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
방금 같은 병실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나와 가족도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음성 결과를 통보받았다.
병원의 가장 큰 단점은 감염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그분은 격리실로 가셨고 나는 병실 전체를 알코올 분무기로 소독했다. 창문을 열어 환기도 시켰다.
작년에 가족과 함께 코로나에 걸려 굉장히 고생을 했었는데 그때도 이런 상황이었다. 한 분이 확진되고 연이어 모든 병실 사람들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무섭다. 그때처럼 고생을 할까 봐. 가볍게 코로나를 앓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와 같이 지독하게 앓는 사람이 있다. 작년의 나는 코로나 이후 한 달간 병원을 다녔었다.
하나의 고비를 넘기고 나면 또 다른 고비가 찾아오는 게 인생인가 보다. 파도 앞에 조금은 유능한 서퍼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난 여전히 넘어지고 물을 먹는다. 지금은 물대신 수박주스를 마시고 있다. 인생의 쓴맛을 달달한 맛으로 조금 감추어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