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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동해피 Jun 17. 2023

요리와 받아쓰기 공통점

할 수 있는데 까진 한다!

"오늘도 눈물이 나왔어?"

 아이는 학교서 자주 운다 했다.


올해 2학년. 만들기도, 쓰기도... 아이는 친구들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속상해했다.

 

어느날... 하이콜 (담임선생님과 소통할 수 있는 메신저) 톡으로  연락이 왔다.


 "친구들은 편지 쓰기를 완성했는데 본인만 못했다고... 눈물 한 방울 떨어지는 게... 가슴 아파서요 어머님"


담임 선생님은 아이를 감싸주신다. 아이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시는 담임선생님을 만난 건 정말이지 행운이다.


친구들도 귀여워라? 한다.  둘째라면 서러운 덩치지만 동생처럼 도와주고 있다 하니... 고마우면서도... 어쩐지 복잡한 심정이다.


'받아쓰기'가 '바다 쓰기'가 되면 어째!


초등입학 이후 시작된 받아쓰기 관문...

2학년에 올라온 이후  받침이 많아져, 안 그래도 음운변동이 힘든 아이에게 더 큰 난제...

 

현재 아이는 난독중재를 받고 있다. 발음체크를 위해 단어 읽기를 하며 정해진 분량의 녹음도 진행한다. 


매주 있는 받아쓰기를  위해  연습까지 할라치면 어김없이 실랑이가 벌어지곤 하는데... 오늘은 말 한마디에 가슴이 내려앉는다.

"내가 쓰면 항상 틀리기만 하잖아... 난 싫어!"


어차피 못할 거니까...

어차피 틀리니까...

마치  잘못이라도 되느냐, 아이는 매사 수정할 일이 있으면 크게 했다.


 "언제까지 친구들 도움으로 살래! 못한다고 울고만 있을 거야!"말 한마디가 훅 올라왔지만 간신히 참았다.


나도 안다. 화낸다고 될 일이 아니다.

'어차피 나는 안되니까 시작조차 안 하겠다는 생각'이... 아이의 성장을 흔들까 생각이 많아진다.


"'과정'이야. 잘못이 아니야. 틀리는 걸 거듭해야 알 수 있는 거야 "라고 말했지만. 이런 말은 위로도, 도움도 되지 않는 눈치였다.



폭망 하는 요리,

엄마도 하는데 까지 하고 있어


요리 병인 .

엄마가 되고서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었다. 레시피를 보고 정량에 맞춰 만드는데도 왜 그 맛이 안나는 것인가?


 또한 난제였고... 아이의 편식까지 더해지면서 요리에 대한 좌절감은 깊어졌다.


안 하고 싶다, 적성에 안 맞는다 하다가도 다시금 뭔가를 만들어 보는 이유는... 해보는 데까지는 해보자였다.


"엄마가 요리를 못하지만 그래도 뭔가를 만들고 챙겨주잖아. 어차피 못한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음... 어떻게 될 것 같아?"


"굶겠지... 나는"

(순간 폭소...)


"그래 똑같은 거야... 모든 일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거야.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는 거야!"


엄마는 엄마의 자리에서, 아빠는 아빠의 자리에서, 너는 너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데 까지는 해보는 거야. 틀려도 괜찮아, 못해도 괜찮아, 그냥 해보자.

 

그냥 해보자, 할 수 있는 데까지


아이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 했다.

사람의 능력은 다 다르다. 사람마다 발휘할 수 있는 능력치가 다르기에  이상적인 점수에 목맬필요 없다 생각된다.

다만 할 수 있는 데까지... 그냥 해보는 수밖에.


"엄마... 눈물이 좀 나오려 했지만 꾹 참았어.."


그래, 엄마도 귀찮음을 꾹 참았어.

오늘도 우린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본다.


   .

   .

   .

    .

 

계란찜, 김치찌개가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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