여성들은 야무지고 예쁘다고 한다. 그리고 남자는 상해 남자가 성실하고 여자들에게 잘한다고 했다. 상해 남자들은 여자와 자식에게는 명품을 입히고 자신은 러닝과 슬리퍼를 신는 사람이 많은데 알고 보면 그들은 상당히 부자가 많다고 한다.


아기 울음소리 물고기와 보봉 호수


장가계에서 만난 누룽지 닭백숙과 삼겹살


보봉호수 관광을 마치고 점심 식사 전에 게르마늄 쇼핑매장에 갔다. 패키지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정으로 가이드와의 신경전이 불편하다. 장가계 여행에서는 5번 잡혀 있다. 건강에 좋다는 팔찌와 목걸이 등 상품 설명이 관광객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쇼핑을 마치고 식당으로 향했다. 오늘의 점심메뉴는 누룽지 닭백숙이다. 식당으로 올라가니 단체 손님들의 테이블이 여러 곳에 세팅되어 있었다. 이번 여행은 서울에서 온팀 6명 (두부부와 두 자매), 각 지역에서 온 3 부부, 솔로 3 남자분, 어머니를 모시고 온 모녀로 모두 17명이다. 우리는 8명과 9명의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점심 메뉴로 탁월한 선택을 한 것 같다. 말복이 8월 14일이긴 했지만 누룽지 닭백숙은 어느 곳에서 먹어도 맛 좋고 무난한 메뉴이다. 게다가 중국에 와서 먹을 줄은 몰랐다. 한국 관광객들에게 맞는 최고의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들 닭고기를 가져다가 맛있게 먹었다. 게다가 죽도 있어서 같이 먹으니 한국에서 먹는 것과 다르지 않았고 닭고기도 맛이 좋았다. 식사 후  천문산 관광을 위해 버스를 타고 장가계 시내에 있는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이동해서 줄을 섰다.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많다. 줄을 서는 건 기본이라더니 한 시간 줄은 기본인 듯하다.

점심메뉴 누룽지 닭백숙

다시 줄을 서서 기다릴 때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상당히 세차게 내려 어느 정도 지나가길 바랐다. 어느 정도 잦아들 때 출발을 했는데 길을 둘러 갈 때 보조 가이드가 우산을 빌려 주었다. 자신은 비를 맞고 가도 된다면서 빌려 주어 잘 쓰고 걸었다. 좀 미안한 마음은 들었지만 우산을 빌려 쓰기로 했다. 산 중턱의 높은 바위 옆에 좁은 길을 걸으며 멀리 바라다 보이는 절경을 즐겼다. 바위 옆으로 길을 만들어 사람들이 지나다니게 했다. 워낙에 높고 험한 곳이라서 이 길을 놓을 때 많은 분들이 희생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비는 오다 말다를 반복해서 간간히 경치 좋은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알고 보니 천문 구멍 난 곳 위로 지나는 길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지그재그로 길들이 펼쳐져 높은 이곳을 더욱더 실감했다. 7개의 에스카레이터와 걸어서 다시 5개의 에스카레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999 계단으로 걷는 것과 엘리베이터로 내려오는 것 두 가지가 있었는데 우리 부부는 엘리베이터를 선택했다. 밑으로 내려와 피슈의 눈과 입을 뺀 나머지를 쓰다듬어 주머니에 넣어 가면 좋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 중간쯤에 내려와 천문산 바위 사이에 구멍이 선명하게 드러나 거대한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천문동은 천문산의 중상부에 위치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천연 종유굴로 해발 1300m, 높이 131m, 너비 57m, 깊이 60m에 이른다. 263년경 산의 절벽 가운데가 자연적으로 무너져 구멍이 생겨 났는데 이 구멍을 멀리서 보면 하늘로 가는 문이 활짝 열린 것 같다고 하여 천문동이라 부른다. 1999년 외국 곡예비행팀이 이 동굴을 통과하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천자산 천문동
저녁 메뉴 삼겹살

차를 타고 이동하여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오늘 저녁 메뉴는 삼겹살이다. 파채와 콩나물, 쌈장과 김치까지 한국에서 먹는 삼겹살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아니 고기도 더 맛있고 된장찌개까지 먹을 수 있어 최고였다. 게다가 장가게 로메인 상추는 아삭하니 식감이 좋았다. 삼겹살을 상추에 놓고 쌈장과 먹는 맛은 정말 최고였다. 로메인 상추로 인해 삼겹살을 더 먹었다. 가이드는 맥주는 기본이고 형제님들이 먹을 수 있게 테이블에 중국술 한 병씩을 서비스로 주었다. 어제 저녁에 같이 술을 마셨던 세 형제님은 다시 한자리에 앉았다. 주당은 주당을 알아본다고 했던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잘 뭉친다. 서로 건배를 하며 마시는 술잔에 힘과 리듬이 실린다. 확실히 술을 마시면 목소리 톤이 올라가고 기분이 고조되는 듯하다. 이야기들이 아주 유쾌하다. 한 테이블은 술은 안 먹어서 우리 테이블로 술이 돌아왔지만 조금 먹다가 다음에 먹기로 했다. 오늘은 호텔로 돌아가 발마사지를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적당한 때에 발마사지는 전신의 피로를 풀어 주는 데 한몫을 했다. 장가게 라마다 호텔 맛자시는 6층에서 이루어졌고 50여 명의 맛사지사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한다. 하루 2만 보 가까이 걷느라 종일 힘들었는데 이런 마사지를 받으니 다리의 피로가 쫘~악 풀리는 듯하다. 그리고 힘들었을 발을 맛사지사들이 만져 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우리는 팁으로 2불씩을 준비해 주었다.



유리 대협곡과 집라인 그리고 천고정 공연


9월 18일에 군성사석화 박물관에 들렸다. 토가족 화가인 이군성 작품을 전시해 두었는데,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가루와 모래 그리고 나무껍질로 작품을 만들었다. 장가게의 이색적인 아름다움을 풍경을 담아 생동감 있는 작품에 깊이 빠지게 한다. 작품을 설명해 주시는 분 발음을 다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특이하게 대문을 열면 작품이 나타났고 대문까지 작품이라고 했다. 세계적으로 단 하나의 작품만을 간직할 수 있다니 가치로써도 대단하다. 작품을 거의 둘러보고 우리는 10만 원이 좀 넘는 장가계 경치 작품을 하나 구입했다. 평소에 동양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장가게에서 기념이 될만할 것 같아서다.

이군성 화가 작품                                                                                           

소불고기와 여러 반찬으로 점심을 먹었다. 우리는 차를 타고 유리다리 대협곡으로 향했다. 동양의 그랜드 캐년이라 불리며 힐링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안전성의 위협 때문에 천으로 준비된 안전신으로 갈아 신었다. 대협곡 하이라이트 높이 300m  절벽과 절벽 사이를 연결하는 길이 430m인 투명 유리 다리이다. 난간을 짚으며 가는 길은 아래가 안 보이지만 안쪽은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다. 다리 아래쪽에는 번지 점프하는 장소도 있었다. 보조 가이드는 사진이 잘 나온다는 자리에 우리를 서라며 사진을 찍어 주었다. 여러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긴 다리와 협곡에 놀라 우리는 감탄을 연발했다. 다리를 건너 우리는 덧신을 벗어 놓고 걸어서 VR 열기구 체험을 하러 이동을 했다. 네 사람씩 탔으나 안경을 쓰니 옆사람은 보이지 않고 허공에 뜬것 같았고 마치 열기구를 직접 타고 있는 듯했다. 괜스레 손으로 앉아 있는 비둘기를 잡아 보기도 했다. 안경만으로 열기구를 탄 느낌이 들어 신기했다.


이번에는 집라인을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줄은 지그제그로 서서 누구도 자리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해 놓았다. 간간히 선풍기가 있긴 하지만 긴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 중국사람들이나 우리는 줄 서는 것을 이제 당연하게 생각했다. 집라인(Zip line)은 10  정도 되는 듯했고 한 사람씩 타기 때문에 긴 시간이 필요했다.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집라인은 시속 120km로 빠르게 진행하는 일종의 스포츠이자 짜릿한 산악경기이다. 더운 날씨와 사람들에서 뿜어 나오는 열기는 정말 대단했다. 선풍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정말 미약했고 그래도 꾸역꾸역 한 시간 정도를 기다려 드디어 산과 산을 이어주는 집라인에 도전했다. 고소 공포증으로 인해 조금 겁은 났지만 이런 곳에 와서 체험은 당연한 거라 여겼다. 위에서 시진을 찍으니 마을 위로 줄이 지난다. 마을 사람들은 집라인이 지나는 것만으로도 돈을 받는다고 한다. 만에 하나 사고에 대한 보험 같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 꼭 잡고 집라인에 오르니 바람이 시원하다. 반대쪽까지 빠르게 타고 이동했다.

집 라인 타기 도전

양편에 튼튼한 와이어를 설치하고 탑승자와 연결된 트롤리를 와이어에 걸어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스릴과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야외 스포츠이다. 긴 지루함을 이겨내고 우리 차례가 되었다. 먼저 남편이 집라인에 올라타서 기념사진을 찍어 주었다. 출발을 하자 남편은 양손을 들어 보였다. 나도 겁은 났지만 처음엔 눈을 질끈 감고 앞으로 내달렸다. 바람이 시원했다. 기다람은 상당히 길었으나 타는 속도감으로 인해 매우 짧게 느껴질 정도로 아쉬웠다. 우리 팀이 어느 정도 다 탔을 때 장갑과 뒷치마를 나눠 주었다. 고지에 있던 우리가 유리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간다는 것이다. 높아서 어떻게 내려가나 궁금했는데 가파른 미끄럼을 타고 내려간다니 좀 무섭기도 했다. 처음엔 겁이 나서 손에 힘을 잔뜩 주었다. 그랬더니 어깨가 아프고 뒤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제대로 내려오지 못해서 좀 더 편안한 자세로 고쳤다. 상당히 빠른 속도감으로 내려오자 무서움은 사라지고 속도감에 기분이 좋아졌다. 빠르게 내려오면서 소리도 질렀더니 스트레스가 해소되었다. 가까스로 도착지점에서 일어섰다.

유리 대협곡
금편 계곡

우리는 호수를 끼고 걷기 시작했고 계곡 따라 병풍처럼 드리워진 길을 걸었다. 그늘을 한참 걸어가면서 물속의 피라미 물고기들을 감상했다. 잡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천연의 물고기들은 그곳을 즐기며 잘 자라고 있었다. 벽 쪽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여유롭다. 벽 사이에 낀 이끼와 이슬방울들이 사랑스럽다. 어느 정도 걸어가자 사슴벌레가 눈에 띄어 사진을 찍었다. 아래쪽으로 내려와 음료수를 시켜서 먹고 기다렸다가 배를 타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선착장에 내리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산을 쓰지 않아서 머리에 두건을 썼다. 다시 차로 이동하여 보쌈 정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시간에 쫓겨 저녁을 먹고 공연을 보러 장가게 천고정을 보러 갔다. 시간이 늦었지만 자리는 미리 예약을 했다. 김* 가이드가 제일 좋은 자리를 예약했다고 약속을 했지만 '설마 그럴까?' 했다. 그런데 이미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찾아가 보니 제일 잘 보이는 자리였다. 제법 큰 공연장으로 4600석이라고 한다. 공산당 간부들이 앉는 자리 바로 뒷자리 21번 22번이었다. 한국 관광객들에게 이런 자리를 배정받을 수 있은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시작 인사와 초반은 못 봤지만 이어지는 공연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큰 무대가 마치 미끄러지듯이 바뀌며 예쁜 의상들과 우산들의 향연은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연극 천고정의 내용은 가이드가 이야기하는 걸 받아 적었다. 1장은 우리나라 아리랑이 나와 깜짝 놀랐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많이 찾아오는 한국 사람들을 위한 배려하고 한다. 2장 천자산 전설은 토가족을 침략한 사람들에게 황대권이라는 사람이 맞서 싸우다 목숨을 잃은 상황이다. 이때 사랑하는 여자가 남자를 데려다가 업고 뛰어내려 둘 다 죽게 되고 나비로 환생이 됐다는 전설이 있다. 3장은 토가족 깡패두목 2만 명이 전쟁에 나갔다가 50명도 살아 못 돌아온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4장은 마상수 전쟁에서 살아 못 돌아온 사람들을 위해 부른 노래로 기다리며 부르는 여자들의 노래가 우산을 쓰고 물에 비치는 모습이 환상적으로 다가왔다. 산적에게 물건을 빼앗기고 목숨을 바쳐 살아온 토가족의 아픔을 담고 있다. 그래서 여자들이 가정을 지켜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1945년까지 벌어졌던 전쟁을 통해 내용을 담았다.

천고정 공연

장가게 2부는 다음 주에 발행합니다. 내용이 장대하다 보니 쓰면서도 약간은 내용이 헷갈리기도 하네요.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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