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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락 Aug 27. 2023

보호자이지만 환자입니다

환자 옆에 더 환자

지난 일주일은 가족을 간병한 시간 중 보호자로서 가장 아팠던 날들이었다.

두 번째 코로나 확진.

결과를 듣고 작년과 같이 잘 이겨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 결심이 무색하게 코로나는 나를 무너뜨리려 작정하고 덤벼들었다.


확진 첫날부터 열이 39도까지 올랐고 해열제를 먹어도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오한과 몸살로 바들바들 떨다가 밤에는 기침과 가래로 인한 헛구역질을 했다.

침만 삼켜도 바로 구역질이 났다. 누워있으면 그 정도가 더 심해서 앉아서 자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3일간 앉아서 잤는데 제대로 잠을 못 자니 일상 생활이 힘들었다. 어지럽고 힘이 없었다.


4일째부터는 목통증이 심해 물도 삼키기 힘들었다. 밥도 약도 살기 위해 먹었다.

영양제나 수액을 맞을까 고민도 했지만 같이 확진된 가족을 케어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맞지 않았다.

(가족은 인지 저하와 마비로 인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다)


6일째인 오늘은 다행히 목통증도 덜하고 몸살기운도 거의 사라졌다.

앞으로 점점 더 나아질 것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맞서 싸워 이긴 나자신이 대견한 마음이 든다.


입안이 다 헐었을 만큼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그런데 몸이 좀 나으니 그 시간이 또 흐릿해진다.

그렇게 살아가는 게 인생인가 보다. 힘들고 어두운 기억만 계속 가지고 갈 수 없는 게 삶이란 것이니까.


아침에 거울을 보니 얼굴에 살이 좀 빠지고 눈밑에 다크서클이 생겼다. 이제 또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힘쓸 것이다. 평소 하던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고 독서와 글쓰기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병실에서 격리하는 동안 운동을 못하고 아프다는 핑계로 좋아하는 글쓰기도 못했으니.

조금 회복하자마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보니 웃음이 나면서도 '그래 너 좋아하는 것 실컷 해라~' 하는 생각이 든다. 몸이 가벼우니 손가락도 춤을 추는 것 같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휴식시간이었다. (그 시간이 많이 아프긴 했지만 말이다) 같은 병실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뒤이어 가족과 함께 확진이 되었지만 그분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물론 심하게 아플 때는 잠시 원망했다) 그분도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게 아니고 나도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게 아니기 때문이다. 병동에 유행이 돌고 있고 우리는 모두 그 기류에 편승되었을 뿐이다.

다행인 건 코로나 이렇게 한번 병동을 휩쓸고 지나가면 한동안은 안심해도 된다는 것이다.


격리기간 동안 누워서 많은 생각을 했다.

앞으로 꿈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결론은 독서와 글쓰기였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또 써야 한다.

그리고 항상 도전해야 한다. 어떤 공모전이든.

실패해도 괜찮다. 어차피 배우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고 실패하면서 배우는 것이니까.

내가 먼저 나를 믿어주기로 했다.

언제가 되었든 분명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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