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미영 sopia Sep 03. 2024

중국 여행 2- 장가계(원가계, 양가계)

원가계 하늘전원, 우관중 화가, 황룡 동굴

한의원 쇼핑과 비빔밥 그리고 원가계 하늘전원


8월 19일 호텔 조식을 먹고 한의원 쇼핑을 했다. 설명을 듣고 4명의 중국 한의사에게 각 한 사람씩 진맥을 짚었다. 남편과 맨 끝에 있는 분께 진맥을 짚었는데 설명은 옆에서 여성 통역이 했다. 내 몸 상태를 바로바로 설명해 주니 신기했다. 내가 평소 알고 있는 것들을 바라보듯이 설명하는 한의사들을 보니 신뢰가 가긴 했다. 그러나 사향이 3개월에 320만 원 정도 되고 우황은 그보다는 좀 저렴했다. 아무리 그래도 선뜻 그것을 사 먹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사향은 포기하고 지압을 4,000원씩 내고 받았다. 물론 함께 하신 분 중에는 우황을 사서 가져온 분도 계시다. 신기하게 자신이 갖고 있는 질병을 꼭 집어 이야기를 하니 비싸긴 했지만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황을 샀을 것이다. 밖에는 청심환과 파스를 팔았다. 필요한 분들은 그곳에서 몇 가지를 샀다. 한의원을 쇼핑하고 천자으로 향했다. 다시 줄을 서고 표를 끊어서 십리화랑 모노레일을 타면서 주변 산봉우리들을 감상했다. 봉긋하게 솟아있는 봉우리들이 마치 그림 같았다. 전에 TV에서 보긴 했으나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바라보니 신기하고 멋졌다. 우리는 연신 탄성을 지르며 사진을 찍었다. 토가족 전통의상을 입은 가족이 사진을 함께 찍어 주었다. 모든 시름과 걱정은 이 산속 깊은 골짜기에 묻고 오늘은 무작정 즐기고 싶었다. 구름 사이로 솟은 봉우리들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장가계 백룡 엘리베이터 350m를 타고 원가계 올라갔다. 버스를 타고 천하제일교와 미혼대를 보기 위해 이동하였다. 도착해서 구경하는데 25분쯤 걸린다고 해서 안쪽으로 걸어갔다. 사진을 찍고 둘러보니 일행이 보이지 않았다. 갈래 길이 있어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해서 입구 쪽으로 다시 나왔다. 아는 사람이 없어 처음 모였던 곳으로 가 보았으나 지인들은 보이지 않았다. 순간 아찔했다. 이곳에 와서 길을 잃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우리는 올라가 입구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가이드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가 되지 않는다. 중국 여행사 가이드처럼 보이는 남자분에게 전화를 부탁했다. 그랬더니 통화가 됐고 위쪽으로 올라오라고 해서 가게 되었다. 그랬더니 걷기가 불편한 두 분을 모시고 짧은 길로 도착한 가이드가 손을 흔들어 주었다. 우리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아직 다른 사람들은 오지 않았다. 더 둘러서 걸어와야 하는 걸 직접 오게 된 것이다. 그래도 지인들을 만났으니 다행이다. 5분쯤 지나자 일행이 들어왔고 우리는 비빔밥을 점심으로 맛있게 먹었다. 중국 장가계에 와서 한식으로 식사를 하니 '이곳이 작은 한국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한글 표지판이 여러 번 눈에 띄었다. 얼마나 많은 한국 사람들이 다녀 가는지 놀랄 일이다. 점심을 먹고 버스를 타고 카트로 바꿔 타고 하늘 전원으로 올라갔다. 가이드는 운전기사가 한국 노래를 틀어 주거든 팁 좀 주라고 조언을 했다. 차에 오르자 한국 가요가 나오고 우리는 따라 부르기 불렀다.

비빔밥과 만찬

하늘 전원은 영화 <아바타>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우리는 내려서 멀리 바라다 보이는 쪽을 향해 사진을 찍었다. 하늘아래 첫 동네 같은 데서 농사를 짓고 살아간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5년에 걸쳐 하늘전원을 개발했다는 원주인이 사진을 찍어 걸어 놓았다. 그분이 실제로 그곳에 있어 얘기를 했더니 사진을 찍어 주셨다. 각자 사진을 찍고 준비된 수박을 먹었다. 하늘 전원을 보고 다시 차를 타고 내려와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이동을 했다. 그런데 이동하는 곳이 오르막이라 좀 힘들다면서 이곳엔 가마를 타고 가도 된다고 해서 꽤 많은 분들이 가마를 타고 갔다. 가마는 둘이 메고 가는 것인데 어깨와 등에 짊어지고 간다. 내가 편하자고 힘든 고통을 주는 것 같아 타기는 싫었으나 남편이 자꾸 타고 가라고 해서 눈을 질끈 감고 타게 되었다. 앞에서 어깨를 바꿔가며 연신 땀을 닦는 어깨를 보며  괜히 가슴이 먹먹했다. 더운 여름에 혼자도 아닌 가마를 메고 가야 하는 가장의 무게가 느껴졌다. 매미는 연신 윙윙 울어댔다.

원가계 하늘 전원


장가계를 세상에 알린 우관중 화가


우리는 양가계 쪽으로 이동했다. 걸어 내려가면 2시간 걸리는 거리를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천자산 국립공원 장가계 후문으로 들어가서 금편계곡을 구경을 하며 황석재를 가기 위해 한참을 걸어갔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잘 정리되어 있는 공원 같았다. 가다가 청청지역에 산다는 다람쥐를 발견하기도 했다. 등산로에 원숭이도 보인다. 가이드가 원숭이가 핸드폰을 낚아채 간다고 조심하라고 한다. 그만큼 이곳은 오염되지 않고 숲 속에 고요히 있는 듯했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황석재로 올라갔다.  '황석재에 오르지 않으면 장가계 다녀갔단 말을 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멋진 곳이다. 그 말대로 거대한 기암절벽에 경치가 놀라웠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거의 정문 쪽으로 가까이 오게 됐을 때 장가계 표지석에서 멀리 보이는 봉우리 산들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었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 큰 봉우리들이 가장 멋진 모습으로 나와서 그렇게 정한 것 같다. 나오다가 장가계를 세상에 알린 화가의 동상을 보게 되었다. 깡마른 모습의 우관중 화가의 동상이 장가게 산봉우리 앞에 우뚝 서있는 걸 보니 아주 근사하니 보기 좋았다. 한 사람의 우람한 힘이 느껴지는 동상이었다. 우관중 화가는 1919년 중국 장수성에서 태어났는데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나 보다. 우관중은 장가계 풍경을 그려 출품해 많은 사람들에게 장가게를 알렸다. 유화와 중국화 모두 일가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2010년 6월 25일 91세로 타계했다.

장가게 공원, 우관중화가 동상
소고기 샤브샤브


우리는 예약해 둔 소고기 샤브 음식점으로 이동했다. 식당 안쪽으로 들어가니 버섯과 배추, 정경체, 두부 등이 세팅이 되었고 두 가지의 맛이 갈라져 있어 불을 댕겼다. 사실 한국에서도 소고기 샤브 요리는 가기가 어렵다. 그런데 여행을 와서 중국에서 소고기 샤브 집에 올 줄은 몰랐다. 이번 여행에서 먹는 것과 잠을 자는 건 정말 마음에 든다. 어쩌면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불이 어느 정도 달궈지면 육수에 고기를 넣어서 먹으면 된다. 한 곳은 좀 매콤한 것과 다른 쪽은 담백한 것으로 분류시켜 놓아 입맛에 맞는 것으로 먹으면 된다. 오늘 많이 걸었기 때문에 가이드는 끝나고 전신마사지가 예약되어 있다고 해서 우리는 서둘러 호텔로 향했다. 다행히 시간이 남아 샤워하고 마사지실로 향했다. 가이드는 혹시 마음에 안 들면 얘기를 하라고 당부하면서 바꿔 주겠다고 했다. 룸에 네 명씩 옷을 갈아입고 자리에 눕자 맛사지사들이 들어왔다. 우선 발부터 시작했다. 나를 맡은 사람은 한국말을 조금 해서 물어보니 농사를 짓고 저녁에 나와서 마사지를 한다고 했다. 장가게 여성들이 생활력이 강하다고 하더니 젊은 여성들도 그런가 보다 하며 몸을 맡겼다.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꾹꾹 주물러 주려고 노력하니 그것으로 충분했다. 마사지 팀으로 3불을 주고 방으로 돌아와 푹 쉬었다.   



재물신 피슈와 진주 화장품 그리고 황룡동굴


그런데 이튿날 일어나 보니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다. 마사지를 했으면 오히려 좋아져야 하는 데 온몸이 얻어맞은 듯 힘들고 불편했다. 아마 잠자는 세포를 흔들어 깨워 이런가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오늘 관광할 일이 살짝 걱정되었다. 호텔 조식으로 요기하고 150년 전 청나라 때에 지어졌다는 토가족 풍정원으로 들어섰다. 토가족과 묘족은 비슷하다고 한다. 그들은 사용하는 글이 없이 살아서 없신 여김을 받고 살았다. 반면 바이족(백족)은 삼 형제를 남편으로 다 거느릴 수 있었다. 그만큼 여자가 귀했다고 한다. 가이드는  차로 이동하는 중에 본인이 알고 있는 여러 가지 중국의 여행 상식들을 우리들에게 잘 알려 주었다. 토가족 풍정원은 중국의 56개의 소수 민족 중 8번째로 인구가 많으며 장가계는 토가족의 고장이다. 토가족 아내는 남편이 바람을 피우면 독주를 먹여 한 달 뒤에 죽게 만들고 반성하면 해독제를 줘 용서를 해 주었다고 한다. 토가족 본가를 둘러보다가 힘들어서 아래쪽으로 내려와 쉬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다른 분들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이후 점심으로 동태탕을 먹었다. 장가계는 내륙지방이라서 생선이 좀 귀한 것 같다. 쉬고 나서 피슈와 진주 목걸이, 화장품 파는 곳으로 쇼핑센터를 갔다. 사장은 국가 지원으로 4년 전에 가게를 오픈했다고 한다. 지병으로 인해 목도 안 돌아가고 몸도 삐쩍 말랐는데 통은 컸다. 빨간 복주머니에 옥을 하나씩 넣어 선물했다.


한쪽에서는 비취로 만든 대형 '피슈'를 사고 작은 세트는 선물로 받았다. 대만 곳곳에서도 볼 수 있는 피슈는 중국의 재물신으로 고대 전설 속에 나오는 상서로운 동물이다. 사악한 기운을 내쫓고 좋은 기운을 불러들여 희망의 상징이 된다. 피슈는 용의 아홉 번째 아들로 먹기만 하고 싸지는 못해 집안에 모셔 두면 재물을 모아 준다는 상상의 재물신이다. 용의 머리, 사자의 몸, 호랑이 발, 봉황의 날개, 독수리 발톱, 기린의 꼬리 등 11종류의 동물을 가진 형상으로 입은 있고 항문이 없어 만물을 삼키고 절대 뱉지 않는다. 상상의 동물인 피슈는 사방에서 재물을 끌어들이고 사악한 기운을 쫓아내는 수호신이라 사업가들은 옥으로 만든 피슈를 소장하고 싶어 한다. 이날 아들의 사업을 위해 대전의 계룡 부부부와 수원에 산다는 노총각도 피슈를 샀다. 가격이 상당히 비쌌으나 기꺼이 샀고 작은 피슈 세트를 덤으로 받았다. 다른 분들을 보니 정말 지갑을 열어 놓은 듯했다. 옥의 빛깔과 만든 것이 아주 섬세해서 탐이 나긴 했다. 이곳에 와서 마음에 쏙 드는 피슈를 보니 봤을 때 사는 것도 큰 행운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같은 집에서 진주 크림도 팔았는데 선물로 주려고 많은 분들이 세트로 샀다. 가이드는 사지 말라고 해도 사는 게 진주 크림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우리는 흡족해서 밖으로 나왔다.

고가의 재물신 피슈
아시아 최대의 황룡 동굴

황룡동굴을 가기 위해 차를 탔다.  뜨거운 길을 걸어 우리는 황룡동굴을 가기 위해 다시 줄을 섰다. 1983년 지역 농부들이 뱀을 잡으로 갔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입구는 상당히 비좁았으나 안으로 들어갈수록 넓었다. 그리고 밖은 더웠지만 안은 에어컨을 틀어 놓은 것처럼 시원했다. 전기의 힘이 아니어도 이렇게 시원한 곳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황룡동굴은 석회암으로 구성된 카르스트 지형에 속하는 용암동굴이다. 우리는 한국말을 잘하는 가이드를 따라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돈을 받고 술통을 보관해 주는 곳도 있었다. 연중 16도 온도로 시원하게 유지되다 보니 최적의 온도로 명주가 익어간다. 석순과 종유석, 석주들이 많았다. 황룡동굴은 무릉원 풍경구에 위치한 용암동굴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동굴이며 중국 10대 동굴 중 하나이다. 석순이 1,705개가 있는데 그중 1m 이상이 516개라고 한다. 황룡동굴은 손오공을 촬영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황룡 동굴 안에는 2개의 강과 3개의 폭포 4개의 연못이 동굴 안에 있는 아시아 최대의 종유석 동굴이다. 이 동굴은 길이가 10km, 면적이 20ha에 달하는 동굴 내부에는 13개의 궁전, 96개의 길, 4개의 연못, 3개의 폭포등이 있다고 한다. 전체 면적은 30만 평이고 높이는 140m로 4층 높이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중에 가장 오래된 정해신침 석순은 길이가 19,2미터에 달하고 200억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한다. 그것도 한국말로 쓰여 있어 더 감개무량했다. 종유석은 1센티가 자라는데 100년이 걸린다고 한다. 동굴 안에서 무엇을 봐도 다 신기하기만 하다. 조명시설이 잘 돼 있어서 걷는데 불편함은 없다. 그런데 길이 여러 갈래라서 자칫 한눈을 팔다가는 길을 잃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중국 우한에서 1박과 여행 마무리


우리는 황룡동굴 안에서 보트를 탔다. 평균 수심 6m인 강이라고 하는데 800m를 15분 정도 타고 가면서 관람했다. 이곳은 물속에 떨어 트린 핸드폰이 물고기보다 많다고 할 정도로 경치에 취해 휴대폰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보트에서 내려 다시 동굴 초입으로 나올 때는 장수의 문으로 나왔다. 들어갈 때는 행복의 문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행복과 장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이다. 정말 대단한 동굴을 봐서 흥분이 가시지 않는다. 오늘 저녁에 버스를 타고 7시간이 걸려 우한으로 왔다. 저녁식사는 좀 늦게 오다가 간단하게 먹었다. 숙소는 우한 라마다 호텔로 장가계 호텔처럼 좋지는 않았지만 나름 괜찮았다. 11시 넘어 도착해서 많이 피곤했다. 하지만 미리 술 한잔 하자고 합의한 5명은 주변 술집으로 향했다. 사실 피곤해서 눕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술집으로 갔다. 에어컨 있는 시원한 술집이 아니라 무더위에 땀을 흘리며 밖에서 먹어야 한다. 가져간  미니 소주에 맥주를 몇 병 시켰다. 몇 가지 안주를 시켜서 건배를 하고 술을 마셨다. 내 입맛에는 대체로 맵고 짰다. 그래도 술안주로는 최고라며 다들 잘도 먹는다. 약간의 일탈은 우리를 더욱 끈끈하게 이어주며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12시가 넘었는데도 초등생 아들 둘은 부모 가게 일을 돕는다. 아이들이 순수하고 착해 보였다. 술값을 조금씩 보태서 아이들에게 몇 푼 팁을 주었다. 음료를 5개 서비스로 주었는데 하나를 마시고 인사 나누고 나왔다. 시간을 보니 새벽 1시였다.

장가계 야외 술자리

오늘은 여행 마지막 날이다. 조금 느긋하게 씻고 호텔 뷔페로 조식을 먹으러 갔다. 이미 우리 팀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접시에 몇 가지를 담아 커피와 함께 먹었다. 그래도 가방은 어제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왔지만 미리 정리를 해 놓았다. 씻기 전에도 한번 더 정리를 했으니 식사 후 양치를 하고 마무리를 하면 된다. 다행히 캐리어에 어제 산 선물과 물건들을 다 집어넣었다. 그랬더니 깔끔하고 개운하다. 오늘 아침엔 식사 후 느긋하게 공항으로 가면 된다. 비행기가 12시 15분이니 짐 정리만 잘해서 가면 될 것이다. 우리는 혹시 빠진 건 없나 둘러보고 호텔을 나와 일층으로 왔다. 다른 분들도 거의 나와서 가이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캐리어를 아래 짐칸에 넣고 공항으로 갔다. 가이드는 여러 가지 주의 사항을 알려 준다. 보조 배터리, 과일칼, 라이터는 수화물로 안된다고 했다. 짐 부칠 때 이름, 전화번호를 쓰고 키를 찍고 올라가야 한다.  이번 여행에서 사진이며 동영상을 제일 열심히 찍은 계룡 부부 김영래 님은 연락처를 알려 달라고 한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이 연락처를 공유했고 형제님은 단톡방을 만들어 그동안 찍은 동영상과 사진들을 보내 주셨다. 힘들게 찍은 사진들을 공유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늘 기상상황 악화로 1시간 30분 정도 비행기가 연착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12시쯤 식사 제공을 한다는 안내문을 있었다. 가이드와 사진을 찍고 비행기표와 여권을 준비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얼굴을 인식할 때 중국에서는 홍채를 중심으로 찍는다고 한다. 출국심사가 끝나고 안으로 들어가 기다렸다. 입국이나 출국은 항상 기다림의 시간이다. 너무 더워서 왜 그런가 했더니 대형 선풍기가 꺼져 있어서 틀었다. 훨씬 시원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시간이 흘렀다. 도시락을 나눠 준다는 안내 방송이 있어서 줄을 서 받아왔다. 한쪽에 앉아 도시락을 먹었는데 양이 많아서 반정도 먹고 남겼다. 도시락을 정리하고 시간이 어느 정도 됐을 때 지금껏 단체사진을 찍지 못해 아쉽다는 의견이 있어 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시간이 돼서 비행기에 올랐다. 어제 비행기 좌석 예약을 해서 자리는 괜찮은 곳에 앉았다. 이륙을 하고 한참 후에 식사도 나왔다. 역시 대한항공이라 그런지 음식이 잘 맞는다. 맥주와 커피도 마시고 편안하게 가면 된다. 모니터가 안 돼서 자리를 옮겨서 훨씬 편했다. 우리는 비행 활주로를 모니터로 보며 느긋한 마음으로 한국에 도착했다. 착륙 후 연결 트랩이 일시적으로 부족하여 1시간을 기다리며,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겨우 밖으로 나오고 짐을 찾아 버스를 탔다. 청주 집으로 오니 10시 30분이 되었다. 5박 6일이 꼬박 걸린 장가계 여행이었다.

장가계 모습

이번 여행은 감기 증상으로 인해 많이 힘들었다. 꽤나 오랫동안 미열과 기침으로 약국에서 약을 사고 타이레놀도 챙겨가서 먹었다. 하지만 장가계 여행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기침과 코막힘, 미열이 지속되었다. 요즘 코로나가 다시 번지고 있다고 하는 데 '혹시 입출국 때 제외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래서 집에 와서 약국에서 진단키트를 사다가 검사를 해봤는데 코로나가 아니라 다행이다. 이번 여행은 모처럼 남편과 함께 가서 좋았다. 어딜 가던지 식사도 잘하고 잘 어울리는 남편 때문에 항상 든든하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자연의 힘을 느꼈던 것이다. 특히 천문동의 산 중간에 펑 뚫린 기이한 모습, 천문산의 어깨쯤 잔도를 둘러 걸어갔던 것, 황룡동굴의 장대함과 동굴 속에 또 다른 동굴이 있고 강이 흐르는 모습을 보며 대자연의 위대함을 충분히 느낀 시간이었다. 그리고 자연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현지인들이 높은 산을 개간하여 거기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하늘 전원의 모습은 감동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상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의 능력이 한계가 없음을 알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여행할 때 특히 기억에 남는 사건은 하마 터라면 다른 일행과 떨어져 가이드와 연락이 안 됐을 때 불안했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 장가게 와서 길을 잃고 한국도 못 돌아가면 어쩌나 하는 공포감을 맛보았다. 그래도 좀 기다려 현지인에게 전화를 부탁해 만날 수 있어 다행이다. 그리고 남편이 썼던 모자를 전차에 두고 내려서 가이드가 쫓아가 찾아오기도 했다. 모자를 잃어버렸다면 이후 불편했을 것이다. 가이드의 기지가 발휘되었던 시간이었다. 또 78세의 어르신과 허리수술로 인해 걷기가 힘든 두 분을 위해 가이드가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전체적으로 편안하게 여행을 했던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감기로 인해 많은 부분에서 구경을 제대로 못했던 것 같다. 웬 기침은 그렇게도 나는지 밤에 잘 때는 물론이고 차를 타서도 기침을 해서 다른 분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았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 무탈해도 외지에 가면 몸이 탈이 나기 쉬운데 안 좋은 상태여서 더 많은 제약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잘 다녀왔으니 다행이다. 역시 중국은 땅도 넓고 산도 높아 자연의 스케일도 광활하다. 장대한 장가계를 다녀왔으니 견문도 마음도 넓어지길 바라면서 남편과 다음 여행을 계획해 봐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