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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동해피 Nov 16. 2022

성취감에 목마른 아이 엄마

내 글 조회수가 일만이 넘었다니...

날마다 새로운 소식이 없나...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부터 확인하지만 이렇다 할 연락은 없습니다.

 

요즘 제가 기다리고 있는 희소식이라면 세금 환급 완료, 실비 입금, 아이의 복지관 치료 대기가 풀렸다, 남편의 보너스 정도 되겠군요.(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고)


"불합격입니다" "아쉽게도 모시지 못하게..., "


이 문자 하나에 울고 웃던 지난날이 있었는데요. 당시에는 차갑고 어두운 곳에 홀로 버티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그 문자에  젊음을 떠올립니다.


운 좋게 수시 1차로 수능 없이 인 서울 했습니다.

이해찬 2세대로, 그때에는 수능 없는 수시 1차 선발 인원이 많은 편이었고요. 수능점수가 원하는 대로 안 나와 발 동동 구르던 제게는 크나큰 기회였습니다.


대학 입학하면 뭔가 크게 달라질 것 같았는데.. 입학 이후에도 변함없이  적적했고.. 외로웠어요. 학부였기에 나하나 빠진다고 티도 안나는 모임 (그만큼 비중 있는 사람은 아니었나 보오)... 그 적적함을 기반 삼아 대학생 마케터니 해외연수니 신청했고... 면접을 생각보다 잘 봐 연일 합격소식이 들려오곤 했습니다.


심지어 지금은 길이 막힌 금강산 육로 관광도 학부에서 뽑기로 당첨되어 다녀오고, 2006 독일월드컵 또한 모 포털사이트에서 지원받아 통신원으로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이때 제가 운을 다 썼나 보다고...ㅎ


연일 들어오는 합격, 당첨, 수상 소식에 하늘을 찌를 듯 자신감은 올라갔고... 취업 또한 내가 원하는 대로 되겠지 했지만 쉽지 않았어요. 부모님 눈만 높여놓고 반백수로 1년 반을 지냈습니다.


뭐 그사이에 프리랜서?(말이 좋아 프리랜 서지 지금 생각하면 노동력 착취) 진행자도 하고 지방까지 내려가 케이블 TV진행자로도 있었지만... 박봉에 낯선 타지 생활에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고... 아르바이트와 적성에 안 맞는 영상 기획자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대학 입학부터 결혼까지... 30대를 마감하며 스무 해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략 정리해 보니 이래요.

나의 터닝포인트다 싶은 건 거기까지...


요즘의 나는 자신감이 없어요.

육아에도, 살림에도.

내가 발붙이고 살아야 하는 터전인데도.


20대 때 힘들지만 벅차게 살았던 것을 회상하며 다시금 사회로 나갈까 도전해 보지만... 모든 상황이 애매~합니다.

아이 돌봄 걱정이 제일 크고, 지금 내가 나간다 한들 얼마나 벌까 , 그 기회비용 등등... 현실적인 문제가 머리를 맴돕니다.

 

무엇보다 나를 뽑아줄까?

젊은 인력이 넘쳐나는 판에... 나이도 애매한 나를?

나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경쟁력...

사무직 하려 해도 엑셀이 걸리고, 판매직을 하려 해도 낯을 가리고... 이래서 '사람은 기술을 배워야 한다'하나 봐요.


나름의 전문영역 속에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사람들...


그 사이 나는 그냥 아이 엄마입니다.

" 네 덕에 아이가 많이 올라온 거야. 지금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거야"인사치레일 수 있다 해도... 많이들 제게 말해주지만... 이 말이 마음 깊이 와닿지는 않아요.


뭔가 사회적으로 누리고픈 명예욕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시금 내가 이루는 성취감으로 살고 싶어요.


지난9월달에 받은 브런치작가 합격메일!오랜만에  '나'로써 느껴보는 성취감이었다

그래서 글을 씁니다.

아이를 기다리며, 짬나는 시간마다 글을 써봅니다.


이틀 전에는 김장에 관한 회고?를 올렸는데요... 근래 제가 올린 글 중에 가장 폭발적인 조회수를 보고는 깜짝 놀랐네요.


30대를 마감하기 전... 회고할만한 성취감 하나 남겨놓고 싶어 꾸준히 글을 써요.  휴대폰을 늘 잡고 있지만 오늘도 이렇다 할 희소식은 없습니다.


그냥... 어플킨 김에 오늘도 브런치에 마음을 남깁니다. 도전 없는 성취감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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