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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Sep 10. 2024

시낭송 - 초가을 분꽃을 보며

김상희 시

이번주에는

글을 쓰지 못해 전에

발행했던 시로 대신해 봅니다.

초가을 피는 분꽃을 바라보며

쓴 남편의 시입니다.


전에 청주 시립 정보 도서관

시 창작 교실을 몇 년 다닌 적이 있습니다.

인원수는 대략 20~30명 정도 되었고

해마다 시집을 발간했지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야외수업을 다녔고

가끔은 문학기행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당시 학생 논술 수업을 하고 있었지만 시간적인 여유와 

모든 게 편안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마다 9월 이맘때가 되면 시낭송회를 개최했답니다.

낭송회는 도서관 강당에서 하고 시낭송과 더불어 악기 연주

그리고 창작 연극을 함께 했습니다. 그때 지인들을 초대하여 나름대로

풍성한 낭송회가 되었습니다. 당시 남편도 몇 번 자리를

함께 해서 회원들과 알게 되었고 초대를 받게 되었답니다.

정말 며칠 머리 쥐 나게 써서 낭송했던  

남편의 첫 창작시입니다.





초가을  분꽃을 보며

                       김상희


새벽 미사를 다녀오는 길

아파트 화단의 분꽃이

가냘픈 목 살며시 내밀며

새색시처럼 미소 짓는다

수줍어 붉어진 얼굴

아침햇살에 능청스레 기지개를 켠다.


하얀 속살 보일까

작은 손 모아 얼굴 숨기고

토끼 똥 같은 아쉬움 툭툭 떨구며

님 오기만 간절히 기도하는 너는

속 깊은 우물


어둑어둑해지면

토닥토닥 분칠하고 님 맞을 준비 분주하다

귀뚜라미 덩달아 콧노래 부르고

초승달 너머 별빛 내려앉으니

움츠러든 목 줄기 꼿꼿이 세우고

화려한 불꽃놀이 펼친다


살랑이는 실바람에

콧속을 파고드는 분 냄새

온몸이 파르르 물결치면

어느새 다가와 포근히 감싸 안는

그대가 있어 행복하다


https://youtu.be/OHf33d1li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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